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연재판] 데스마치에서 시작되는 이세계 광상곡 14-5장

14-5 요워크 왕국2


사토입니다. 고향에 내려가는건 친척과 오랜만에 만나는 즐거운 시간입니다. 하지만 소꿈친구는 결혼공격을 당하는 고행타임이라고 투덜댔습니다.



나는 요워크 왕국의 왕성지하에있는 '소귀미궁(小鬼迷宮)'에서 발견한 마왕의 상세정보를 조사했다.

마왕의 칭호는 '마왕'에 더해 '도박중독' '빚쟁이왕' '망할아버지' 라는 드문것이 늘어져있다.
종족은 '대귀족(大鬼族)(오거)'에 레벨은 55로 낮고, 유니크스킬도 '건곤일척' 이라는것 하나뿐이다.
유니크스킬 1개로 마왕화 한다는건 희귀한 이야기지만, 신소년에게 준 '마술의 지배자(마스터 위자드)'를 포함해 2개를 가지고있던거겠지.

지금이라면 리자 혼자서라도 쓰러뜨릴수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미궁안에 상급마족은 보이지않고, 중급마족이 1체만 마왕의 옆에 있었다.
하급마족은 10층과 30층에 있는 미궁관리실이라는 방에 1마리씩 상주하고있는것같다. 왕년의 명작 미궁게임같다.

이 미궁의 마물은 데미고블린계나 래트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깊은 계층에는 데미오거라는 처음보는 종족이 배회하고있다.

탐색자시점에서 봤을 경우, 매우 쓸모없는 미궁이다. 마핵이나 래트계의 고기나 가죽정도밖에 환전물이 없다.
그탓인지, 이 미궁의 모험자들은 대체로 레벨이 낮다.

대부분이 레벨 30미만에, 그 이상인것은 48계층까지 원정가고있는 파티뿐이다.
그 파티 이외에는 29계층까지 있는 레벨 20정도까지의 적을 상대하고있는것같다. 30층에 40레벨 데미오거 리브 가 중간보스로 군림하고있는게 이유겠지.

"이쪽!"
"정말로 죽이려고?"
"당연하지! 우리들도 살해당할뻔했다고?"

들어본적있는 소년소녀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온다.
아무래도 역으로 원망을사 쫓아온것같다.

아무래도 소녀가 가진 '추적'이라는 스킬의 효과인게 틀림없다.
위병이라도 됐으면 좋았을것을.

정면에서는 데미고블린 버서커 라는 강해보이는 이름의 마물이 접근해오고있지만, 상대는 1마리로 소년소녀와 레벨차도 없다. 모험자라면 스스로 어떻게든 하겠지.

나는 양자와 접촉하기전에, 최심부의 모험자파티가 있는 48층에 '전이(텔레포트)'했다.
마왕과의 전투의 여파가 닿을 가능성이있어서, 피난을 권고하기위해서다.

그 파티의 리더는 레벨53의 마법검사로, 칭호가 '용사의 종자'라 되어있다. 젊은 미녀뿐인 용사 하야토의 동료에, 이런 노부인이 있을줄은 몰랐다.
그녀의 동료들은 레벨 37의 중기사를 필두로 전위 6명, 마법사 2명, 신관 2명, 척후 1명, 운반인 4명이다. 운반인을 빼고 평균 레벨은 31로 꽤나 높다.

소국의 미궁이라도 톱랭커는 나름대로 고레벨인것같다.

갑자기 눈앞으로 전이하면 놀라게할테니, 2개정도 전의 방으로 나왔다.
1개전의 방으로 하지않은건, 짐을가진 노예들이 거기있기때문이다.

"마물?!"
"주인님의 마물막기 결계가 깨진건가?!"

노예들이 있는 방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마물취급받으며 작은 화탄으로 공격받았다."
호신용으로 불지팡이를 가지고있었던것같다.

나는 화탄을 무시하고, 축지로 노예들의 눈앞으로 이동해, 그들에게서 위험한 장난감을 뺏었다.

"진정해라. 나는 인족이다."

내 말을 들은 노예들이, 재빨리 물러서 짐의 산에 기대져있던 단창을 손에쥔다.
그들도 레벨 20이 넘고 창이나 생활마법 스킬을 가지고있어서, 다소 실력에 자신이 있는거겠지.

그들을 때려눕힌뒤에 이야기를 나눠도 좋겠지만, 미궁답파직전에 먹잇감을 가로채는것처럼 될것같아 뒷맛이 나쁠것같다.

"모험자증을 보여라"
"자"

나는 그들의 요구에따라, 막 만든 모험자증을 던져주었다.

"F랭크 모험자라고?!"
"칫, 가짜 모험자증인가!"

요구대로 했는데, 쓸데없이 경계심을 부추기게된것같다.

......얼레?

다음 방에있는 중기사의 광점이 사라졌다.
그들이 있는 큰방에는 데미오거 로드 1마리와 데미오거 가드 2마리뿐이 없었을텐데, 어느샌가 데미오거 익스큐셔너 라는 원군이 30마리나 늘어나있다.

아마도 "미궁의 주인(던전 마스터)'인 마왕이 한 일 이라고 생각되지만, 죽일생각이 넘쳐나는것같다.

"미안하지만 놀고있을 틈이 없어졌다."

나는 노예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대인제압용 '음압(사운드 프래셔)'로 그들을 무력화시켰다.

축지로 순식간에 다음방 앞으로 이동해, 잠겨있는 문을 강제로 차서 부쉈다.
좀 거칠게 되버렸지만, 해정마법은 동작이 늦어서 어쩔수없다.





"자나, 제프는 후위를 지키며, 후퇴!"
"알았다!"
"브루메할머니도 빨리!"
"누가 할머니냐!"

새까만 도끼를 든 체장 3미터정도되는 데미오거들에 둘러쌓인채, 그들은 분투하고있다. 아쉽게도 광점이 또 하나 줄어들었다.

브루메라 불린 마법검사 노부인이, 푸른 도신의 대검으로 데미오거 다리의 힘줄을 노리고 추격해 베고있다.
일순간 성검인가 생각했지만, 붉은 빛이 흘러나오고있으니 마검의 일종인거겠지.

"트린과 실제는 나랑 도끼원숭이의 상대야"
"정말이지"
"뽑기운도 없지"
"한마리 쓰러뜨릴때마다 금화를 1장 얹어줄테니까, 기합넣어라!"

자, 결사의 기합을 넣고있는 그들에겐 미안하지만, 여기는 착착 가자.

맵으로 데미오거들의 위치를 마킹.
중급 흙마법 "철순(?旬) (아이언 토스)'를 발동한다.
데미오거들의 발밑에서 전신주 사이즈의 철원뿔이 치솟아, 차례차례 꼬치로 만들어간다.

굵은 데미오거들의 비명이 방안에 울려퍼졌지만, 딱히 언어계 스킬이 손에 들어오는 일은 없었다.

"뭣, 마법?!"

데미오거의 비명과 배후에 피어오르는 흙먼지, 그리고 흙먼지 너머로 보이는 철원뿔을 보고 브루메여사가 놀라는 목소리를내며 뒤돌아본다.
그런데도, 누구하나 발을 멈추는일없이 이쪽으로 달려오는걸보면, 여러 수라장을 헤쳐나온거겠지.

이윽고 비명이 사라지고, 흙먼지 너머로 꼬치가된 사체가 보인다.

......역겹다.
그다지 보고싶지않은 광경이었기에, '이력의 손(매직 핸드)'를 뻗어 사체를 철원뿐채로 스토리지에 회수한다.

그들이 쓰러뜨린 데미오거과 쓰러뜨리게됐을터인 데미오거 로드의 사체는 그대로 두었다.

"당신이, 쓰러뜨린겐가?"
"그렇다. 쓸데없는 참견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조금 용건이 있어서말이지"
"아니, 덕분에 살았다."

남자같은 말투지만, 브루메 쥬레바그 여사는 꽤나 미인이다.
88세로 고령이라, 가능하면 60년정도 전에 만나고싶었다.

맵의 상세정보에의하면, 그녀는 시가8검 필두의 제프 쥬레바그씨의 어머니 인듯하다.

"당신 신의 사도나 사가제국의 새로운 용사인가?"
"아니다. 나도 묻고싶다만, 귀공은 용사 하야토의 종자가 아닌가?"
"앙? 내가 하야토꼬마의 종자라고? 농담도 적당히해라."

아무래도 예상이 틀렸나보다.

"나는 선대용사의 종자다"

선대라는건 66년전에 마왕과 싸웠던 사람인듯하다.
90을 앞두고 현역이라는것도 대단하다.

"호오, 마왕퇴치 영웅의 한사람인가.......다른분들도 현역인가?"
"설마. 지금도 살아있는건 성녀 리리나 엘프인 세아정도야. 리리는 신의 성역에서 나올수없을정도로 늙었고, 세아는 건강하지만, 지금은 은퇴하고 사무로 먹고살고있을거야. 그 아이는 원래 싸움을 싫어했거든"

세아라면 미궁도시의 세벨케아양이려나?
테니온 신전의 무녀장도 선대용사의 종자였다고 했었으니까, 성녀리리 라는건 무녀장인게 틀림없다. 그녀의 '유 테니온' 이라는 이름은 무녀장의 직무에 취임했을때 붙게된거겠지.

그런 생각을 하고있자, 그녀의 도료중 한명이 조심스래 말을 걸어왔다.

"브루메할머니, 키르와 곳츠는 틀렸어"
"그러냐....... 둘다 좋은 방패술사였는데 말이지"

사망한 동료의 확인을한 척후청년이 찌푸린 얼굴로 보고한다.

"방패역이 없으면, '미궁의 주인(던전 마스터)'에게 도전하는건 무리야"
"그렇네, 브루메할머니가 아무리 강하다고해도......"

창술사 두사람이 마음약한 발언을 하고있지만, 만전태세라도 '미궁의 주인(던전 마스터)' 에게 도전하기에는 레벨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전에, 상대는 단순한 '미궁의 주인(던전 마스터)'가 아니라 마왕이지만말이지.

"자나, '귀환전이(리턴)'의 두루마리를 사용해서 모두를 데리고 돌아가라"

숙고하고있던 브루메여사가 기사중 한명에게 지시를 내린다.
그녀들은 미궁탈출용 수단을 준비해두었던것같다.

"브루메할머니는 어쩌려고?"
"나는, 이 백발오빠랑함께 '미궁의 주인(던전 마스터)'의 얼굴을 보고 올게"
"터무니없어, 브루메할머니. 그 사람이 얼마나 굉장한 마법사라고 둘이선 이길수없다구"

왠지, 내 의향은 무시된채 이야기가 진행되고있다.

"잠깐, 귀공을 데리고갈 생각은 없다."
"나는 도움이 될텐데? 검은 시가8검수준, 번개마법은 세류백작옆의 번개영감한테도 꿀리지않는다. 덤으로 신성마법도 중급까지 사용할수있다."

레벨 50대인데 그렇게나 스킬을 얻을수있는건가?

......축복의 오브를 여럿 사용하거나 재능이 있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건 굉장하지만, 걸리적거린다."
"실력을 보여보라는건가?"

꽤나 물고늘어지는 사람이다.

"어째서 그렇게까지 '미궁의 주인(던전 마스터'를 만나려하나?"
"이 미궁의 주인이 마왕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확인해서 어쩔거지?"
"당연하잖나. 그 정보를 당대의 용사에게 전해야지"

과연, 죽을 장소를 찾아 혼자서 마왕에게 특공을 가하는 사람은 아닌것같다.
레벨적으로는 접전할수있을것같지만, 마왕은 비상식적일정도로 치사한(치트한)기술을 사용해오니까 충분히 안전마진이 있는 사람만 싸우게하고싶다.
하지만, 대전직전의 장소까지 와있고, 마왕을 볼정도의 자격은 있겠지.

"좋다. 귀공만이라면 데리고 가주지"
"감사한다. 나는 브루메 쥬레바그. 지상으로 돌아가면, 듬뿍 답례할게."

이야기가 정리된 뒤에, 짐의 대부분을 버리고 그녀의 동료들은 차례차례 전이되어간다.
두루마리의 성늘의 문제로, 전이하는곳은 지상이 아니라 29계층의 안전지대라는것이었다.





"자, 가지......뭘 하고있나?"
"별거아닌 탐사용 허수아비야"

큰방에서 나와서 1개앞에있던 짐을 뒀던곳에서 돌아온 브루메여사가, 내 앞의 갑옷을 보고 고개를 갸웃한다.
이 갑옷은 청동골렘을 만들었을때의 예비다.

여기에 '종복인형창조(크리에이트 골렘)'마법을 걸어 골렘화시킨다.
거기다, 예비 변장 마스크를 씌우고 주조성검을 들려주는걸로 완성이다.

이걸 '물질전송(텔레포트 애니 오브젝트)' 공간마법으로 마왕이있는 던전마스터 룸에 보내서, 마왕의 유니크스킬을 재보려고 생각한다.
레벨 50인 마왕상대로 너무 신중한걸지도 모르겠지만, 마왕이 가진 '건곤일척'이라는 유니크스킬의 이름이 불길해서, 만에 하나를 생각한거다.

"■■■■■■■ …… ■■ 물질전송(텔레포트 애니 오브젝트)"

내가 긴 영창을 끝내자, 조사용 골렘이 방에서 사라졌다.
이어서 '원견(클레어보이안스)'와 "원이(클레어히어리스)'를 무영창으로 사용해, 조사용골렘과 시각과 청각을 공유한다.

거기서 본것은......





"......우와아아앙아아. 오, 오지마! 용사놈! 나는 나는...... AAAAAAAAAH!"

미친것같은 마왕의 목소리가 마법너머로 들려온다.
보라색 체모를한 2개의 뿔을가진 일본풍 도깨비가, 청동 허수아비가 무서운듯 뒷걸음질치는 모습이 보였다. 마왕의 시선은 주조성검에 고정되어있다.

마왕의 몸을 보라색 빛이 감싸고......

이어서 섬광이 원견의 시계를 덮고, 찟어질듯한 폭음이 원이경유로 들려왔다.

"뭐, 뭐냐? 이 소리와 진동은.......아무래도 마왕이 있던 모양이네"

브루메여사가 겁없는 미소를 띄우며 지원마법을 자신과 내게 걸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건 헛수고로 끝날것같다.
나는 로그에 표시된 문장으로 눈을 돌린다.

>칭호 '마왕살해 '대귀왕''을 얻었다.

아무래도 마왕은 자폭한것같다.
원견의 시계에 보라색 빛이 보였기에, 나는 황급히 무영창 '전이'로 던전마스터 룸으로 뛰어들었다.

'이길수있는 도박을 날려버리다니. 노름꾼 체면이 말이아니냥'

불만을 말하면서 천장을 향해 떠오르면 '신의 파편'을 성검으로 잘라버린다.
보라색 빛이 신검에 흡수되는걸 확인한뒤, 검을 스토리지로 회수했다.

이 방에 있던 중급마족도 마왕의 자폭으로 쓰러진듯, 방 구석에 부서진 검붉은 마핵이 굴러다니고있다.

방구석에는 2개의 거대한 구체가 굴러다니고있었다.
AR표시로는 '부서진 위핵(페이크 코어)'와 '부서진 주온핵(둠 코어)'라고 표시되고있다.
위핵(페이크 코어)에서는 폭발할것같은 불꽃이, 주온핵(둠 코어)에서는 저주받을것같은 검은 안개가 피어나기 시작해서, 재빨리 스토리지로 수납했다.

분명 아리사정보로는, '미궁의 주인(던전 마스터)'의 방에는 '미궁핵(던전 코어)'가 있다는 이야기였지만, 여기에는 없는모양이다.

주온핵(둠 코어)를 스토리지에 수탁한 타이밍에, 옆방에 붉은 광점이 빛났다.
맵정보에 의하면 '시체의 왕(킹 머미)'와 복수의 '시체의 종자(머미)' 들이다.
시체의 왕(킹 머미)라 말해도, 세리비라의 미궁하층에 살고있는 무쿠로와는 무관계인것같다.

......아리사의 일족들인가.

나는 옆방으로 발을 옮겼다.

UOWOOONUWOOOORWEYEEEEE!

미라들이 원성의 목소리를 지르면서, 천천히 다가온다.

아쉽지만, 무쿠로과 같은 시체의 왕(킹 머미)라도, 대화는 불가능한것같다.
불마법의 '화염폭풍'으로 화장하는것도 생각해봤지만, 세라에게 부탁해 정화마법을 써서 성불시켜주자고 생각했다.

브루메여사에게 결과를 보고하고, 통상경로로 마왕이있던 던전마스터 룸에 데리고가니, 시원하게 믿어주었다.
무영창으로 마법을 쓰는것에 놀라고있었지만, 나를 전생자라고 착각하고 혼자서 납득하고있었다.

목적을 달성한 그녀를 동료들이 있는곳으로 보내주고, 나도 잔무를 처리하러갔다.

그리고, '미궁의 주인(던전 마스터)'였던 마왕을 배제한일로, 이 미궁이 내 비재영역이 된듯, '유닛배치'로 이동할수있게되었다.
마침잘된일로 미궁에 남아있던 하급마족을 배제하고, 그들의 방에있던 '악마어' 문자자료를 확보해두었다.

나는 유닛배치로, 세라를 데리러 세리비라의 미궁으로 이동했다.

"사토씨!"

나를 눈치챈 세라가 얌전히 다가온다.
왕녀와 카리나양은 레벨업취기로 간이의자에 앉아있고, 그걸 제나씨가 간호하고있다.

"주인님, 이 방의 목표는 완료했습니다."
"마스터, 마력순환에의한 보급을 희망합니다."

바퀴벌레구멍을 마인포로 굽고있던 리자와 샷건형 가속포로 난사해 죽이던 나나가, 작업을 끝내고 다가왔다.

"수고했어. 점심먹기로하자."

나는 모두에게 그렇게 말하고, 모두를 데리고 고도궁전으로 돌아갔다.
상설 전이문은 해제해두었다.

오전중에 있었던일은 누구에게도 알리지않고, 우리들은 즐거운 점심식사시간을 보냈다.

"아리사랑 루루, 그리고 세라씨, 조금 시간을 내주세요."
"주인님이 용건이라니 왠일이래"

신기해하는 아리사의 앞에, 모험자증을 꺼내보여줬다.

"이, 이건 모험자의 증표! 나도 가지고싶어! 저기저기, 어디의......"

모험자증의 뒤에 박혀있는 '요워크 왕국 미궁국 모험자 길드' 라는 낙인을 보고 표정이 얼어붙었다.

"갔었구나. 그 미궁에......"
"그래, 그 일로 이야기가 있어......"

나는 미라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래서 세나씨에겐 정화를 부탁하고싶습니다."
"네, 맡겨주세요."

자리의 분위기를 읽은 세라가, 일부러 밝은 말투로 부탁을 받아준다.

"아리사와 루루는 어떡할래? 지켜보려한다면 데려가겠지만, 괴롭다면 전부 끝난뒤에, 성묘만해도 괜찮아."
"으응, 갈래. 죽은자를 기리는건 산자의 역할인걸."
"저도 가겠어요. 왕님과는 몇번밖에 이야기해본적없지만, 아리사와 저의 아버지니까요."

눈물을 팔로 훔치던 아리사가 명확히 동행을 희망한다.
그런 아리사를 달래던 루루가 아리사를 지지하며 끄덕인다.

"그럼, 가볼까."

나는 3명을 데리고 미궁의 지하로 유닛배치로 이동한다.

"저기, 세라님. '진혼(레퀴엠)' 주문을 한번만 외워주지않을래?"
"왜그러시나요? '진혼(레퀴엠)'은 마력을 잔뜩 들이지않으면 안되니까, 한번쓰면 다음날까지 쓸수없어요?"

아리사의 당돌한 부탁에 세라가 눈살을 찌푸린다.

"저도 부탁 드리겠습니다."
"사토씨의 부탁이라면 거절할수없겠네요."

왠지모르게, 아리사가 하고싶어하는게 뭔지 알것같아서, 나도 거든다.
혹시 아리사의 의도대로 되지않는다해도, 내가 마력공급해준뒤에 다시 세라에게 부탁하면된다.

세라의 진혼가같은 긴 영창이 끝났다.

"......응, 기억했어."

아리사가 작게 중얼거린다.

"그럼, 가볼까"

나는 아리사의 어깨를 안고 미라들이 기다리는 방으로 향했다.

"오랜만, 아버지...... 이렇게 불러본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마지막은 폐하가 아니라, 아버지라고 불러보고싶었어. 오빠들도 늦어져서 미안해."

내가 상급 술리마법 '이력의 팔(매직 앞)'으로 미라들을 억누르고있다.
가끔 마법을 사용하려하는 개체에 마력강탈을 건다던지, 완성된 공격마법을 마법파괴로 방해한다.

"오늘은, 괜찮지?"
"그래"

작별인사를 마친 아리사가, 나를 올려다보며 확인한다.
내가 긍정하자 '고마워'라고, 아리사가 작게 중얼거린다.

아리사의 몸표면에 보라색빛의 파장이 2번맴돈다.

유니크스킬인 '불요불굴(네버 기브업)'과 '전력전개(오버 부스트)'를 사용한거겠지.

나도 '마력증강(매직 부스트);나 '마법명중증강(매직 퀄리티 업)'같은 지원마법을 마법란에서 선택해서, 아리사를 뒤에서 돕는다.

"...... ■■ 진혼(레퀴엠)"

이윽고, 아리사의 기나긴 영창이 끝나자 방을 푸른빛이 가득채운다.
미라들의 움직임이 멈추고, 황금색 모래로 바뀌어 무너져간다.

마음탓인지 사체의 얼굴이 웃는얼굴로 보인다.

"......아리사."
"아아, 아버지, 어너미.....오빠들도......"

무너지는 금색모래에 겹쳐, 아리사와 닮은 왕과 왕비의 모습이 보인다.
상냥해보이는 왕자나 건방져보이는 왕자가 아리사에게 손을 흔들며 사라져간다.

말은 들리지않지만, 아리사가 그들에게 사랑받고있었다는게 잘 알수있었다.
왕이 투명한 손으로 아리사의 머리를 쓰다듬고, 그 손을 루루에게 뻗는다.

"......폐하?"

루루의 말에 조금 쓸쓸한듯한 얼굴을한 왕의 영혼이, 루루의 머리를 부드러운 동작으로 쓰다듬었다.

"루루, 아버지라고 불러드리렴"
"네, 네. 아버지....... 뭔가 이상한 느낌이에요. 아머지, 아리사도 저도 행복하게 살아가고있으니까......"
"그래! 최애하는 사람과 함께 매일 러브러브하고있으니까, 안심하고 천국에서 기다려줘!"

루루의 말에 맞춰, 아리사가 끊임없이 흐르는 눈물도 닦지않고 허세를 쥐어짠 미소로 양친에게 말한다.
두사람은 안심했다는듯 몸이 투명해져간다.
사라지기 직전에, 왕이 내 어깨를 툭 두드리는 동작을했다.

현재의 보호자로써, 왕에게 끄덕여주자, 왕과 왕비가 흡족한듯한 표정으로 사라져간다.

"성불하신걸까?"
"응, 분명 안심하고 승천했다고 생각해. 저쪽에는 어머니도 기다리고있으니까, 분명 괜찮을거야"

아리사의 말에 루루가 끄덕인다.
그러고보니 루루의 어머니인 리리도, 성이 무너진날에 아리사나 루루를 감싸고 돌아가셨다고 했었지.





아리사가 들르고싶다고 말을 꺼내서, 은신처경유로 루루의 어머니가 잠은 공동묘지로 '유닛배치'로 전이했다.
루루의 어머니가 잠든 공동묘지에서 기도와 꽃다발을 바친뒤, 아리사의 리퀘스트로 쿠보크 성의 첨탑의 창문이 보이는 폐허의 한편으로 이동했다.
아무래도, 저 첨탑은 아리사가 유폐되어있던 시절 살았던 장소라는듯하다.

"그럼, 잠깐 탑에 다녀올테니까, 거리를 산책하고있어줘. 끝나면 '원화(텔레폰)'마법으로 연락할테니까"
"내가 옮겨줄까?"
"안돼. 탑안에는 처녀의 비밀이 잔뜩있는걸"

아리사가 허세잔뜩 미소인채로 모습을 감췄다.
전이로 첨탑의 창문으로 이동한거겠지.

다우너상태의 아리사가 탑에 무엇을 남긴건지 신경쓰이지만, 내게 보이고싶지않은것같기에 아리사가 좋을대로 하게두었다.

"자, 그럼 아리사의 용건이 끝날때까지 성아랫마을을 산책할까?"
"네, 안내할게요"

내 손을 잡고 걸을을 옮기는 루루를 따라간다.
반대측의 손을 재빠르게 잡은 세라가, 작은소리로 내게 물었다.

"사토씨, 비공정에 타고있어야할 우리들이 사람앞에 나서도 괜찮을까요?"
"괜찮아요"

나는 가볍게 그렇게 대답하고 인식저해의 베일을, 세라와 루루에게 건냈다.
스스로는 사토의 모습으로 인식저해의 반다나를 감았다. 쿠로의 모습인 나와 함께 행동하는건 세라가 싫어하기때문이다.

"주인님, 이게 잎메밀구이에요."
"가레트같네"

잘게썬 야채절임을 메밀가루에 섞어 구운것같은 느낌의 요리다.
그다지 맛있다고는 생각되지않지만, 루루가 그립다는듯 먹고있으니 사소한일은 아무래도좋다.

세라의 입에는 맞지않은듯, 미묘한 표정을 하고있어서 그녀가 먹다 남긴건 먹고싶어하는 표정을 지으며 손가락을 빨고있던 유녀에게 주었다.

잘보면 꾀죄죄한 아이가 많다.
그러고보니 패전국의 수도가 있던 장소였지.

나는 루루에게 안내받으며, 근처의 교회로 향했다.

"그러니까! 헌금은 나중에 내겠다고 말하고있잖아!"
"안됩니다. 모험자는 떼어먹는 사람뿐이라, 선불하신분에게만 치료를 해드립니다."

교회의 입구에서 여신관과 옥신각신하고있는것은, 미궁까지 나를 쫓아왔던 미인계 소녀였다.
함께 있던 소년은 출혈과다로 뭐라할 기력도 없는지, 그녀의 발밑에 늘어져있다.

AR표시로 보니, 생사에 관계될정도의 상태는 아닌것같다.

"......쿠쿠, 지드, 바드"

내 옆에서 루루가 오도카니 중얼거린다.
지인인가 생각하고 소녀의 상세정보를 보고 놀랐다. 그녀들은 루루의 사촌형제인것같다.

루루가 베일의 아래에서 푸른 얼굴을 하고있어서, 좋은 관계는 아니었을거라 판단하고, 그들의 옆을 지나쳐 기부 접수대로 향했다.

"어머, 이렇게나 기부해주시다니!"

볼이 야윈 여신관이 내 손을 양손으로 붙잡고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금화몇장으로 이렇게 기뻐하면 송구해진다. 다른 신전이나 고아원에도 기부할 예정이라, 한군데의 금액은 적기때문이다.

"경건한 여러분에게 신의 축복을! ■■■ 축복(블래스)"

여신관이 눈물을 흘리며, 나와 루루에게 축복을 걸어주었다.
세라만은 신앙상의 이유로 사절하고있다.

>'신성마법 : 갈레온교' 스킬을 얻었다.

축복을해준 여신관 덕분에 새로운 스킬이 손에 들어와버렸다.
사용할 예정은 없기에, 포인트분배는 나중에하자.

"잠깐! 거기 부자! 우리들한테도 배풀어줘!"

신전을 나올때에, 입구의 여신관과 옥신각신하던 쿠쿠라는 소녀가 루루의 어깨를 잡아 당겼다. 그때 손가락이 걸린건지, 루루의 베일이 벗겨졌다.

"......앗"
"에? 루루?"

두사람의 시선이 교차한다.
하지만, 거기서 대화가 이어지는 일은 없었다.

텅 하는 둔한 소리를 내며 쿠쿠가 땅에 던져졌다.
어깨를 잡힌 루루가, '호신' 스킬의 서포트를받아 쿠쿠를 집어던져버려버렸다.

흰자를 드러낸 소녀의 손에서, 루루의 베일을 회수해, 루루에게 고쳐 씌워줬다.

"저, 저기! 상처는? 상처는 없으신가요?"
"예, 그녀는 무술에도 일가견이 있으니까요"

기부접수대의 여신관이 신전에서 뛰쳐나와서, 우리들의 상처유무를 묻는다.
발밑에 기절한 쿠쿠나 쓰러진채있는 소년들에게는 눈길도 주지않았다.

나는 웃는얼굴로 작별인사를 하고, 기부를 하면서 성아랫마을관광을 계속했다.
도중에 성쪽에서 굉음이 들려왔지만, 원인은 왠지 예상할수있어서 신경쓰지않고 즐겼다.

'기다렸지~, 이쪽 청소는 끝났어'
"조금전 굉음은 역시 아리사야?"
'에헤헤~, 흑역사 청소가 큰일이어서 '공간소멸(디스인테그레이트)'로 첨탑채로 날려버렸어."
"부상자는 없었지?"
'돵연하쥐. 아리사쨩은 허술하지않아요"

아리사에게 보고를 받은뒤, 4명이서 관광을 계속한뒤 고도궁전으로 귀환했다.

"역시, 우리집이 최고야"
"에이, 아리사도참. 여기 묵은건 겨우 한번뿐이잖아."

아리사의 약속된 대사에 루루가 딴죽을 건다.
평소의 두사람처럼 보이지만, 왠지 무리를 하고있는 분위기가 있어서, 이 날밤은 두사람에게 가슴을 빌려주고 잤다.

"아리사......"
"쿨쿨"

나는 셔츠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아리사의 머리를 잡는다.

"......성희롱 할거면, 더이상 같이 안잘거다"
"아녀유"

아무래도, 아리사는 내가 생각한것보다도 터프한것같다.
가볍게 아리사의 머리를 톡하고 때리고, 성희롱 할수없게 세게끌어안고 잤다.

밤중에 아리사와 루루가 잠꼬대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고있었다.
나는 정신마법의 '안면(굿나잇)' 를 걸어주고, 두사람의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아주었다.

걱정하는듯한 얼굴을 하고있는 타마와 포치에게 '걱정안해도됨' 이라고 수신호를 보냈다.
두사람은 끄덕끄덕하고 '알았음' 이라고 수신호를 보내왔다.

이불의 움직임으로 보니, 다른아이들도 걱정하고있던모양이다.
내일은 파리온신국의 마왕조사가 있고, 나도 슬슬 자야지.

파리온신국은 트러블없이 갈수있으면 좋겠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