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연재판] 데스마치에서 시작되는 이세계 광상곡 13-21장

13-21 왕녀의 다도회


사토입니다. 평소과묵한 사람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라면 수다스럽게 말하게됩니다. 까다로운 사람과 친해지려면,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것부터 시작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초대해주셔서 찾아뵙게되었습니다......"

시가왕국 제6왕녀 시스티나의 앞에서 신하의 예를 취하며 인사를 올렸다.

다도회에 온것은 아리사와 미아와 나의 3명뿐이다.

짐승아이들과 나나의 4명은  미궁에 가있다. 오랜만에 몸을 움직이고싶다고 부탁받아서 아침일찍 미궁상층부의 수산물 에리어에 보내주었다. 물론, 조리도구를 가진 루루도 함께다.
그리고, 크로우와 시로는 언제나처럼 왕립학원에, 히카루에게는 신소년의 감시임무를 부탁해두었다.

나는 인사를 마치고, 예의에 벗어나지않게 주의해 방안의 상태를 시야에 담았다.

대국의 공주님의 방인만큼, 근시 시녀나 메이드가 8명이나 모여있다.
어느 하인도 미인뿐이다.

"어서오세요 펜드래곤 자작, 환영합니다. 아리사와 미아님도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시스티나님. 전에 이야기했던 과자를 가져왔습니다. 냉장 마법장치에 넣어왔으니, 빨리 드셔주세요."
"안녕"

아리사가 말하는 과자는 크레이프다.
딸기와 루루열매와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어서, 녹기않게하기위해 냉장 마법장치까지 만드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내 가짜이름중하나, 토리스메기스토스 명의로 해두었다.

왕녀의 다도회에 초대받은건 처음이라, 자작으로서 과부족하지않을만캄 선물도 따로 준비했다.

아리사에게 들은 왕녀의 기호에 맞춰, 꽃의 향기가 나는 편지지나 쓰는맛을 추구한 자작의 상질의 종이, 수석을 사용한 잉크가 필요없는 펜에, 사용자 자물쇠가 달린 문갑등.
어느것도 왕녀가 사용하기에 맞을만한 가련한 장식이 미켈란젤로 명의로 세겨져있다. 반시간정도로 마무리한것치고는 꽤 잘 되있다.

거기다 여섯색의 포스트잇도 덤으로 줘보았다. 아리사나 미아의 마음에 들었으니, 연구자라면 기뻐할거다.

왕녀의 근시에게도, 과자류나 향수같은 소모품을 보냈다.
아리사나 미아가 신세를 지고있으니까, 이 정도는 괜찮겠지.

"저렇게 작은 냉장장치같은건 처음봅니다. 혹시, 펜드래곤자작이 만드셨나요?"

왕녀가 기대에찬눈으로 보며 물어왔지만, YES라고 말할수는 없다.

"아니요, 토리스메기스토스씨의 작품입니다."
"신진기예의 수수께끼 마법도구기사의 이름이네요. 분명 에치고야상회소속인분이었죠"
"잘 알고계시네요, 제 어용상인이 손에 넣어주었습니다. 과자를 지참할때 소중히 사용하고있습니다."

나와 왕녀의 이야기를 듣고, 왕녀의 시녀중 한명이 희미하게 낙담한 표정을 보였다.
소형 냉장마법장치는 편리하니까, 옆에 두고싶었던거겠지.
사용자의 마력을 사용하는 펜이나 문갑과 달리, 냉장마법장비에는 마력원인 현자의 돌을 가공한 홍화를 사용하고있어서 양보해줄순없다.

왕녀의 권유받아, 소파에 앉자 전속 악사들이 부드럽고 세련된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미아가 악사들에게 흥미를 가진것같았는데, 아리사에게 재촉받아 내 옆에 털썩 앉았다.

왕녀가 소파옆에있던 수정기둥같은 마법도구를 만지자, 우리들이나 왕녀의 주위를 바람이 막아, 악사들의 연주가 들리지않게되었다.

"방청장치를 사용했으니, 이제 편하게 말해도 괜찮아"
"고마워, 티나님"
"응"
"펜드래곤 자작도, 좀더 편하게 대해주세요"

왕녀가 편한 말투로 바뀌었다.

과연, 편하게 터놓는 자리라는건가.
아리사와 미아는 시스티나 왕녀와 사이좋게 지내고있는 모양이다.

어째 모처럼의 음악도, 마법도구의 기능확인용일 뿐인것같다.

"그래서 펜드래곤자작......"
"저는 사토라 하셔도 괜찮습니다."

내 가명은 조금 부르기 힘들기에, 말하기 편한쪽으로 괜찮다고 말했다.

왜인지 좌우에 앉아있는 미아와 아리사가 내 팔에 꾸욱꾸욱 머리를 눌러왔지만, 팔을 빼 톡톡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이상한 행동을 멈춰주었다.

"그럼, 사토경. 오유고크공작령에서 당신이 만든 불꽃(파이어 웍스)나 환영불꽃(파이어 웍스 일루젼)의 이야기를 해주시지 않겠어요?"
"네, 좋습니다. 용사 하야토님의 고향에 있는 화약을 사용한 불꽃의 이야기를 들은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속임수 스킬이 활약해주어서, 무난한 주문창작 이야기를 꾸며내는 일에 성공했다......

.......였을 터였는데......

"그렇담! 역시, 불꽃은 사토님이 만드신거군요!"

왕녀가 기쁜듯 가슴앞에서 손가락을 꼬며, 동경의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망했다.
왕조 야마토의 고대문헌을 발견하고, 복원한 것으로 했어야 했을지도.

아니, 공도에서도 내 작품이라고 알려져있으니까, 거짓말을 해도 들통났으려나.

"응, 천재"

미아가 끄덕끄덕 수긍한다.

그뒤, 시녀씨들이 차와 과자를 가져다 주었을때 잠시 중단 되었지만, 4명이서 마술이야기의 꽃을 피웠다.

금서고에서 만났을때의 과묵한 왕녀와 동일인물이라고 생각되지않을정도로, 수다스럽게 마술이나 주문의 지식을 개진하거나, 아리사나 미아와 마술론에대해 싸우거나했다.

어느새 2시간정도 지났는데도, 그 기세가 사그라들지 않는다.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이야기를하는 아키바전사같다.



아리사경유로 의뢰받은 주문을 내어줄까 거절할까 고민했지만, 시스티나 왕녀라면 이상한 일에는 사용하지 않겠지, 라고 생각하고 가져온 주문서를 꺼냈다.
이게 원일으로 귀찮은 일에 말려들어도, 나나시경유로 어떻게든 할수있을테니까.

"이건, 설마!"
"네, 마침 적당한 주문이 있어서, 그걸 조금 고쳐서 요망하신 사양에 만족하는 것을 준비해보았습니다."

은접시위에 물을 채우고, 거기에 색이 짙은 과즙을 넣는다.
목제 머들러같은 봉으로 섞은 뒤에, 미아에게 부탁해 주문을 사용해 달라고했다.

"■■■■ ■ ■ ■■ ■■■ 이액분리(리무브 디퍼런트 워터)"

접시위의 혼합액이 서서히 나뉘어간다.
최종적으로, 왼쪽에 물, 오른쪽에 농도가 짙어진 과즙이 모였다. 이대로 방치하면 다시 섞여버리겠지만, 실험용 주문으로선 충분하겠지.

무슨 용도로 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요리같은게 사용하면 편리할지도 모르겠다.

"굉장해! 사토님, 굉장합니다!"

흥분한 왕녀가 테이블위에서 내 손을 감싸안았다.
랄까, 조금전부터 내 이름에 님을 붙이고있다.

"원래 과즙과는 조금 색이 다르네."
"응, 농축"

아리사와 미아가 팔짱을 끼고 마법효과를 논평하고있다.

그밖에도 공간마법을 이용한 주문이나 번개마법을 이용한 주문도 만들어보았지만, 전자는 분자픽업에 용량을 잡아먹어 상급마법이 되어버렸고, 후자는 이온화경향을 이용한 주문이었기에 과즙이 분해되버려 필요조건을 만족하지 못했다.

결국, 물마법의 삼투압을 이용한 이 주문이 제일 코스트 퍼포먼스가 좋았다.

"전하는 이 주문을 어디에 사용하시려하시나요?"
"......웃지않는다고 약속해주시겠어요?"

나의 가벼운 물음에, 왕녀의 심각한듯한 말이 돌아왔다.

"네, 물론"

나는 즉답했지만, 왕녀는 무언가를 망설이고 있는것같다.

"괜찮아, 주인님은 진지한 사람을 비웃거나하지않아."
"응, 문제없어"

그런 왕녀를 보고, 아리사와 미아가 지원한다.
그걸로 마음을 굳힌건지, 왕녀는 마음을 정한듯 입을 열었다.

"저는 마물을 보통 생물로 되돌리는 방법을 연구하고있습니다."

그런 충격적인 말로, 왕녀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마물은 장기가 괴어있는곳에서 태어난다는 설은 알고계신가요?"
"네, 알고있습니다."
"어릴적 그 이야기를 들은 저는 '장기가 생물을 마물로 바꾼다면, 그 반대도 가능한게 아닐까?' 라는 의문을 품게되어버렸습니다......"

그거라면 나도 생각해본적이 있다.

지금까지 읽은 책에선 불가역변화라 정해놓고있었지만, 마법이라면 원래대로 돌릴수있는게 아닐까하고 지금도 그리 생각하고있다.
실제로 마인약으로 마물로 변화를 시작한 사람에게서 잉여마력을 뽑아내서, 변화를 멈춘일도 있고.

적어도, 변화직후라면 체내장기를 뽑아내는걸로 원래 생물로 돌릴수있다고 생각한다.

장기를 직접조각해서 마물로 만들어내는 어둠마법이 있는것같기에, 그 주문을 입수하면 가능할거라 생각한다.
시가왕국의 금서고에는 찾을수 없었기에, 미궁하층의 진조 반이나 박식한 무쿠로가 알고있지않은지 물어보는것도 좋을것같다.

왕녀는 '마물을 보통 생물로 되돌린다' 를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이번같은 분리 마법을 조사하고있었던것같다.

"......마물에게서 장기를 뽑아 원래 생물로 되돌릴수있다면, 사람의 생활권은 더욱 넓혀져, 평민들도 풍족히 살수있는 세계가 올것, 이라고 저는 생각하고있습니다."

도중까지는 왕녀의 이야기에 동감할수있었지만, 마지막 부분은 조금 동의할수없다.
만약, 사람이 세계의 패자가 된다면, 사람끼리 대전쟁을 일으킬게 분명하다.

그리고 마물이 신들에 의해 배치된 전쟁의 억지력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근본적으로 소멸시키는것은 신들의 금기를 건드릴것같다고 생각된다.

거기다, 한마리의 마물을 원래 생물로 되돌린다고해도, 세계 전체의 마물을 소멸시키는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생활권을 넓히려한다면 마물을 쫓아내는 결계의 연구를 하는 쪽이 효과가 좋을것같다.

"그건 멋진 생각이네요."

그래도 분위기를 읽고, 왕녀의 숭고한 사상을 긍정해주었다.
적어도 전반부는 동의할수있고.

 그리고, 괜히 반론해서 왕녀가 비뚤어진 방향으로 가게되도 곤란하다.
이해자부재의 상태라면 '자유의 날개' 잔당같은게 꼬일것같고, 속아서 마족의 음모에 가담하게되는건 아닐까 걱정되는거다.

"다행이다......"

내 감상을 듣고, 왕녀가 조용히 중얼거리며 어깨의 힘을 뺐다.
역시, 자기주장을 들은 상대방에게 부정당하는게 무서웠던 모양이다.

"실현하는것은 어려울거라 생각하지만, 연구결과는 후세에 남습니다. 언젠가 꽃 피울것을 바라며, 연구를 거듭 쌓아나가는게 좋겠지요."
"네! 사토님!"

잘 포장해서 '쓸데없는 일을하는것같지만, 장래 누군가의 연구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고 말한거지만, 왕녀의 심금을 울리게한건지 반짝반짝하는 눈동자로 바라보아져버렸다.

무엇보다, 아리사와 미아의 시선이 날카롭다.
방청장치 저편에서 대기하는 시녀들의 시선이 찌르는것같다.

자, 이 자리를 어떻게해야할까......

댓글 1개:

  1. 짐승아이들은 뭔가 쫌 그러네 웹연재본에선 진짜 동물이긴한데 쫌 그러네 서적판에 동물귀로 익숙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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