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회는 사토 시점이 아닙니다.
===========================================
"차장! 전방에 마키와왕국의 수도가 보였습니다!"
"정차. 통신사, 후속도 정지시켜라."
철상자같은 모양을한 족제비인족의 병기가 절벽위에서 정차한다.
골렘마차로 보이지않는것도 아니지만, 납작한 상자위에 또 하나의 상자가 올려져있는 기묘한 형상인데다, 위쪽 상자에는 얇고 길쭉한 봉이 꽃혀있다.
차량위에 타고있던 호랑이인이나 사자인 노예들이, 차위에서 뛰어내려 주변을 경계한다.
노예들이 주변을 돌아보며 위험이 없는지를 확인한뒤에, 위쪽 상자의 뚜껑이 열리고 차장이라 불린 족제비인남자가 얼굴을 내밀었다.
차장은 절벽위에 엎드려, 원견통을 2개 붙여놓은것같은 마법도구로 수도를 확인한다.
병사라기에는 갑옷을 입지않고, 투박한 옷을 걸치고있을뿐이다.
여기에서 수도까지 족제비의 단위로 1리반, 지구의 단위라면 3km정도된다.
"분진너구리부대와 철강메뚜기기병대는 수도앞에 전개가 끝났나......역시 기동력중시의 마수병단이군"
수도 앞의 광대한 평지에 어른의 3배정도되는 몸크기의 분진너구리(로켓 라쿤) 100기와 말정도의 크기인 철강메뚜기(아이언 홉퍼)가 3000기 늘어서있다.
마물들의 머리에는 나사같은 모양의 수상한 마법도구가 장착되어있다.
아마도, 이 마법도구에의해 등뒤의 상자에 타고있는 기수들이 마물을 뜻대로 조종하는거겠지.
"대장, 마키와기사단쪽은 나올까요?"
"나올거다"
대장이라불린 차장의 옆에서, 원견통을 가지고 끼어들어온것은 후속차의 젊은 차장이다.
".....라기보다는 나오지않으면, 분진너구리와 철강메뚜기가 외벽을 뛰어 넘어 수도를 멋대로 휘저을뿐이다."
"군사님의 손바닥위라는 거군요"
이야기에 나온 군사를 싫어하는지, 대장이 찌푸린얼굴이된다.
"여기서부터라면 너무 아슬아슬하다. 저쪽에 보이는 수렵관터로 이동한다."
"라져"
대장의 신호로, 다시금 차량이 출발한다.
드륵드륵, 쿠라쿠라 하며 외견에도 지지않는 기묘한 굉음을 내며, 이상한 흔적은 남기고 이동해간다.
현대일본인이 이 곳에 있었다면, 분명 이 차량을 이렇게 불렀겠지.
......전차(탱크), 라고.
◇
"차장, 사령부에서 입전. 수도에 침입한 척후가 왕성에서 확인한것은 '물' 과 '흙'의 2개뿐, '바람' 과 '불' 은 없다, 고합니다."
"좋아!"
차장이 히죽 미소지으며 자신의 손바닥에 주먹을 내려친다.
"이 싸움......이겼군"
"그렇게나 불......다자레스후작의 홍련지팡이가 무서우셨습니까?"
한가한듯 딴죽을 넣는 장전수의 머리를, 차장이 군화로 밟는다.
족제비인족의 영역에서는 마키와왕국이라면 다자레스후작령이 제일 가깝지만, 사자인왕국이나 호랑이인왕국을 침략해 멸망시킨뒤에도, 한번도 마키와왕국에 침공을 한 적은 없다.
그리고, 전신인 사자인왕국이 몇번이고 마키와왕국에 쳐들어가, 매번 풍물시처럼 역대의 다자레스후작을 쳐부순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영내에 쳐들어온 적군은 용서없이 불태워 죽이지만, 영외로 도망가는 패군에게는 정을 베풀어 추격하지않는 인장으로서도 이름을 날리고있다는모양이다.
"장군에게서도 다자레스후작이 나타나면 공격하지말고 퇴각하라고 명령받고있다."
"군사님은 뭐라고?"
장군보다도 군사쪽이 훌륭하다고 말하고있는 장전수의 머리를, 차장이 다시 한번 밟는다.
"알겠냐? 다자레스가 무서운게 아니다. 놈이 가진 홍련지팡이가 무서운거다."
다자레스후작가에 전해지는 홍련지팡이는, 불꽃의 정령을 봉인한 보물지팡이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불의 마물을 끌어모으는 저주가 걸려있다고도한다.
이 마키와왕국에는 홍련지팡이의 다자레스후작만이 아닌, 다른 4대속성의 지팡이를 가진 영주들이 있다.
땅을 관장하는 굉진지팡이를 가진, 북쪽의 지자로스백작.
물을 관장하는 파도지팡이를 가진, 서쪽의 미자라스백작.
바람을 관장하는 구풍지팡이를 가진, 남쪽의 무자리스백작.
조금전 통신으로는, 굉진지팡이의 지자로스백작과 파도지팡이의 미자라스백작이 왕성에 있다는 보고였다는거다.
헷갈리기쉬운 4가문의 이름은, 외교관이나 사관을 희망하는 젋은이들에게 불평받고있다는것같다.
"이 전차나 포탄은 불에 약하다. 내화마법을 부여한것만으로는, 홍련지팡이의 불꽃은 막을수없다."
4가문의 강대한 마법지팡이의 위력앞에선, 단순히 속성의 차이밖에 없을거라고 생각한 통신사였지만, 차장의 군화는 그의 후두부에도 닿기때문에 현명하게도 말로하진않았다.
"척후로 나간 쥐인에게서 보고! 외벽의 3배는되는 초거대골렘이 나타났다고합니다."
"드디어 나타난건가. 물의 용은 나오지않았나?"
"네, 골렘뿐입니다."
"좋아, 발동기를 돌려라! 밖의 차외병들에게 은폐용풀을 치우게해라 통신사, 다른 차량에도 준비를 시작시켜라"
"라져"
싸움의 시작을 예감한 병사들이 준비를 한다.
"신호탄은 아직인가?"
".......왔습니다! 검은구슬2개, 교전허가입니다."
관측수에게서의 보고에, 차장이 구령을 내린다.
"좋아! 사격위치로 나서라. 포수, 무리해서 발을 노리지않아도된다, 골렘의 큰 가슴판을 날려버려줘라!"
"차장, 대장기가 그러면 어쩝니까......"
장전수가 포신에 길고가는 거대한 포탄을 채우고, 포수가 핸들을 돌려 포의 각도를 바꾼다.
"거대골렘이 전장의 꽃이었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바보같은 투영면적을 내보이고앉아서는......"
계산자의 결과와 스코프안의 메모리를 체크한다.
"노릴거에요, 노릴버릴거라구, 조오아, 여기다! 저격하겠어!"
포수의 외침과 동시에 강철포탄이 1km이상의 거리를 날아간다.
분진너구리와 철강메뚜기를 상대로 무쌍하고있던 회색의 초거대골렘이, 굉음과 함께 움직임을 멈춘다.
잠시 밸런스를 되찾으러했지만, 발목이 부서진데다 무수한 포탄을 가슴에 받아 견디지못하고, 수도의 외벽을 부수며 뒤로 넘어진다.
무서운 기세로 부서진 토사와 흙먼지가 수도를 유린한다.
"좋~아, 잘했다! 다음은 기사가 나올거다! 산탄포준비"
"대장, 전차2에서 입전. '마먹이(魔?い)' 작전의 실험을 할테니 호위를 부탁한다고합니다."
"호오, 드디어 '마먹이'의 실전투입인가......위는 시가왕국에까지 손을 댈 생각인지도 모르겠구만"
통신사의 보고에 차장이 입맛을 다신다.
"대장, 답변은 어떻게하시겠습니까?"
"알았다고 전해라. '마먹이' 안에서도 싸울수있는건 우리들 카가크전차대뿐이니까......"
"신체강화하지않은 기사따위, 단지 맛좋은 고기경단이다. 무한궤도로 눌러죽여버리자"
차장의 말에, 무언을 관철하던 조종사가 킥킥 메마른 웃음을 흘린다.
미묘한 분위기에 쌓인채, 전차대는 수도로 진격을 개시했다.
◇
"북문에서 기사10, 경기사 500......큰일입니다 서문의 골렘의 등뒤에서 수룡이 나왔습니다!"
"우리는 방치하고, 일단은 마수부대의 날개를 적셔 날지못하게하는데서부터 시작하려는 생각이겠구나"
"무난한 방법이네요"
비행능력을 가진 부대를 우선하는건, 이 세계의 싸움의 정석인것같다.
"대장, 이상하다고 생각하지않으십니까?"
"뭐를?"
장전수의 말을 흘려들으며, 통신사의 말에 되묻는다.
"굉진지팡이의 지자로스백작이 다음 골렘을 만들지않습니다. 슬슬 마법약으로 회복됐을때라고 봅니다만......"
"그러고보니 묘하군......사령부에 전해둬라. 저쪽도 눈치채고있겠지만, 만약을 위해서다."
"라져"
통신사의 말을 조금 생각해본 차장이 명령을 내린다.
전체를 생각하는것은 사령부의 역할......그렇게 판단한것같다.
"수룡의 브레스 옵니다."
수룡이 토해낸 브레스의 여파가, 전차를 스친다.
"......피해경미. 과승병이 몇 탈락한듯."
"회수는 돌아올때해도 된다. 지금은 돌진해라!"
전차과승병(탱크 데상트)는, 이 세계에서도 목숨이 가벼운것같다.
"신호탄......붉은구슬3. '마먹이' 발동합니다."
"진동억제기가 멈출거다. 혀를 깨물지않게 주의해라"
수도에 육박하고있던 둥근 고리를 붙인 장갑차가, 칠흑의 파문을 낳는다.
그 파문이 전차에 닿는 순간, 전차의 진동이 거세진다.
"전방, 기사 옵니다."
"포수! 흩어버려!"
"오우! 저격할것까지도없다! 먹어랏!"
전차포가 검은연기를 내뿜고, 조금전과는 모양이 다른 포탄이 기사에게 날아간다.
"맞지않는 탄환따위 무시하고 나아가라!"
"""옙!"""
아무에게도 맞지않을 코스로 날아오는 포탄을 무시하며 기사들이 나아갔지만, 포탄이 공중에서 분해되서, 무수한 산탄을 흩뿌린다.
"이 정도의 돌맹이따위, 마법갑옷과 우리들의 '금강'스킬과 단련된 근육으로......"
선두의 기사는 마지막까지 말하지도 못하고 흩어져버렸다.
마지막까지 마법이 걸려있던 갑옷이 단순간 금속갑옷이 되어버린것도, 자랑하던 스킬도 무력화 되어버린것도, 아무것도 눈치채지못한채 하늘로 불려가버렸다.
운좋게 살아남은 기사들도, 전차의 무한궤도에 치여죽던지, 전차병의 창에 심장을 꿰뚫려지던지의 두가지 선택뿐이 남아있지않았다.
움직임이 둔해진 마수부대가 전문을 넘어, 수도로 쳐들어간다.
"놈들에게 뒤지지마라! 서문앞 언덕에서, 왕성에 소이탄을 쳐박는다!"
보통은 도시핵이 만들어낸 방벽에 지켜져 손을 낼수없는 왕성에, 도시밖에서 상처입힌다는 전쟁역사에 남을 위업을 새기려고 차장이 야심에 불타오른다.
하지만, 세상사, 그렇게 호락호락하지않은것같다.
◇
"대, 대장! 위험해위험해위험해위험해"
"진정해라!"
고장난것같이 외치는 포수의 후두부를 발로찬다.
......GWLOROOOOOUNN!
포효를 들은 병사들이 공포로 경직된다.
차장은 굳은채인 팔을 억지로 움직여 천장의 해치를 열고, 새파래진 얼굴을 하늘로 향한다.
하늘을 날고있는것은 용의 무리.
80미터를 넘는 회색 하급용을 필두로 4체나 있다.
제일 뒤를 날고있는 백룡은 30미터밖에안되지만, 그것은 아무런 위로도 되지못한다.
"실가왕국의 용이 왜 이런장소에......"
차장의 중얼거림을 그 나라 사람들이 들었다면 고개를 저었겠지.
우리 나라의 용님은 저렇게 크지않다, 라며.
"......대장"
백룡이 전차를 향해 급강하하기 시작했다.
"진지선회. 놈의 의표를 찔러 도망친다!"
"대장, 안됩니다."
"돌격바보는 닥치고있어라. 지금은 전차를 고향에 가지고 돌아가는게 최우선이다."
"......아니야"
"뭐가 아니냐!"
"저건, 그냥 용이 아니야......용기사다"
"그런......."
그것은 용사이상으로 옛날이야기에 나올법한 비현실적인 존재다.
요 천년정도 사이에, 용기사라 불린 존재는 시가왕국의 왕조 야마토와 실가 왕국의 방랑왕 류이 두사람뿐이없다.
"4체 모두가, 용기사라고?!"
아군이라면 그 이상 믿음직한 존재도 없겠지만, 적으로 나타난다면 악몽에 지나지않는다.
유일한 승기가 있다고 한다면......
"대장, 하자! 지금이라면 '마먹이'가 있다"
"맞다! 시작 대공유탄을 사용하면, 상대가 아무리 무적인 용이라해도!"
"좋아, 기다렸다가 포격한다! 우군이 도망칠 시간을 번다!"
자포자기하고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들은 약간의 가능성에 걸려하는모양이다.
"자랑하는 비늘을 지키는 마력벽이 없다는걸 눈치챈 순간의 놈의 얼굴을 구경하자고"
하얀 하급용의 등에, 도마뱀인 아이가 꼬리를 붕붕 흔들면서 돌격해온다.
"꽤나 작은 도마뱀인이구나?"
"쏴라!"
"......쳐 먹어라!"
상대거리 50미터라는 지근거리에서 날아온 포탄이, 공중에서 작약을 태우는 금속조각을 흩뿌렸다.
아무리 상대가 용이라해도 필살의 간격이다.
"......깜짝이야, 인거에요"
용의 앞으로 튀어나온 도마뱀인 아이가, 모든 금속조각을 검으로 튕겨날려버렸다.
보통의 검이라면, 금속조각을 1개 튕겨낸 시점에서 부러졌을거다.
"타마의 수리검에 비하면 낙승인거에요"
빙글, 하고 한바퀴돌아 착지한 도마뱀인 아이가, 슈탓하고 이상한 포즈를 취한다.
"항복하면 용서해 주는거라구요?"
무한궤도가 흙을 뒤로 날리며, 그 반동으로 급가속한 전차가 도마뱀인 아이에게 달려든다.
"포치펀~치, 인거에요!"
"'마먹이'를 눈치채지 못한게 네 패인이다! 죽어서 후회해라!"
마력이 없는 상태로, 작은 주먹과 몇십톤이나 되는 철덩어리가 격돌하는것이다.
그 결과는 말할것도없다.
......였을, 터였다.
◇
승리를 확신한 차장이 다음순간 정신이 들었을때는, 불타는 전차옆에 다른 전차병과 함께 돗자리위에 나란히놓여있었다.
전차 앞쪽이 크게 패여있는데, 조종사는 기절해있지만 오체만족상태로 누워자고있다. 왠지 바지를 입고있지않지만, 잘린것 아닌것같다.
"일어난거에요? 포치는 항복을 권고하는거에요"
"알았다, 항복한다. 내 숙부는 원로원에 계신다. 몸값요구는 원로원앞으로 부탁한다."
견인처럼 꼬리를 흔드는 도마뱀인 아이의 항복권고를 받아들였다.
저렇게 불타고있으면, 과학을 모르는 나라의 사람들에게는 원리를 이해할수있지 않겠지, 라고 판단한것같다.
"......하나 물어봐도 되겠나"
"전쟁은 벌써 끝난거에요. 하나정도는 상관없는거에요?"
"어떻게 우리들이 탄것을 부쉈나?"
"물론, 이 단련된 강철같은 육체인게 당연한거에요!"
아무리봐도 강철로는 보이지않는 말랑말랑한 손.....수인의 손?
차장이 다시봤을때에는, 도마뱀인의 손으로 돌아와있다.
"장갑을 벗고있은채였다는걸 깜빡한거에요. 하마터면 정체를 들킬뻔한거에요. 정의의 아군은 정체불명인게 좋은거에요. 비밀을 알게된 사람은 히도 눈물도 얼어붙는 비참한 지옥이 기다리고있는거에요?"
반짝 하고 빛나는 눈동자에, 차장은 보지못했다며 고개를 붕붕 젓는다.
"......보지않았으면 괜찮은거에요"
차장이 이야기를 얼버무리기위해, 조금전의 이야기로 억지로 화제전환했다.
"마력?"
"그래, 마력을 봉인한 장소에서 어떻게해서"
"그런건 간단한거에요! 마봅무혀공간에서 싸우는건, 초보중에 초보적인거에요. 그것도못하면 미궁하층에서 로퍼인 롯군에게 노리개삼아지는거에요"
끄덕끄덕 끄덕이는 도마뱀의 인형옷을 입은 견인의 아이에게, 차장이 메마른 웃음을 짓는다.
아무래도, 세상에는 그의 상식밖의 존재가 있는것같다.
이렇게, 과학병기가 첫투입된 족제비제국 VS 마키와왕국의 싸움은, 불합리한 판타지세력의 승리로 끝났다.
그 날, 마키와왕국을 구한 수수께끼의 용시가들의 정체는 수수께끼에 쌓인채, 누구에게도 알려지는일은 없었다.
그리고, 유일하게 정체의 편린을 잡았던 차장은, 그 비밀을 무덤까지 가지고간것같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