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연재판] 데스마치에서 시작되는 이세계 광상곡 -SS 묶음16

SS: 마창의 리자


※이번이야기는 리자 시점 쇼트 스토리입니다.

--------------------------------------------------------

시가8검......

그것은 시가왕국에서 마족을 배제하는 최강의 검.

어릴무렵, 아버지가 알려준 말이다.
설마, 자신이 그 시가8검과 승부를 하는것이 이루어질줄은.......하물며 승리하게될줄은 생각도하지못했다.

아직도 주인님의 진심을 이끌어낼수없는 내가......

"마창의 리자여, 내 백작가를 모시게 해주마. 봉록은 인족기사와 같은만큼주겠다."
"리자공, 한수 가르침을 받고싶습니다. 본인은 지이게인류의 카지로......"
"왕국군의 기사가 될 생각은 없는가? 종사가아닌 정기사로 맞아들이겠다."

그런 내 밑으로 권유나 결투의 이야기가 차례차례 들어왔다.
그럴때마다 주인님의 손을 번거롭게하게되서, 몸이 움츠려들것같은 기분이다.

주인님은 이번일을 어떻게 생각하고계신걸까?
다른사람에게 휘둘리는것을 싫어하는 주인님이 꺼려하진않으실지, 그것이 걱정이다.

혼란한 마음을 다스리기위해서, 저택의 정원에서 혼자 창의 형 연습을 한다.

마인의 붉은 빛이 어두운 정원을 비춘다.
예전엔 어려웠던 마인도, 지금에와선 숨쉬는것처럼 할수있다.

1년전의 나에게 이것을 말해도, 분명 일소에 붙일게 틀림없다.

나는 그런 잡념을 떨치고, 기본형에 집중한다.

......찌르기, 치기, 베기.

기본형이 끝나면, 미궁도시에서의 싸움에서 익힌 아류의 형을 더한다.

빙글 몸을 돌리며 꼬리로 발차기.
몸을 움츠리고 양발뿐이아닌, 꼬리까지 사용한 전신의 탄력을 사용한, 전력 찌르기를 한다.

내가 형을 끝내고, 검을 납도하는 동작을 하자, 정원 한편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여전히, 멋지네"
"주인님......"

아무도 없었을터인 나무숲 그늘에서, 나타난것은 우리들의 주인님이었다.
타마의 은형술은 희미한 기척이 느껴지지만, 주인님의 은형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눈치챌수없다.

"혹시, 시끄러워서 폐가되었을까요?"
"그렇지않아. 다른 아이들은 행복한 얼굴로 자고있으니까"

조심스레 말을 꺼낸 나를 안심시키려는듯, 주인님이 상냥한 말투로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 상냥한채로, 주인님이 잔혹한 말을 입에 담으셨다.

"혹시 리자가 시가8검에 흥미가있다면, 이야기를 받아들여도 괜찮은데?"
"이제, 저는 필요 없으신가요........"

.......이 무슨, 비겁한 말.

상냥한 주인님이 부정해줄것을 알면서도, 그런 말을 해버리다니.

"설마. 리자가 없으면 쓸쓸할거야."

그말에, 나는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토했다.

"그래도, 리자가 하고싶은 일을 우선해주길 바래. 정말로 리자가 원한다면, 나는 그 의사를 존중하고싶어."

상냥함은 때론 독이된다.
주인님은 진정한 의미로, 아무도 필요로하지않는다는걸 알고있으니까.

.......그렇다해도.

그렇다해도 나는 주인님과 함께하고싶다.

나는 결의를 담아 붉게 빛나는 파트너인 마창에 맹세한다.

언젠가, 고고한 주인님에게 의지받을수있는 존재로, 나는......

......되어 보이겠다.

마지막까지 그 말을 입밖으로 냈는지는 기억나지않는다.
하지만, 분명.

내 창은 알고있다.


SS: 티파리자


※에치고야상회소속 노예 티파리자 시점입니다.

-----------------------------------------------------------------

"티파리자, 쿠로님에게서의 연락은 아직인가요?"
"아직입니다."

오늘 엘테리나의 상태가 이상하다.

언제나 침착냉정하고 위엄있는 에치고야상회의 여지배인인데, 오늘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춤출것같은 분위기다.
그녀가 이렇게 들떠있다는건, 상당히 좋은 일이 있는거겠지.

여기서,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건가요?" 물어볼수있을정도로 대인교류능력이있으면, 노예로 떨어질일도 없었겠지만, 의식하고있다해도 성격은 꽤나 바꾸기힘들다.

집무실 중앙에 사람그림자가 나타났따......나의 주인이자 에치고야상회의 오너인 쿠로님이다.

"쿠로님! 어서오세요"

하얀 머리의 주인곁으로 엘테리나가 잽싸게 달려간다.
나도 다른 간부들도 쿠로님에게 호의를 가지고있지만, 아무래도 그녀정도는 아닌것같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갑자기 쿠로님의 손을 잡는건, 종업원으로서 절도가 부족한게 아닐까.

쿠로님이 신경쓰지않는다해도......손가락! 손가락까지 얽는건 너무 빠르죠!
엘테리나가 손가락을 얽은 손을 가슴팍으로......어서, 저지시키지않으면!

"쿠로님, 우선도가 높은 보고서입니다. 확인을."
"알았다."

쿠로님이 엘테리나의 손을 떼어내고, 내가 내민 서류를 받아들었다.

엘테리나에게서 원망스러운듯한 시선이 찔러져오지만, 이건 어쩔수없는 일......당신은 너무 지나쳤어요.



"쿠로님, 조금 괜찮으실까요?"

보고가 일단락되자, 엘테리나가 얼굴을 붉히면서 쿠로님에게 지시를 바라고있다.

"뭐냐?"
"사적인일이라 죄송합니다만, 제 혼담의 건으로 조금 보고하고싶은 일이있습니다."

엘테리나가 말하는 혼담은 이웃인 사토 펜드래곤 자작과의 일이겠지.
미스릴 탐색자로서, 재상각하의 주선으로 창설된 관광부의 부대신. 그리고 왕태자 솔트릭의 동복여동생인 시스티나 제6왕녀를 약혼자로둔 장래유망한 젊은 귀족이다.

"펜드래곤경의 일이지"
"네, 요번에 무사히 파담이 되었습니다!"

실가의 뒤를봐주는 대귀족에게서 들어온 혼담같은걸로, 항상 우울해하고있었다.
그것이 파담되어, 저렇게 들떠있었던것같다.

"기뻐해주니 다행이다."

쿠로님의 말에, 나는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그래선 마치......

"쿠로님이 손을 써주신건가요?"
"그렇다."

기뻐해야할 이야기인데, 가슴이 부글부글한다.

.......이건 질투, 인걸까요.

미궁수행 첫날의 일이 뇌리에 떠오른다.

그때에도 쿠로님에게 안겨져 운반되는 엘테리나나 다른 간부들을 보고 느낀것과 같이.
그리고, 나 자신이 안겼을때 느꼇던 달아나고 싶어질것같은 부끄러움과 환희.

......역시, 엘테리나와 똑같이, 나도 쿠로님에게 연심을 가지고있는것같다.

"쿠로님!"

양손을 벌려 쿠로님에게 안기려하는 엘테리나의 허리띠를 잡을정도로.

"......티파?"
"쿠로님의 이야기가 아직 도중입니다."

내 행위에 이상하다는듯한 얼굴로 돌아본 엘테리나에게, 마치 처음부터 그것이 이유였다는듯 말한다.

"내 이 모습이 진정한 모습이 아닌건 눈치채고있나?"

쿠로님의 물음에, 엘테리나와 함께 긍정한다.

평소엔 완벽하지만, 연말경에 졸린듯 보일때에, 뺨이 조금 누그러져있다던지, 앞뒤가 조금 안맞는다던지, 말투가 조금 다를때가 있었다.
아마도, 눈치챈것은 나와 엘테리나 두사람뿐이겠지.

"이 모습은 속박없이 행동할수있도록 만든 모습이다."
"역시, 쿠로님은 용사나나시님과 동일인물이셨던거군요."
"그렇다."

쿠로님의 대답에 엘테리나가 환희에 떤다.
자기가 사모하는 사람의 정체가 구국영웅이라 들으면, 그렇게 되는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나는 용사나나시라는것도, 쿠로님의 평상시 모습같이 거짓된 모습이라고 생각하고있다.

"그리고, 이 모습이 원래 내 모습이야."
"뭣! 거, 거짓말!"

엘테리나가 눈을 부릅뜨고 물러선다.

물론, 못생긴것은 아니다.
조금 기복이 적은 얼굴이지만, 얼굴같은건 피부한장뿐인 것. 이성을 끌어당기는 요소의 하나에 지나지않는다.

말문이 막혀버린 엘테리나를 대신해, 그녀가 말하고 싶어할것같은 말을 대변한다.

"쿠로님은 펜드래곤자작이셨던거네요"
"그래, 속이고있었던것같아서, 미안해"

쿠로님의 가면아래서 나타난것은 펜드래곤자작이었다.

분명히, 두사람에게는 공통점이 너무 많다.
단기간에 두각을 드러낸, 욕심다운 욕심도없고, 권력지향을 하지않는대도 어느샌가 권력의 중추에 자리가 만들어져있는점, 그리고 강함의 끝이 보이지않는 점.

......주위가 여성뿐인것도 같네요.

"쿠, 쿠로님.......에, 혼담을 거절하셨다는건, 저기, 저, 저를......."
"싫어해서 거절한건 아니야. 지금은 요정여왕님에게 구혼중이니까, 다른사람과 혼담을 진행할 생각이 없는거야."

요정의 여왕?
엘프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요정족이 장로들의 합의제니까, 왕정에 해당하는건 스프리건이나 레프리콘의 나라정도뿐이없다.
어느쪽이든, 동족이 아니니까, 상대가 구혼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을거다.

뭣보다, 약혼자로 발표된 시스티나 왕녀이외에도, 공작가영양인 성녀 세라님이나 펜드래곤자작을 품은 무노백작가의 영양에 '고고의 미녀' 카리나님......엘테리나의 라이벌은 많다.

엘테리나에게 동정을 금할수없지만, 노예인 나와는 그다지 상관없다.

"......듣고있어? 티파리자?"
"죄송합니다, 조금 생각할것이있어서"
"그럼, 다시한번 말할게. 너를 노예에서 해방하려고 생각하고있어. 앞으로는 에치고야상회의 간부로 일해주길 바래."

......노예에서 해방?

"저는 범죄노예이기에, 해방은 불가능할터입니다."
"폐하한테 허가증을 받았어. 물론, 넬 것도다."

당황하는 내 말에, 쿠로님이 미소로 답해줬다.

"저, 저는......해방, 되고싶지않습니다."

그 미소에 저항하며, 나는 바램을 전한다.

"왜그러는지, 물어봐도될까?"

곤란해하는 쿠로님에게 고개를 저으며 거부한다.

......나는 비겁자다.

쿠로님은 앞으로, 더더욱 큰 사업을 일으키거나, 높은 지위를 얻어 활약의 장을 넓혀가겠지.
스스로의 재능 하나로 성공한 엘테리나와 달리, 내가 할수있는건 서류정리정도뿐.
내게는 노예라는 인연없이는, 쿠로님에게 다가설 자신이 없다.

거기다, 나는 엘테리나처럼 자신의 호의를 솔직히 전하는걸 할수없다.
쿠로님에게 침대로 옮겨달라고했을 때에도, 그의 손을 잡고 유혹조차 하지못하는 '패기없음'이다.

"지금은 아직. 언젠가......"

......똑바로 마음을 전할수있을정도로, 스스로 자신을 가질수있다면.

그때야말로, 노예의 신불을 버리고 사랑이라는 전장에 발을 내딛도록하자. 
언젠가 존경할만한 엘테리나와 나란히, 그 길을 걷고싶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