"루루언니님, 긴히 부탁드릴것이있사옵니다."
......어떡하죠, 평소보다 훨씬 아리사가 이상합니다.
"뭔가 먹고싶은 저녁밥이라도있니?"
"항바~구~?"
"고래 카라아게도 버릴수없는거에요."
제 질문에 대답한것은 아리사다음으로 거실로 온 포치쨩과 타마쨩의 두명이었습니다.
분명 리자씨라면 닭꼬치를 리퀘스트했을겁니다.
나나씨는 어린이런치를 좋아하죠.
미아쨩은 카레려나?
"루루~"
"아, 미안해, 아리사."
깜빡 아리사를 잊고 저녁밥에 의식을 쏟고있었습니다.
"그래서, 부탁이 뭐야? 너무 이상한거나 주인님이 싫어할만한 일은 안된다?"
"주인님이 싫어할만한 일같은거 안하거든."
아리사가 어린아이같이 뿌우 하고 토라졌습니다.
드물게도 삐진것같아.
"부탁해 아리사, 언니한테 말해보렴?"
"......응"
눈을 맞추고 부탁하자, 아리사가 끄덕하고 작게 끄덕여주었습니다.
......아아, 오랜만에 언니다운 일을 하고있는것 같은 기분이에요.
◇
"정월요리? 어떤 요리야?"
아리사의 부탁은 '정월요리' 라는 요리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월요리같은건 들어본적도 없어요.
"주인님의 고향요리야."
"그럼, 주인님한테 만드는 법을 알......"
"안돼!"
......알려 달라고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아리사가 팟 하고 양손을 벌려 그것을 막았습니다.
"왜 안돼는데?"
"언제나 주인님에겐 놀라고있으니까, 가끔은 이쪽에서 서프라이즈한 선물을 주고싶은거야."
"알았어. 언니한테 맡기렴."
"응, 루루 사랑해!"
어라라, 벌써 루루로 돌아와버렸다.
아쉽지만, 언니님이라고 불리는게 계속되면 진정되지않으니까, 가끔인게 좋을지도.
저는 팔을 걷어붙이고 조리실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여기서부터였습니다......
◇
"다시마말이, 생선계란말이, 붕장어말이......"
"말이 뿐인 요리야?"
제가 고개를 갸웃하자 아리사가 '아녀유' 라며 이상한 말로 부정했습니다.
어째, 요리이름이 생각나지않는것같습니다.
"으~응, 언제나 먹기만했으니까 생각이 안나네. 당근, 토란, 연근, 쇠귀나물 같은걸 조린 것, 어묵이나 햄을 자른것도 들어있었던가."
아리사의 말은 너무 단편적이라, 어떤 요리인지 상상도 못하겠습니다.
전골처럼 여러가지 건더기를 넣어 조리는 요리이려나요?
"아차 잊으면 안되지, 검은콩에 밤킨톤! 고구마 맛탕도 정석이지"
......정석이라고 말해도.
지금 건 식후의 디저트려나?
"맞아맞아 새우! 데친 새우에 대구포에 도미는 통째로! 그리고, 그리고, 말린청어알! 역시 청어알이 있어야지. 가다랑어포를 올리고 간장을 사알짝 뿌려서......으~응, 못참겠다~"
아리사가 주인님상대로 망상할 때처럼 얼굴이 풀어집니다.
"정말이지 못참겠는거에요."
"못차마차마~"
아리사의 말로 요리를 상상하던 포치쨩과 타마쨩이, 입을 헤 벌리고 지금이라도 침을 흘릴것같은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만드는 법은 알아?"
"전혀모르겠어"
"아리사?"
"......루루의 초절요리스킬로 어떻게 안되?"
정말이지, 아리사도 참.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합니다.
"주인님도 아니고 무리야. 햄은 시장에서 팔았고, 야채를 조리는건 어떤 맛으로 하면 되는지 알려주면 어떻게든 될 것 같지만."
"정말?! 역시 루루. 환상의 요리인의 애제자다워!"
"칭찬해도 안되. 새우는 민물새우나 가재로 대체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도미는 손에 넣을수 없을거라고 생각해. 가당랑어포나 간장은 가지고있지만, 말린청어알이라는건 뭐야?"
제 질문에 아리사가 팔짱을 끼고 눈살을 찌푸립니다.
"무언가의 알을 절인 거. 노랗고 알갱이가 맛있는 거!"
저는 아리사의 설명이 계속되기를 기다렸지만, 아리사는 팔짱을 끼고 콧김을 내뿜고있을뿐입니다.
"으~응, 공도나 무역도시의 시장에서도 본적 없을지도. 적어도 무슨 생선의 알인지 알면 시장사람에게 부탁하면 될텐데......"
"그러면말야, 시장에가서 생선가계 아저씨한테 물어보면 되지않을까?"
"그렇네. 그게 좋을지도."
저와 아리사는, 포치쨩과 타마쨩을 호위로 왕도의 시장으로 향한것입니다.
그러고보니, 다시마말이, 생선계란말이, 붕장어말이는 뭘로 뭐를 만걸까요.
◇
"민물생선이나 대구 말린거나 훈제, 그리고 문어랑 민물새우는 손에 넣을수있겠만, 바다생선은 무리네. 아이템박스를 가진 상인이 빠른 말로 달려도, 신선한 동안 운반하는건 아무리해도 무리다."
왕도 제일이라는 생선도매상 아저씨에게 찾아갔더니, 그런 대답을 들었습니다.
"저기~, 그걸 어떻게 안될까?"
"그러니까 무리야. 응인비행사라면 무역도시까지 하루면 왕복해주겠지만, 생선을 사는데 운반비로 금화 10장을 내긴 힘들겠지?"
미궁에서 돌아오는길에 주인님에게 받은 용돈으로 충분히 낼수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에 쓰는건, 좀 너무 낭비하는거죠.
"맞다, 벚꽃연어라면 좋은게 들어왔다고? 청어알이라는건 모르겠지만서도, 벚꽃연어의 알도 톡톡하는게 재미있는 식감을 즐길수있으니까, 꽤 추천한다고?"
생선도매상 아저씨가, 포치쨩의 키정도되는 커다란 벚꽃연어를 보여주어서 사왔습니다.
벚꽃연어의 알은 작은 주홍색 알갱이의 집합체 였습니다.
"연어알이잖아! 이걸 밥에 뿌려먹으면 맛있지~"
"오, 아가씨, 해변출신이야? 이 근방에선 먹는 사람이 적어서말이지. 공짜로 원하는만큼 줄테니까, 근처 사람들한테 좀 뿌려달라고."
"마~앝겨줘. 우리한테는 우수한 요리인이 2명이나 있으니까, 왕도안 사람들이 연어알에 빠지게 만들어 보이겠어!"
"믿음직스럽구먼~"
아리사가 아저씨와 의기투합해서 어깨를 맞대고 가하하 하고 웃습니다.
......아리사도 참. 돌아가면 여자아이다운 몸짓을 좀더 가르쳐주지않으면 안되겠네.
◇
"역시, 4명의 전이는 힘들어."
시장을 떠난지 몇분뒤 우리들은, 무역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 있습니다.
아리사가 마력회복약을 꿀꺽꿀꺽하고 맛있다는듯 마십니다.
달콤한 저 향기는 신작인 복숭아맛이네.
"자, 마지막 1번 갑니다"
"파이트~"
"인거에요!"
약간의 부유감뒤에 아리사의 전이마법으로 우리들은 무역도시의 외각에 있는 창고거리의 한편에 있었습니다.
여기는 주인님과 생선을 사러 올때에 들르는 에치고야상회의 창고입니다.
"자, 가자구 모두!"
"오~"
"인거에요!"
아리사의 구령에 타마쨩과 포치쨩이 슈핏포즈로 답하고, 제 손을 끌고 수산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이건 좋은 도미네요."
"크다."
"커어~?"
"포만감이 있을거같은거에요."
아리사가 엄청 놀라고있지만, 양손을 편정도의 크기로 바다생선이라면 보통사이즈일거에요.
"아가씨들, 눈이 높구먼. 이 도미는 1마리 금화 3장이다."
으~음, 조금 비싸네요.
가치는 은화 4장 정도려나?
"자, 금화 3장."
제가 가격교섭을 하기전에 아리사가 빠르게 지불해버렸습니다.
세상물정모르는 봉을 찾은것처럼 양륙장의 중개인씨가 히죽 웃었지만, 그것보다 나쁜 얼굴로 아리사가 미소지으며, 말을 계속했습니다.
"저기, 찾아 줬으면 하는 식재가 있는데 괜찮을까?"
아무래도, 조금 전의 금화는 정보료대신 이었던것같습니다.
아주 잠깐 사이에, 중개인씨가 아리사가 요구했던 물건들을 모아와 주었습니다.
"게 발견~?"
"접시에서 집게가 튀어나올것같은 랍스터도 있는거에요."
타마쨩과 포치쨩도 맛있어보이는 물건을 찾아와주었습니다.
창고까지는 중개인씨가 있는곳에서 일하는분이 옮겨주었고, 거기서부터는 요정주머니나 아리사의 공간마법이있으니까 괜찮습니다.
청어알의 조리방법은, 구입처의 어부씨가 알려주었으니까 어떻게든 될 것 같습니다.
◇
"…… ■■ 침투(인바이블)"
미아쨩이 사용하는 조리마법으로 검은콩을 물에 불리는 시간을 생략합니다.
주인님이 만드신 물마법입니다만, 조리이외에 사용할만한곳이 없기에 모두가 반쯤농담으로 조리마법이라고 부르고있습니다.
"…… ■■■ 숙성(라이픈)"
그럼, 시간이 걸리는 가공은 미아쨩에게 맡겨두기로하고, 문제는 레시피를 모르는 생선계란말이쪽입니다.
"틀려, 이래선 계란말이잖아."
몇종류인가 만들어보았지만, 어떻게해도 아리사가 말하는 맛이 안납니다.
이럴때는 주인님이나 리자씨가 있으면 정확한 힌트를 받을수있을텐데......
"힘내~"
"그런거에요. 뒷처리는 포치랑 타마에게 맡기는거에요!"
계란말이를 양손에 쥔 타마쨩과 포치쨩이, 와구와구하고 실패작을 먹어줍니다.
"너무 먹으면 저녁밥을 못먹게 되버린다고?"
"다른배~?"
"양념이 다르면 괜찮은거에요"
양념이......맞다! 조미료!
"아리사, 주인님 고향의 조미료를 알려줘."
"그러니까말이지, 조미료는 '사시스세소' 라고 해서 말이지. 설탕('사'토), 소금('시'오), 식초('스'), 세....세, 라드('세'아부라), 소, 소이소스....간장('소'유)야!"
라드라니, 조미료라고 생각할수없는 걸 사용하네.
"루루~, 이거 틀려~?"
타마쨩이 주방의 조미료통에서, 미림이라는 요리술이 들어있는 작은 병을 꺼내왔습니다.
모처럼이니까 차례로 시험해보았는데, 타마쨩이 찾아온 미림이 정답이었던것같습니다.
"맞아맞아, 이 맛이야! 자, 루루! 이번에는 다시마말이야! 안에 들어가는건 청어도 좋지만 벚꽃연어가 있으니까 벚꽃연어다시마말이로하자!"
......연어를 다시마로 감는겁니까?!
정월요리라는건 꽤나 심오한것같습니다.
정월에는 떡이 필수라는 것 같아서, 포치쨩과 타마쨩이 정원에서 꿍떡꿍떡하고 떡을 찧고있습니다.
미아쨩이나 나나쨩도 참가해서 즐거운듯한 소리가 들리고있습니다.
리자씨와 만찬회에 가신 주인님이 돌아올떄까지, 완성해서 놀라게해줍시다!
그리고, '맛있어 루루' 라고 칭찬받는겁니다!
호,혹시나, '루루를 아내로 맞는 남자는 행복한 사람이겠네' 라던지 듣게 될지도 모릅니다.
밤킨톤에 사용할 밤을 으깨면서, 그만 그런 망상을 해버렸습니다.
내일은 무도회고, 모레는 왕국회의도 있습니다.
주인님의 경사스런 무대이고, 오후에는 제 성인식도 있습니다.
에헤헤~, 주인님이랑 함께에요.
진수성찬을 만들어서, 축하도하고 즐거운 새해를 맞기로해요.
우후후, 주인님이 돌아오시는게 기대됩니다.
하지만 왕도에 큰1이 일어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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