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입니다. 친한 친구와의 이별은 괴로운 것-―라고 하는 것도 지금은 오래전 이야기, 지금은 SNS로 언제라도 연락이 되므로 떨어져 있다고 하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통신 수단이 적은 이세계에서는――.
◇
"하, 하야토!"
린그란데양의 비통한 절규가 보스 방에 울린다.
하늘로부터 쏟아지는 빛이 용사를 에워싼다.
탈진한 느낌의 용사가 광원을 올려다보며, 무언가를 말하는 것이 보였다.
그의 주위에서 반짝반짝 반짝이는 빛이 방해되서 잘 몰랐지만, 그의 발언 중에는「파리온」이라고 하는 단어가 분명히 있었다.
이윽고 빛이 사라져, 침묵이 이 곳을 지배한다.
"파리온신에게서다. 마중은 내일 아침이라나 봐"
아무래도, 용사는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는 듯 하다.
장례식같은 분위기를 부순 것은 아리사였다.
"파티를 하죠! 모처럼의 마왕 토벌이니까, 후한 잔치를 벌여야죠!"
"좋아, 파티다!"
"음식은 맡겨 줘!"
아리사의 제안에 가장 먼저 찬성한 것은 루스스와 피피다.
"응, 하야토가 좋아하는 사가 소의 고기 말이나 볶음밥도 만들어 줄게"
"상등품의 브랜디도 대접할게요"
위야리양과 신관 로레이야도 밝은 소리로 그렇게 덧붙힌다.
린그란데양과 메리에스트 황녀는 깊이 생각하고 있는 느낌이었지만, 축하회 자체에 이론은 없어 보인다.
◇
『미궁의 주인(던전·마스터)은 미궁을 나올 수 없습니다』
미궁을 나오려고 하자, 그런 메세지와 함께 「미궁의 주인의 방(던전·마스터즈 룸」으로 되돌려졌다.
『주인님! 무슨 일 있었어?』
"아무것도 아니야. 금방 돌아갈테니, 먼저 숙소에 가 있어"
『오케이! 곤란한 일이 있으면, 언제라도 아리사쨩한테 말해 줘!』
아리사에게서 온 무한원화(월드·폰)에 그렇게 대답해 둔다.
『미궁의 주인(던전·마스터)는 미궁을 나오는 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 소리의 주인은 「미궁핵(던전 코어)」인것 같다.
「미궁의 주인(던전·마스터)의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려면 어떻게 하면 돼?」
「불가능합니다. 미궁의 주인(던전·마스터)의 죽음에 의해서만 공석이 됩니다」
과연, 융통성이 없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무슨 일이야, 사토"
"아니, 잠시 들렸을 뿐이야"
갑자기 고도 궁전에 돌아온 나를 보고, 히카루와 시즈카가 놀란 얼굴을 했다.
유닛 배치라면 문제 없이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듯 하다.
아마, 「미궁핵(던전 코어)」의 힘이 닿는 것은 미궁 내부로 한정된 것이겠지.
"맞다, 에치고야의 티파쨩에게서 통신이 왔었어"
"고마워, 잠시 얼굴 좀 비추고 올게"
나는 상설 게이트를 빠져나가, 에치고야 상회에 얼굴을 비춘다.
물론, 쿠로의 모습으로 변장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쿠로님, 어서 오십시오"
"다녀 왔다"
사무 처리를 하고 있던 티파리자가 일어서서, 방문을 환영해 주었다.
그녀가 지배인실에 연결된 벨을 퐁하고 두드리자, 후다다닥하는 숙녀답지 않은 발소리를 울리며 지배인이 뛰어들어 왔다.
"어서 오십시오!"
"다녀 왔다, 지배인. 머리카락이 흐트러져 있어"
살짝 흐트러져 있는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고쳐 준다.
"쿠로님, 보고가 있습니다"
미묘하게 가시가 있는 목소리로 티파리자가 말을 걸어 왔다.
나는 열기를 띠고있는 지배인을 의자에 앉히고 나서, 티파리자의 보고를 들었다.
"이미 아시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공도의 리리님에게서, 족제비 제국에서 2체의 마왕이 토벌 되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아아, 쥐인의 마왕을 용사들이, 족제비인의 마왕을 우리 아이들이 쓰러뜨린거다"
나의 대답에 티파리자가 한 순간 손을 멈추었다.
"쿠로님이 해치우신게 아니고?"
"아아, 그래"
티파리자가 조금 생각에 잠긴 얼굴이 된다.
"그것은 쾌거입니다! 유사 이래(有史以来. 역사가 생긴 뒤로.) 용사님이나 용을 제외하고 마왕을 쓰러뜨렸던 적은 없습니다"
그 대신에 회화에 끼어든 것은 지배인이었다.
"사가 제국 이전에는 매번 용이 쓰러뜨리고 있었던 건가?"
"그 이전은 마왕이 출현했다는 기록 자체가 적습니다만, 무노 백작의 연구서에 의하면, 신들의 사도가 강림 해 싸우는 것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싸워?
"쓰러뜨린 게 아니라?"
"당시는 봉인까지가 한계였고, 쓰러뜨릴 수 있었다고 고문서(古文書. 오래된 문서.)에 명기되어 있던 것은 2할도 채 못됩니다"
사도는 그다지 강하지 않은 듯하다.
혹시나, 마신이나 용신 이외의 신님은 약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상당히 자세히 알고있네"
"네, 공작가 앞으로 무노 백작님으로부터, 많은 장서가 도착했으므로, 미토님의 허가를 받아서 읽고 있었습니다"
꼬리가 있으면 붕붕하고 흔들고 있을 것 같은 얼굴로 지배인이 알려준다.
몹시도 칭찬에 목말라하고 있어 보였기에, 조금 뜸들인 다음 "부지런하구나" 라고 칭찬하고 어깨를 퐁하고 두드려 주었다.
무심코 동료들을 상대할 때처럼 머리를 쓰다듬을 뻔 했지만, 묘령의 여성에게 하면 실례니까.
왠지 지배인은 조금 서운한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쿠로님, 동료에게 용사의 칭호를 얻게 만드는 편이 좋지 않았겠습니까?"
티파리자의 문제 발언에, 무심코 돌이켜 본다.
마왕을 토벌한 후에도, 포치 이외의 아이들에게서 용사의 칭호를 받을 수 있었던 사람은 없었다.
"파리온 신전의 무녀가 새로운 용사가 날 것이라는 신탁을 받았다는 듯 해서……"
"아마, 우리들을 말하는 건 아닌 것 같아"
포치가 용사의 칭호를 받은 것은 상당히 오래 전이고, 지금은 그 칭호도 「진정한 용사」로 변해있다.
추가의 정보가 있으면 알리도록 티파리자에 부탁하고, 나는 고도 궁전을 경유해서 데지마섬의 숙소로 이동한다.
조금 경계했지만, 데지마섬의 미궁에 끌려가는 일은 없었기에 안심했다.
◇
"그러면 마왕 토벌을 축하하며, 건배!"
"""건배!"""
여러가지 명주(銘酒)의 뚜껑을 열고, 용사의 수행원들에게서 귀띔받은 「이 세계」에서의 추억의 요리를 테이블에 늘어놓아 간다.
고기 요리가 많은 것은 용사의 기호(嗜好)인 것이겠지.
동료들의 음주는 금지하고 있으므로, 그녀들은 기본적으로 식사가 중심이다.
나나와 루루는 최초에 들여놓는 일을 도왔지만, 연회중의 조리와 상을 차리는 일은 고도 궁전에서 파견한 브라우니들과 사가 제국으로부터 파견되어 있던 미려(美麗)하고 스타일 발군의 메이드들이 해 주고 있다.
"사토! 마시고 있나!"
"예, 물론"
술병을 한 손에 들고 나타난 용사가, 나의 잔에 술을 따라 준다.
나도 테이블에 있던 용천주를 그의 잔에 따랐다.
"너와 아리사 왕녀들이 없었다면, 우리들은 분명 마왕에게 이길 수 없었어. 조력에 감사하마"
"아니요, 저희들은 조금 도와드렸을 뿐입니다. 용사님은 훌륭하게 마왕을 쓰러뜨려 주셨습니다"
실제로, 원래의 쥐 마왕보다도 그 후에 만들었던 촉성 마왕이 더 강했던 것 같고 말이지.
쥐 마왕은 전투 방향의 성격이 아니었던 것 같고 말이지.
"아니, 그 미궁에 2체의 마왕이 잠복하고 있을 것이란 것은 이 몸들은 상상도 못했어. 사토가 사라졌을 때도, 아리사 왕녀가 일갈(一喝. 큰 소리로 꾸짖음.)해 주지 않았다면, 꼴사납게 이성을 잃고 있었을지도 몰라"
"걱정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아리사와 리자에게는 미리 미궁의 주인(던전·마스터)가 있는 곳으로 쳐들어간다고 전해 두었으므로, 패닉이 되는 일도 없었고, 보스 방에 잔류하고 있던 송사리 마물 퇴치를 하고 있었다는 듯 하다.
뭔가 용사의 얼굴이 가까워 졌다.
그의 성적 기호는 어린아이를 향하고 있다는 점 이외는 평범했을 터이다.
"감사하마 사토, 아니, 용사 나나시"
용사가 나의 귓전으로 속삭인다.
어라? 들킬만한 요소는 없었을 텐데?
"무슨 말을 하시는지요?"
"걱정하지마. 숨기고 싶어 하는 것 같으니까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애초에 마왕이 2체, 그것도 다른 한쪽이 미궁의 주인(던전·마스터)이라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마왕을 보스 방에 내쫓아내고, 미궁의 주인(던전·마스터)의 권한을 박탈할 수 있을 것같은 비상식적인 녀석이 그 녀석 이외에는 생각할 수 없어"
자주적으로 나가주었다고는 생각해주지 않는 것 같다.
"게다가, 끝까지 상처가 없었고 말이지"
――그러고 보니.
"사토, 이 몸이 일본에 돌아간 뒤에는 동료들을 부탁하마"
"무슨 말이지요?"
일본에 돌아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과 그의 종자를 나에게 맡기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일까.
마왕 토벌에 종사한 종자들이라면, 사가 제국에서든, 어느 나라에서든 출세할 수 있지 않을까?
"노노의 이야기를 듣자니, 최근 사가 제국의 중앙이 심상치 않다는 것 같다"
"전쟁이라도 일어나는 건가요?"
"아아, 족제비 제국을 멸해야 할 때라는 과격한 의견이 온건파의 상급 귀족들에게서 나오고 있다나 봐"
혹시, 사가 제국도 족제비 제국의 카가크(*カガク, 과학이라는 뜻인데, 이 작품에서는 지구에서의 과학력 혹은 과학을 말합니다)의 일을 알아 버린걸까?
"저 녀석들이 인간 간의 분쟁에 끌려갈 것 같게 된다면, 보호해 줘"
"예, 맡겨 주세요. 지상의 어떤 사람이어도 손을 댈 수 없는 안전한 장소로 숨겨둘게요"
고도 궁전에 몰래 침입하는 것은 타마정도를 제외한다면 무리일테고, 내게 눈치채이지 않은 채로 비집고 들어오는 것은 타마조차도 불가능하다.
"네가 그렇게 말해 준다면 든든하지!"
어깨의 짐을 덜었다, 라고 마음이 놓인 얼굴로 술잔을 부추긴다.
"이 몸에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말해 줘. 너한테라면 아론다이트를 물려줘도 괜찮아"
용사가 그렇게 말하며 나를 응시한다.
마침 잘 됐다, 그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었기 떄문에 편승하도록 하자.
"그럼, 원래의 세계로 돌아간다면, 이것을 투함(投函. 우체통에 우편물 따위를 넣음.)해주시지 않겠습니까?"
"편지?"
"네, 제가 있던 것과 같은 세계라고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만, 가족에게 안부인사를 전해주고 싶어서요"
가족이나 친구, 그리고 메타보씨들 동료에게로의 편지의 다발을 용사에게 전한다.
히카루나 아리사 몫의 편지도 같이 들어가 있다.
"아아, 확실하게 책임져주지. 반드시 이 몸이 직접 건네줄테니 안심해 줘"
"잘 부탁드립니다"
가슴을 펑하고 두드리며 용사가 요청을 받아들여 주었으므로 안심이다.
아리사였다면 장난이라고 오해받아 잡혀버릴 가능성이 높지만, 용사라면 분명 잘 처리 해 줄 것이다.
"하야토, 잠시 괜찮아?"
"린?"
어딘지 모르게 요염한 인상의 린그란데양이 와인을 한 손에 들고 나타났다
그녀가 입는 비취색 비단(翠絹) 드레스는 매우 어른스럽게 재단되어서, 페로몬을 풀풀 퍼뜨리고 있다.
평상복의 흑기사들이, 조금 전부터 힐끔힐끔 훔쳐 볼 정도다.
"사토, 하야토좀 데려갈게"
"예, 그렇게 하시지요"
나는 보호자와 같은 기분으로 용사와 린그란데양을 배웅했다.
"이, 이것은 NTR 플래그인건가?"
"무슨 바보같은 소리를 하는거야"
아리사의 머리를 통하고 두드린다.
좋아하는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이라면, 마지막 추억을 바라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고 말이지.
나는 린그란데양의 소원이 이루어지길 빌며 잔을 비웠다.
◇
"시간이 다 되었나 보다"
지구에 돌아가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옷차림을 한 용사가 중얼거린다.
그의 애검 아론다이트는 린그란데양이 껴안고 있었다.
"메리, 내가 사가 제국에 소환되었을 때부터, 줄 곧 나를 떠 받쳐 줘서 고마워"
"하야토, 저의 용사님"
메리에스트 황녀가 하야토에게 허그를 하고 뺨에 입을 맞춘다.
그러고 보니, 용사의 일인칭이 「이 몸」에서 「나」로 변해있었다.
"세이나, 황색 자식에게 전멸 당해버리고 난 후에, 한번 더 일어설 수 있던 것은 네 덕분이다"
"へへ응, 또 따귀를 맞고 싶어지면 언제든지 돌아오도록 해"
눈물을 참은 세이나양이 용기를 쥐어짜, 용사를 껴안는다.
그리고, 로레이야, 루스스, 피피, 위야리양, 노노의 순서로 이별을 주고 받고, 마지막으로 린그란데양의 차례가 되었다.
"린, 처음으로 만났을 때는 역겹고도 빌어먹을 귀족이었지만――"
어이 어이, 용사 무슨 말을 하는거야.
"――지금은 둘도 없는 나의 최대의 이해자다. 여동생과 화해 하도록 해"
"하야토, 하야토 하야토 하야토"
린그란데양은 흐느껴 울어, 그를 꽉 껴안는다.
어떻게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아리사는 작별인사하지 않아도 괜찮은거야?"
"응, 어제 확실히 작별인사를 했으니까"
일단 확인해보자, 아리사에게서 그런 대답이 되돌아 왔다.
그리고, 하늘로부터 빛이 내려온다.
"파리온신이 세계를 연결하는 시간에도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슬슬 가볼게"
용사의 신체가 떠오르며, 그 모습이 환하게 사라져 간다.
누군가가 "하야토"라고 부른 것을 계기로, 차례차례로 종자들이 용사의 이름을 부른다.
사라지기 직전까지 손을 흔들고 있던 하야토가 사라진 하늘을 우리들은 언제까지고 올려보고 있었다.
◇
"사토, 마시고 있어?!"
"예에, 마시고 있어요. 그렇지만, 린그란데님은 슬슬 주량이 지나치신 것 같은데요"
용사를 전송한 뒤, 그의 종자에게서 용사의 추억을 말하는 회(会)에 초대된 것이지만, 왠지 집회 후에 몹시도 취한 린그란데양에게 술주정을 당하고 있었다.
몹시 취한 린그란데양은 마치 주당(*원문:絡み上戸, 구글링 해본 결과, 술을 엄청 잘마시는 사람을 뜻하는 것 같아서 주당으로 번역.)처럼, 나의 목에 팔을 두르고서 조금 전부터 술을 계속 따르고 있다.
술병으로 직접 병나발을 부는 것은 공작 따님으로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이지, 벼랑으로부터 뛰어 내릴 만큼이나 과감하게 여자인 나부터 다가가 줬더니, 그 벽창호는 말이지, 키스 한 번 해주지 않았다니까!"
"하야토님은 윤리 관념이 뛰어난 신사니까요"
어제의 린그란데양의 필사의 어프로치는 깨끗하게 실패해버렸나 보다.
"정말이지, 남자라면 가끔 씩은 짐승이 돼 보란 말이야!"
"그렇지요, 격정에 몸을 바치는 것도 필요한 법이지요"
내가 적당히 맞장구를 치고 있자니, 린그란데양이 조용해졌다.
아무래도, 곯아 떨어진 것 같다.
문에서 토템폴처럼 안을 들여다 보고 있던 동료들에게, 그녀를 침대에서 재우도록 부탁한다.
"흠, 이건 예상외야"
"그 편지 말이야?"
나의 옆에 앉은 아리사에게 수긍하고, 루루가 가져와 준 입가심을 하기 위한 과실수를 입에 옮긴다.
메뉴의 마커 일람에, 마커를 붙여 둔 편지가 실려 있다.
현재 위치는 「제N세계선, 혹성 지구, 일본」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덧붙여서 N의 부분은 엄청난 자릿수의 숫자가 줄지어 있었다.
편지 아래에는 용사 하야토의 이름도 남아 있다.
유니크 스킬은 세계를 넘어도 작동하는 것 같다.
데스마치에서 시작되는 이세계 광상곡(デスマーチからはじまる異世界狂想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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