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연재판] 데스마치에서 시작되는 이세계 광상곡 -막간:제나대의 여로(3)

막간:제나대의 여로(3)


――그건, 용.

인간으로선 결코 이길 수 없는 상대.

왕도의 성기사단을 동원하여도 내쫓는것이 겨우인 존재.

몸의 크기로보아 하급용이겠지만, 그런 분류같은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싸우면 반드시 지겠지――아니, 전투도 성립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유린당할게 틀림없다.

그게 안개속에서 유유히 모습을 드러내어, 우리들을 노려본다.
단지 그것만으로, 우리들은 숨을 쉬는것조차 잊고 몸을 움츠려버리고, 행동하지도 못한다.

시간으로 보자면 약간이였겠지만, 나에겐 지금까지의 인생보다도 길게 느껴졌다.
용이 흥미를 잃은듯이, 시선을 우리들과 시체가된 하피의 사이를 왕복시켜, 다시 안개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안도에 힘이 풀릴것같았지만, 약간의 소리로 용의 주의를 끌어버릴지도 모른다. 이빨을 꾹물고 견딘다.

용이 몸의 방향을 바꾸려고한, 그때――


――새로운 난입자가 나타난것이다.

『여어, 여어! 나는 바로! 시가 왕국이라하면 빼놓을 수 없는, 시가 8검의 제 4석「질풍」의 트렐! 지금 이곳에, 용과의 진지한 승부를 바란다!』

그는 와이번에 타고 상공을 선회하면서, 용에게 자신의 이름을 대기 시작했다.
시가 8검이라고하면, 시가 왕국 최강의 전사들이다. 와이번에 기승하는 트렐경의 손엔, 랜스보다도 긴 마법의 무기가 쥐여져있는 듯 하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나쁘다.
그야말로, 세류시의 성에 나타난 상급마족과 단독으로 싸울만한 것이다. 그때도 은가면의 용사님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우리들은 누구한명 살아남지 못하였겠지.

용은, 한순간만 힘을 담고서, 쿵하고 공중으로 도움닫기도 없이 뛰어올랐다.
뛰어오를때에 보인 용의 눈이, 장난기 많은 아이같이 빛나는 듯이 보인건, 분명 기분탓이겠지.

「어이, 리리오! 이틈에 도망가자. 그쪽의 분대장도」

뒤쪽에서 두 팔을 잡혀 당겨졌다.

그곳엔, 어느새에 나타난건가, 가죽갑옷 모습의 존씨가 있었다.
뒤쪽엔 미트라고 불린 여성이,「잠깐 장보러 왔습니다」라는 듯한 평상복으로, 눈이 마주친 나에게 손을 흔들고있다. 아무리 그래도 신발은 여행용 부츠이지만, 이런 장소까지 저런 모습으로 용케 온 것이다.

「어이, 분대장?!」
「맞아요, 전원 퇴각! 바위뒤로!」

의아하다는 듯 묻는 존씨의 말로 제정신을 차리고, 모두에게 지시를 내렸다.





상공에선, 용이 트렐 경과 장난치듯이 싸우고있다. 마치, 쥐로 노는 고양이같다.
그틈에 우리들은, 존씨에게 안내받아 마른 골짜기의 바위벽에 만들어진 균열에 피난할 수 있었다.

「정말이지, 전에 왔을때엔 용같은건 없었다고?」
「어머? 드래곤이 있다는 소문이라면 거리에 널려있었잖아」
「그건, 고개 위에 있던 귤 좋아하는 아룡쪽이다」
「그러니까? 고개 위에 아룡을 쫓아낸 존재를 상정해야지」

눈앞에서 존씨와 미트씨가 경쾌하게 수다를 떨고있는데, 그것에 참가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회복되어있지 않다. 실제로 리리오는 불쾌하게 둘의 대화를 바라볼 뿐, 참가할 기미도 없을 정도이니까.

술래잡기에 질린건가, 용이 와이번을 지면에 떨궜다.
추락한 와이번이, 마른 나무를 쓸어버리면서 이쪽을 향해 지면을 굴러온다.

「어이어이, 이쪽으로 오지 말라고」
「어머머, 저 와이번, 이제 날 수 없지 않아?」

미트씨의 말대로, 와이번의 한쪽 날개를 지지하는 팔이 중간에서 꺾여 심한 상태가되어있다.
고위의 치료 마법이라도 걸지 않는 한, 이제 날 수 없겠지.

와이번이 충격을 흡수해준것인가, 그 등에서 날려진 트렐 경은, 피를 흘리고있지만 제대로된 발걸음으로 장창을 쥔다.

『용이여! 나의 인생 모든것을 이 창에 걸겠노라! 전사들이여, 나의 공훈을 전해다오!』

트렐경의 장창이 붉은 빛을 띄고, 끝에 빛으로 만들어진 날이 생겼다.
저건, 혹시――

「마인이네」
「저게........」

미트씨의 견해를 듣고서, 존씨가 숨을 삼키고 침묵하였다.
마인이라고하면, 세류백작령에서도 두명밖에 사용하는 자가 없는 깊은 곳에 존재하는 심오한 기술이다.

『간다! 마인천공격!』

대포의 탄같이 뛰쳐나간 트렐 경이, 장창을 쥐고 용에게 돌격한다. 그가 발을 디딘 지면이 패이고, 흙먼지가 뒤쪽에 뿜어져나왔다.
붉은 잔광을 하얀 안개에 남기면서, 장창이 용에게 빨려들어가듯이 박힌다.

이거라면, 용의 비늘도 뚫을게 틀림없다!창의 끝이, 용의 표면에서 격렬하게 불꽃을 튀긴다. 그런데, 창끝은 비늘에조차 닿지 않는다. 어느샌가 용의 비늘 바로앞에 생긴, 미늘갑옷같은 빛의 방어막에 막혀버린 듯 하다.

『아직이다아?!』

트렐경의 날카로운 기합에 호응하여, 장창의 표면을 덮고있던 붉은 빛이 짜내지듯이 끝에 모이고, 용의 방어막에 약간의 균열을 만들었다.

「쩔어어」
「할아버지, 굉장하잖아」

미트씨가 옆에서, 작게 짝짝하고 박수를 치고있다. 어째서, 이 사람은 이렇게 느긋한걸까.

『GROUUU?』

용이 작게 고개를 갸웃이고, 자신의 비늘에서 멈춘 창을 날벌레라도 쫓는듯이 배제해버렸다. 갑자기 자신의 손에서 사라진 장창에 한순간 반응이 늦어져버린 트렐경을, 용의 손이 튕겨낸다.
트렐 경은, 방금의 와이번과 똑같이 지면을 굴러서 정신을 못차리고있는 모양이다. 그는 레벨 40을 넘는 맹자일터인데, 그런 그를 이정도로 아이취급하다니.......

용은 트렐경에게 걸어가, 손가락으로 찌르며 반응을 보고있다.

「제나땅은, 치유마법 쓸 수 있어?」
「ㄴ, 네, 간단한거라면」

미트씨의 별난 호칭이 신경쓰이지만, 지금은 그럴때가 아니다.

「상급의『큐어 스트림』이라던가는?」
「죄송해요, 중급까지밖에.....」
「그래, 그럼 골절의 치료는 무리네」

미트씨는, 내 말에 낙담한 듯한 모습도 없이, 한동안 생각하고서 밝은 웃음으로 예상외의 말을 고하고 걸어나갔다.

「그럼, 하는 수? 없나. 모두는 여기에 숨어있어」
「어이, 미트할멈. 늙은이가 젊은이 행세를 하면――」
「나쁜 입은, 이걸까나~?」
「――젊고 아름다운 누님, 실언이였습니다」

숨은 장소에서 느긋하게 나가는 미트씨의 뒤를, 존씨가 따라가려고하였지만, 리리오가 서둘러서 그의 팔을 가슴에 안고 막는다. 나도 작게 미트씨를 막았지만, 그녀는 웃는 얼굴로「괜찮으니까, 보고있어」라 말하고 가버렸다.

「거기의 드래곤 구?운. 시합 종료에요~ 할아버지는 이제 싸울 수 없으니까, 후지산 산맥에 돌아가주지 않을래?」
「ZUGOOOUN」
「어머, 역시 안돼?」

그녀는, 곁에 나타난 검은 구멍에서, 하나의 봉을 꺼냈다.
저건 지팡이? 그게 아니면 플레일일까?「하는 수 없네. 그럼, 제 2라운드의 상대를 해줄게」

그녀의 주변에, 술리마법으로 만들어진 듯한 투명한 날이나 판같은 것이 나타난다. 그것들은 그녀를 지키는 방패같이, 그리도 외적을 배제하는 창과같이 주위에 떠서, 생물같이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마치, 왕조님의 전설에 나오는 듯한, 공방 일체의 상급마법 같다――마법? 그러고보니, 주문은 언제 외웠지?「조금 떨어질게!」

미트씨에게서 쏘아진 보이지 않는 마법의 포탄의 비가, 용의 표면에 튕겨나간다. 방금의 트렐경과의 전투에선 가만히 서있기만하던 용도, 이 공격은 아팠는지 서둘러서 하늘로 도망갔다.

――용이 도망간다고?

「그럼, 잠깐 갔다올게」

그녀는, 마치 보이지 않는 발판이라도 있는듯이, 공중을 도약하여 상공의 용과 싸우러갔다. 사토씨보다도 몸이 가벼운 사람을, 처음봤을지도 모른다.

미트씨와 용의 전투는, 마른 골짜기의 안개의 저편에서 펼쳐져서, 자세한 것은 몰랐다.
하지만, 때때로 들려오는 용의 비명이나, 즐거운 듯한 웃음소리를 듣는 한 일방적인 전투였던게 틀림없다.

만약, 남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 분명 허풍이라고 생각하고 믿지 않겠지.





트렐경의 응급처치가 끝날 쯤엔, 마른 골짜기의 저편에 전장이 옮겨졌는가, 이 근처는 조용해졌다.

「있지, 정말로 저 사람은, 뭐하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모른다고. 유적의 지하의 숨겨진 문의 안쪽에서 잠들어있었어」
「유적의 안쪽에서 지낸걸까요?」
「그건 아니겠지」
「그런 것 보다도, 조금 조용해주시지 않겠어요?」

이오나씨의 말에 입을 닫고, 귀를 기울이자, 안개의 저편에서 날개짓소리가 들려온다. 역시, 최후엔 용이 이긴걸까?「어?이, 끝났어?」

그건 용의 등에서 손을 흔드는 미트씨의 모습이였다. 반대측의 손엔, 말의 고삐같이 용의 입에서 뻗어온 옅게 빛나는 마법으로 만들어진 사슬을 잡고있다.

「나는, 이 아이를 후지산 산맥의 텐쨩 쪽에 돌려주고올테니까, 여기서 작별이네. 존군, 짧은 기간이였지만 즐거웠어! 만약, 내가 그리워지면 왕도의 번화가를 찾으면 아마 있을거야?」
「그리워지지 않거든! 그것보다도, 나도 데려가!」
「미안해? 천룡의 성역에 다른 사람을 데려갈수는 없어. 또 보자?」

미트씨는 그렇게 말한뒤 크게 손을 흔들곤, 용을 타고 하늘의 저편으로 날아가버렸다. 그 모습은, 건국의 이야기에 나오는 왕조님이나 용기사님같다.





결국, 존씨와는 마른 골짜기에서 헤어져, 우리들은 탐색을 중단하여 트렐경을 파우까지 옮기게되었다.

트렐경인데, 원래부터, 고령을 이유로 시가 8검의 자리에서 물러서려고하여, 용퇴(후진을 위하여 스스로 관직에서 물러남)하기에 걸맞는 상대를 찾았다고한다. 그때 용의 소문을 듣고, 은퇴전의 마지막의 전투를하려고 생각하였다 말하셨다.

그도 처음부터 이길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고하여,「죽지 못하였군」하고 중얼거리고 하늘의 저편을 바라보며 혼이 빠져나간 듯 하였다. 분명, 죽게해버린 와이번의 명복을 빌고있는거겠지.

중단해버린 샛길의 탐색인데, 재개할 것은 없었다.

요 수일 후에, 아룡이 토벌되었기 때문이다.
아룡은, 토벌을 위해서 파견된 왕국 기사단이 아니라, 보라색 머리칼을 한 용사님이 호국의 성검 클라우 솔라스를 사용하여 토벌하였다고 전해들었다.

혹시나하면........그 용사님의 정체는, 미트씨였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용 소동도 끝나고, 친절한 상인의 도움으로 식량의 조달을 한 우리들은, 다시 미궁도시로 향하는 여로에 올랐다.

그 후에 몇갠가의 이상한 사건을 거쳐, 드디어 미궁도시의 문앞에 도착하였다. 정문의 좌우에 선 두체의 거대한 석상이, 마치 문지기처럼 노려보고있다.

여기가, 미궁도시 세리비라.

바로 만나러 갈게요.
사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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