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입니다. 수험이라던지, 첫데이트라던지, 준비를 하면 할수록 불안해지는건 자주 있는 일입니다. 아주 조금 걱정을 버리는걸 배운뒤로는, 그런 불안도 조금 익숙해진것같은 기분이듭니다.
◇
"안녕하세요, 마중하러 왔습니다."
미묘하게 그늘진 미소로 제나씨가 아침인사를 건네왔다.
요즘, 너무 바빠서 제나씨와 충분히 이야기하지못하고있는것같은 기분이든다.
영창의 보주가 손에 들어와 일단락되면, 제나씨나 세라를 불러서 왕도근교에 피크닉이라고 가도록해야지. 우리 아이들도 기뻐할거다.
오늘의 제나대는 아리사와 미아를 왕성까지 보내는 호위다.
사실은 나도 초대받았지만, '영창의 보주'가 출품되는 옥션 3일째 쪽이 중요하기에, 컨디션불량을 이유로 결석하는걸로했다.
현관홀에는, 어딘가의 아가씨같이 귀여운 드레스를 입은 아리사가 의기양양한 얼굴로 포즈를 취하고있다.
가볍게 칭찬해주면서, 어제의 일에대해 물어올때의 대응법을 이야기한다.
"......그럼, 우리들은 자세한일은 모르는걸로 밀고나가면 되는거네?"
"그래, 그걸로 좋아."
아리사의 확인에 나는 고개를 끄덕여 긍정했다.
"준비만단"
그때 한껏 멋을낸 미아가 현관홀로 내려왔다.
나와 눈이 맞자 빙글하고 그 자리에서 돌아보였다.
귀엽다고 감상을 말하자 '응' 이라고 만족한듯 답했다.
"그럼, 다녀올게. 뭔가 전하한테 전해야할일은없어?"
"딱히 없어.......결석의 사과만 전해줘."
"응, 알았어. 그쪽도 힘내!"
아리사의 격려에 끄덕이고, 제나씨들에게 아리사와 미아를 부탁해 배웅했다.
"모두의 오늘 예정은?"
거실로 돌아가 다른 아이들의 예정을 확인한다.
오늘은 아리사와 미아가 없어서, 미궁에 원정은 안된다.
"저는 어제 요리의 복습을 하고싶어서, 주방에 머물거에요."
루루가 기합 가득한 얼굴로 선언했다.
어젯밤 보르에난 숲의 나무위 집에서도 부엌칼을 흔들고 있었다는것같다.
"오늘은 학교에 가고싶은거에요."
"헤~무온대~"
"맞는거에요. 헤이무대선생님과 연습이 있는거에요."
두근두근하는 얼굴로 목검을 흔드는 두사람에게 '위험하니까 마인포는 사용하지 않도록' 이라고 말해두었다.
최근엔 나무마검도 아닌 목검으로 마인을 낼수있게 되었으니까, 방심할수없다.
"제가 동행해서 두사람이 실패하지않게 지켜보겠습니다."
"리자가 그래준다면 안심이야. 부탁해."
"미력을 다하겠습니다."
오히려, 리자와 헤임경의 싸움으로 발전할것같은 기분도 들지만, 아무래도 그건 자중해주겠지.
"우리(보쿠)들은 언제나처럼 학교에 갈거에요."
크로우와 시로 두사람은 학교를 좋아하는것같고, 이대로 왕도의 학교에 다니게하는것도 좋을지도 모르겠다.
장래엔 미궁도시의 육성학교에서 교편을 잡게하는것도 좋을지도.
"크로우, 말투"
"......저희(와타시)들은"
시로에게 지도받아 크로우가 1인칭을 수정한다.
아마도, 둘과 사이좋아진 귀족아가씨들에게, 여자아이가 '나(보쿠)' 라고 말하는건 이상하다고 지적받은거겠지.
"나나는 어쩔래?"
"수업참관을 희망합니다. 마스터, 허가를."
......수업참관?
시가왕국에도 그런 이벤트가 있는건가?
학교측이 받아들일 태세가 되어있는지 모르기에, 알고있을것같은 집사에게 확인해보았다.
"수업참관이라는 말은 모르겠습니다만, 친권자의 견학은 받고 있을것입니다."
"허가신청은 어떻게하면 될까?"
"미리 알려두면 문제없습니다. 오늘 참가하신다면, 편지를 들려 메이드를 파견해두겠습니다."
"부탁할게"
여전히 눈치빠른 하인이다.
편지의 대필도 집사가 해주었다.
아이들이 나가는걸 배웅하고, 침실로 돌아가 꾀병준비를 하려고 생각했더니, 테니온신전의 세라에게서 편지가 도착했다.
아마도, 어제 왕성에서 들었던 예언 이야기겠지.
세라 본인이 내방할만한 것이지만, 그녀는 왕도의 테니온신전의 훌륭한 사람과 함께, 왕성의 알현실에 있다는듯하다.
페이퍼나이프로 개봉해 읽으니.......
"불고리가 세계를 둘러싸고, 달이 눈을 뜬다."
......라고 세라가 본 예언의 구절이 쓰여있었다.
문장의 '달' 이라는 단어와 '눈을 뜬다' 라는 키워드에서, 마신의 부활을 상상했지만, 어제 들은 '잔이 깨어지고, 가짜왕이 태어난다." 와는 의미가 너무 동떨어져있다.
무엇보다, 정말로 마신이 부활한다면, 모든 신이 같은 경고를 보냈을거다.
태산명동 서일필 (태산을 진동시키고 요란하게 하더니 겨우 쥐 한마리 잡는다)이라고도 말하고, 고작해야 금환일식 같은거겠지.
과학이 진보되지않은 세계라면, 일식이나 월식은 천변지이취급일테니까.
나는 세라에게 감사의 편지를 써서 메이드에게 전해주고, 누가와도 들여보내지않도록 시키고 방안에 틀어박혔다.
자그럼, 슬슬 나가볼까.
◇
"쿠로님, 기다리고있었습니다!"
지배인이 활기띈 미성으로 마중나와 주었다.
오늘은 언제나의 샤프한 여사장풍드레스가아닌, 보통 귀족아가씨같은 맵시있는 드레스다.
어제 다도회러쉬때 만났던 백작영양이 자랑하던 드레스와 비슷하다.
확인해보니, 같은 공방 선생의 작품같다.
한벌에 금화 30장이라는 터무니없는 가격같지만, 지배인의 연봉이라면 여유겠지.
"자아! 갑시다!"
"기다리세요......."
흰 장갑을 낀손으로 나와 팔짱을 낀 지배인을, 티파리자의 영리한 목소리가 제지한다.
"......지배인, 재상각하에게서 온 보고를 전하는걸 잊었습니다."
"아, 알고있어요."
얼음같은 시선을 받고, 지배인이 엣헴하고 헛기침을 한다.
"옥션회장의 귀족석에 도착하면, 말할 예정이었습니다."
"사실은 쿠로님과 데이트할수있어 들뜨는바람에 잊어버린거겠죠?"
지배인의 변명을 방 입구에서 얼굴을 내민 간부아가씨가 놀렸다.
그녀는 지배인의 날카로운 시선을 받고 '무셔무셔' 라고 익살스레말하면서, 옆의 회계부실로 향했다.
지배인이 붉은 얼굴로 손을 꼼지락거리고있어서 곤란하다.
......정말이지.
이제부터 전장(옥션)에 가는건데, 진지함이 부족하다.
"들뜨는건 임무를 끝내고해라."
"네, 넷! 성심성의를 다해 모시겠습니다!"
야단쳤는데, 왠지 지배인의 얼굴이 아까보다도 붉게물들어있다.
미묘하게 '임무'를 오해하고있는것같다.
"쿠로님, 외람되오나 제가 보고하겠습니다. 어젯밤, 재상각하에게서......"
티파리자가 지배인이 입을 벌릴틈을주지않고, 술술 어젯밤의 예언이야기를 내게 전했다.
제대로, 예언의 해석에대해서도 누구의 발언인지를 명시한뒤 이야기해주었다.
아쉽지만, 새로운 정보는 없는것같다.
나는 티파리자에게 수고했다고 말한뒤, 지배인과 함께 옥션회장으로 향했다.
옥션담당 간부들은 앞서 회장에서 대기하고있을터다.
◇
"기다리고있었습니다. 재상각하에게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출품용 보주의 제출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아이템박스에서 꺼낸 보주를 옥션회장 책임자에게 건넨다.
물론, 마족소환같은 위험한 3개의 보주는 출품대상이 아니기에 가지고있는채다.
........잘 기다리고있으렴. 오늘 오후엔 내것이 될테니까.
책임자의 손에들림 '영창'의 보주에게 말을 걸었다.
물론, 대답을 해줄리는 없다.
책임자가 옆의 감정스킬가진자에게.......
"무, 무슨짓을."
벽에 박힌 감정인을 보고, 책임자의 얼굴이 경련한다.
흠, 설명이 필요한건가.
"그 남자는 도적이다. 가슴팍에 매달려있는 위장 마법도구를 가져다, 저 남자에게 감정시켜봐라."
내 말을 의심하면서도, 책임자가 다른 한명의 감정인에게 지시한다.
"이, 이것은 '직업변경' 마법도구입니다. 부, 분명히 미츠쿠니공작가의 분께서 말씀하신대로, 이 남자는 도적입니다."
"그런! 신원이 확실한 사람만 고용했을텐데......"
변명하고있는 책임자와 달리, 주변 사람들은 척척 도적을 구속해 방에서 끌어내고있다.
조금 너무한 감이 없잖아있지만, 도적상대로 자비는 필요없다.
맞다 또 있을지도 모르겠다.
옥션회장주변을 맵검색해보자.
하나, 둘, 셋......
......빌어먹을, 해충놈들.
내 '영창의 보주'를 노리고 이런 장소까지 기어들어 온걸 후회하게 해주마.
목숨까진 뺏지않겠지만, 보름은 유동식밖에 먹지못하는 몸으로 만들어주마.
"다른 해충도 처리해두겠다."
나는 그렇게 선언한뒤, 표적까지의 경로를 확인한다. 닫혀있는 문은 '원견(클레어보이안스)' 과 '이력의 손(매직 핸드)' 마법으로 열어 진로를 확보했다.
더미영창을 붙인 '유도기절탄(리모트 스턴)'을 발사해 옥션회장을 청소한다.
효적이외의 피해가 없도록, 통로의 천장부근을 코스로 선택해 날렸다.
맵으로 유도기절탄이 차례차례 착탄해가는걸 알수있었다.
두사람정도 초탄을 피한것같지만, 그건 쓸데없는 저항에 지나지않는다.
실제로 2발째이후가 차례차례 착탄해 해충들의 의식을 빼았아다.
후후후, 악은 사라졌다.
"쿠, 쿠로님?"
"괜찮다. 이정도는, 상정 범위안이야."
걱정하는듯한 지배인에게, 안심하도록 미소를 보냈다.
"이야?"
지배인이 이상하다는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망했다......쿠로답지않은 원래 말투가 나와버렸다.
"사소한 일에 신경쓰지마라."
"네, 네......"
좀더 쿨하게 가지않으면......
나는 놀라서 얼이빠진채인 사람들을 둘러본다.
책임자는 입을 뻐끔뻐끔거릴뿐 멍하니 서있을뿐이어서, 좀더 잘 움직일것같은 현장책임자에게 말을 걸었다.
"뭘 멍하니있나. 2층에 2명, 창고에 2명, 지하실의 금고실앞에 1명이다. 빨리 움직여서 붙잡아와라."
"네, 넵!"
현장책임자는 주변의 부하에게 명령해 포박해오게 시키고는, 스스로도 금고실쪽을향해 달려갔다.
정말이지, 사전 청소는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
영창의 보주가 금고실에 수납되는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뒤, 우리들은 안내양에게 안내받아 상급귀족용 참가자대기실로 향했다.
그리고, 안내양에게 회장안에서 마법사용은 엄금이라고 주의받았다.
◇
"......이상이 옥션에서 입찰 순서가 됩니다."
설명은 길었지만, 딱히 특별한 일은 없었다.
드물다고 생각한점은, 사전에 입찰가능금액을 신고하고 '그 금액을 넘어선 입찰은 할수없다' 라는것 정도겠지.
'무언가 질문은 없으신가요?"
"낙찰한 물건은 바로 받을수있는가?"
묻고싶은건 여러가지있지만, 제일 중요한일을 확인한다.
"아니요, 옥션사이에있는 휴식시간에 1층의 인도소에서 받으실수있습니다. 인도후의 경비는 낙찰자측이 담당해야하니, 주의해주세요."
대기실까지 낙찰품을 가져다주지않는건 방범을 위한것같다.
옥션은 2시간의 입찰과 1시간의 휴식시간을 1단위로 3부까지 진행해, 합계 9시간개최된다.
처음 설명을 들었을때 휴식시간이 길다고 생각했는데, 거기에는 적당한 이유가 있었던것같다.
콩콩 하고 눈을 노크하고, 경비원을 거느린 여성이 들어왔다.
"공인감정사가 온것같습니다. 그럼 실례지만, 입찰용 화폐의 제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내양이 재촉했기에, 아이템박스를 열어 금화가 들어있는 자루를 꺼냈다.
차곡차곡 테이블위에 나란히 놓아간다. 1개에 금화 백장들이다.
"굉장해......"
"과연 신흥이라해도 공작가네요."
대기실 벽근처에서 대기하는 메이드들이 작은 목소리로 소근소근 이야기하는것을, 엿듣기 스킬이 잡아냈다.
나는 신경쓰지않고 금화자루를 책상에 쌓아간다.
"에......"
"저, 저기......"
안내양이나 공인감정사까지 놀라는 표정을 띄고있다.
이정도는 매일 보고있을텐데.....이상한 녀석들이다.
금화자루에 책상이 버티지못할것같아져서, 두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책상 다리가 부러질것같다. 남은건 바닥에 놓아도 상관없나?"
안내양도 공인감정사도, 그리고 그 뒤의 경비원들까지 입을 떡 벌린채 대답이없다.
YES인가 NO인가정도는 즉답해줬으면 좋겠다.
침묵은 YES라고 해석하고, 금화자루를 척척척 바닥에 놓고있자, 겨우 안내양이 재기동했다.
"기, 기다려주세요!"
"뭐냐? 바닥은 안되는거냐?"
"아뇨, 그게아니라!"
상류사회분위기였던 안내양이, 나이에 맞는 얼굴로 팔을 붕부 흔든다.
귀엽긴하지만, 직무적으로는 안되는거아냐?
"도대체, 금화몇장을 준비하신겁니까?"
"일단, 30만장정도다만?"
모자라면 스토리지에 있는 프루제국 금화 1000만장이 기다리고 있다구?
"도, 도시라도 낙찰하실 생각이십니까!"
.......호들갑떨기는.
"진정하세요. 당신의 태도는 예의가 없습니다."
"죄, 죄송합니다........"
지배인에게 타일러진 안내양이 시들었다.
"어찌되었든, 제게 이렇게 많이 감정하는건 불가능합니다. 몇개정도 뽑아 임의검사를 하겠으니, 그뒤에 신고하신 금액에 해당하는 표를 내어드리겠습니다."
공인감정사가 그렇게 말하고, 3개정도 자루를 골라 감정을 했다.
결국, 금화자루 300개, 합계 금화 3만장밖에 보여주지않았는데도, 금화 1만장에 해당하는 입찰용 표를 30개 받게되었다.
이 표를 게시하면서, 입찰용 확성기에 금액을 말하는것같다.
공인감정사가 가져온 금화 1만장 표는 5장밖에 없어서, 남은 25장은 나중에 방으로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기다리길 1시간.
옥션 3일째개시의 안내가 관내방송으로 흘러나왔다.
"....그럼, 가자."
"네, 쿠로님"
나는 지배인의 손을 잡고, 대기실에서 이어지는 옥션회장 귀빈석으로 발을 옮겼다.
드디어, 옥션(전투) 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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