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연재판] 데스마치에서 시작되는 이세계 광상곡 -막간:공주 무녀  

막간:공주 무녀  


본편의 8년정도 전(후반은 4~6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오랜만에 3인칭입니다.

「링그란데!」

어린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넓은 방에 울려퍼진다.

「링그란데!」

여자아이가 속으로 검은 감정을 토해내듯이, 양손에 든 쿠션을 소파의 등받이에 던진다.

「리?잉, 그란, 뎃!」

힘없는 여자아이의 완력으로는, 폭 하고 가벼운 소리가 날 뿐, 쿠션의 안에 채워진 물새의 깃조차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평소에도 별로 운동하지 않는 것이겠지. 고작 몇분간 쿠션을 휘두른 것 만으로 여자아이의 호흡이 흐트러져있다.

거기에 낮은 소년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누구야!」

거친 숨과 함께 억눌려져가던 소녀의 분노가 다시 불타오른다. 어째서냐면, 그녀는 날뛰기 전에 방에 딸린 메이드들에게 사람을 다가오지 않게 해달라고 말해두었으니까.

「화났구나, 세라」

웃음을 억누르면서 뒤편에서 나타난 것은, 세라의 오빠, 티스라드?오유곡이다. 방금부터 세라가 외치고있던 것은, 두명의 배다른 언니(누나)의 이름이다.

「티스라드 오라버니! 소리도 없이 들어오다니 실례에요」
「미안해」

세라의 사나운 태도를 버들처럼 흘려버리고, 상냥하게 미소짓는 소년. 10살이라는 연령으로서는 조금 어른티가 나는 인상을 받는다.

「링 누님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왜 그런거니? 또, 수다쟁이 메이드들의 험담이라도 들은거니?」

정곡을 찔린건가, 빨갛게 물든 뺨을 부풀리고 고개를 돌리는 세라. 평소엔 좀처럼 하지 않는 아이다운 몸짓도, 오빠인 티스라드의 앞에선 그리 드문게 아니다.

「흐?응, 평소같은 이야기야――

『얘얘 들었니? 링그란데님이 잃어버린 마법을 부활시켰대!』
『당신 아직 그런 옛날 이야기를 하고있는거야? 이번엔 미궁도시의 지하에서, 성기사님들을 이끌고 계층의 주인(플로어 보스)를 토벌했대! 그 증거로 번개의 마검까지 손에 넣었다던데?』
『어머, 미궁의 마검이라니 금화 몇백장이나 하잖아? 굉장해~』

――래. 게다가 마지막엔『그에 비하면 세라님은 보통이지』야. 쓸데없는 참견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런건 충분히 알고있어! 천재 언니를 가진 동생의 노고는, 천재 언니를 가진 동생밖에 모르는거야!」

메이드들의 음색을 흉내내며 이야기하는 여동생의 이야기를 듣고, 쓴웃음을 짓는 소년. 어째서냐면, 거의 같은 내용을 이름만 자신으로 바뀌어진 이야기를, 집사나 에미드가 하고있는것을 들어버렸으니까. 거기서 분명 같은 경우일 여동생을 달래러 일부러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어디까지나 여동생을 달래기 위함이다. 그는 상처를 서로 핥아줄 정도로 약한 감성을 가지고있지 않다. 그런 것으론, 장래에, 조부나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이 큰 영지를 통치하는건 커녕,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귀족들과 마주하는것도 불가능할테니까.

「세라, 누나와 자신을 비교하는건 그만둬. 그 사람은 특별해. 그야말로 왕조 야마토님이나 중흥의 현자 자라님같은 역사에 이름을 남길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물이야. 큰 나무와 자신의 키를 비교해서, 자신쪽이 작다고 한탄하는 것 같은거지」
「으~ 알고있지만! 이치같은 것이 아닌거야!」

고작 7살 아이가 말할 말은 아니지만, 동년배의 아이들보다도 아득히 영리한 세라는, 오빠의 말을 넘칠 정도로 이해하고있다. 그래도, 어린 그녀의 마음은 그것을 긍정하지 않는 것이다.

「화내고만 있으면 미간에 주름이 생긴다구? 장래에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왔을 때에 미움받아도 모른다」
「흐, 흥. 그때엔 오라버니의 신부가 될거니까 괜찮아!」

오빠의 말에 욕――이라기엔 조금 귀엽다――을 돌려주면서도, 세라는 미간을 손가락으로 쓰다듬고있다. 어려도 여자의 마음은 쑥쑥 자라는 듯 하다.





「세례?」
「아아, 유?테니온 무녀장이 직접 거행해주신다고 해」
「헤에, 그건 굉장하네. 잘됐구나, 세라. 구세(救世)의 성녀님이 세례의 의식을 해주신다니, 아버님 이후로 처음이 아닐까나?」

티스라드 소년이 말하는「구세의 성녀」란, 유?테니온 무녀장이 용사의 종자였다는 것과 그녀가 가진「성녀」라는 칭호에서 붙은 별명이다. 그녀는 노령을 이유로, 세례의 의식을 할 일은 거의 없다. 사실, 이 수도에서 후계자인 티스라드 소년이나 누나인 링그란데 영애의 세례조차, 그녀가 아니라 사제장이 하였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계위적으로는 사제장쪽이 위이니까 불평을 한다는 것은 조금 어긋한 것이다.

세라는 만면의 웃음을 띄우며 아버지와 오빠에게 안기면서 기쁨을 표현한다.

그녀는 특별한것을 좋아한다.
너무 우수한 언니를 갖게 되어버렸기에, 거의 모든 특별한 것은 언니의 것이 되어버렸으니까.

3주일간의 준비후에, 세라는 오빠의 수행을 받으며, 테니온 신전으로 향한다. 보통이라면, 성내에 있는 예배당에서 거행되지만, 무녀장의 건강이 좋지 않기에, 테니온 신전의 성역내에서 거행되게 되었다.

「당신이, 세라구나」
「ㄴ, 넷. 무녀장 님」

너무 긴장한 나머지 큰 소리가 나와버려, 숙녀답지 않은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세라. 무녀장은, 그 세라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으며「고개를 들렴, 활발한 것은 멋진거라구?」라고 귓가에서 살짝 속삭인다. 그 상냥한 모습으로는, 용사와 함께 마왕을 토벌하였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무녀장은 세라가 진정될때까지 무릎위에서 안아주고, 그 머리칼을 상냥하게 쓰다듬는다. 세라의 긴장이 풀린것을 확인하고, 그녀의 손을 잡고 의식의 마법진으로 향하였다.

「알겠니, 의식중엔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렴」
「신께 기도하지 않아도 괜찮은, 거에요?」
「응, 마음이 침착해지는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는거야, 그 따스한 마음을 신께 보내드리는거란다」

이건 무녀장의 방법이며, 테니온 신전의 공식적인 방법은 아니다. 보통은, 마법진 안에 세워져, 세례의 주문을 거는 것 만으로 끝이다.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떠올렸니?」
「네, 무녀장님」
「우후후, 누구를 떠올렸을까. 장래의 서방님?」
「아, 아닌걸. 세라는 결혼같은거 하지 않는거야」
「어머어머, 그럼 무녀가 되는걸까?」
「응, 세라, 무녀가 될래!」

장난치는 무녀장에게 이끌려, 아이같은 말투가 되는 세라. 물론, 그녀는 그것에 눈치채지 못하였다. 어릴 적의 언니와의 대화를 떠올리고, 그 추억에 휩쓸린 듯 하다.

「우후후, ■■ ■■■ ■■ 세례(이니시에이션)」

무녀장의 주문에 응하듯이, 마법진이 파랗고 부드러운 빛을 발한다. 마법진의 위에 떠오른 작은 푸른 빛이 세라를 축복하듯이 즐거운듯이 춤춘다. 마치, 동화속에 나오는 작은 페어리같이 경쾌하게.

그러는 와중 하나의 빛이 세라의 가슴에 빨려들어가듯이 사라지고, 세례의 의식은 종료되었다.

「눈을 뜨렴. 신탁의 무녀 세라」
「네」

방금짜기의 상냥한 노부인같은 무녀장과는 완전히 다른 늠름한 목소리에 이끌려, 조금 맑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세라. 무녀장의 눈엔, 그녀의 몸에「신탁」의 기프트와「테니온의 무녀」칭호가 보이고있다.

세례의 의식으로 기프트를 얻는 자는, 극히 드물지만 존재한다. 하지만, 신타그이 기프트를 얻는 자는, 수도의 테니온 신전의 긴 역사상에서도 전례가 없다.
그 증거로, 무녀장과 세라를 제외한 주위의 자들은 하나도 사태에 따라가지 못하고, 의식이 시작되었을 때의 자세로 굳어있다. 그들이 움직일때까지,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하였다.





「세라?오유곡, 당신은 오유곡가를 나와, 테니온의 종을 맡겠습니까?」
「네, 사제장님」
「그럼, 지금 이 시간 이후로, 당신은 그냥 세라입니다. 자, 일어나세요 무녀 세라. 테니온 신전은 당신을 환영합니다」

관례대로의 문답을 끝내고, 소녀는 공작가의 영애라는 축복밭은 생활과 지위를 버리고, 테니온 신전의 무녀견습으로서 입신하였다.

반대하는 자는 소녀를 포팜하여, 누구한명 없었다. 그건, 이 수도――인구 20만명을 자랑하는 대도시여도 7명째, 인구 70만을 넘는 공작령 전체로 보아도 9명째의「신탁」의 기프트를 가지고있다면, 그 기프트를 확실하게 기르는 수법을 가진 신전에, 몸을 맡기는 것 외에 선택지는 없었다.
이「신탁」이라는 기프트는 한정적이지만, 직접, 신께 물을 수 있는 힘을 갖는다. 이건 신에게 대재해를 예견받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것이다.

그렇기에, 신탁의 무녀의 훈련은 격렬하기 그지없다.





「세라, 레레나, 로자, 이곳에 서세요. 알겠나요, 그 마법진 안에 있는 한 안전합니다. 결코 당황하지 말도록」

세명의 소녀들이 두른 무녀복은, 모두 다른 종류이다. 각각 테니온, 파리온, 갈레온 3개의 신전을 가르키는 성인이 세겨져있다.

레ㅔㄹ나와 로자는, 세라보다 1살 아래인 9살. 세라보다 1년 늦게 무녀가된 아이들이다. 2명은 세라의 혈연으로, 둘다 태어났을 때부터「신탁」의 기프트를 가지고있었던「특별」한 소녀들이다.

이곳은 공작령 수도의 7신전이 공유하고있는 비밀의 분묘.
시전 중에서도, 극히 한정된 한줌의 자들밖에 모르는 비밀의 장소이다.

「꺅」
「아아, 신이시여」
「큭」

마법진의 저편, 쇠창살로 차단되어있는 넓고 넓은 통로 안쪽에서, 몇마린가의 언데드가, 꾸물꾸물 기어온다.
그건, 사후의 세계로의 문이 열린 것 같은 악몽같은 광경이다.

「진정하세요, 무녀 견습들이여」
「자아, 방황하는 사령들을 평온하게 잠재워주세요」
「영창하세요, 축복의 말을!」
「「「축복을!」」」

소녀들의 뒤를 굳히고있는, 호위 신관들의 말이 두려움을 닦아내준다.

「■■■ 블레스」
「■■◆ 블레스」
「■◆■ 블레스」

하지만, 그래도 어린 소녀들은 극도의 긴장으로 초보적인 마법을 실패해버린다. 세라 이외의 두명은, 초조해하여 주문을 실패해버렸다.

「진정하세요. 레레나와 로자는 한번 더 영창하세요. 세라는 그대로 대기하세요」

지도원인 신관의 목소리에 질타받아, 더욱이 몇번인가의 실패끝에, 드디어 주문을 성공시킨 둘. 가슴을 쓸어내리는 그녀들을 조소하듯이, 쇠창살의 저편의 언데드는, 시끄럽게 팔이나 촉수를 칸막이에 두들기고있다. 축복으로는 언데드들에게 약간의 데미지 밖에 주지 못한다.

하지만, 그걸로 충분한 것이다.

「■■ 정화(턴 언데드)!」

여기서 주변에 서있는 고사제의 정화 마법이 쏟아져서, 드디어 언데드는 움직임을 멈추고, 그냥 시체로 돌아간다.

무수히 많던 언데드들을 쓰러뜨린 방대한 경험이 견습무녀 세명과 고사제에게 흘러들어간다. 급격한 성장은 몸을 찢듯 한 아픔이 덮친다. 소녀들은 급격하게 성장(레벨 업)하는 자신의 몸을 안고서, 바닥위에서 괴로워한다. 그건 성장의 증거, 치유 마법은 성장을 막는 것이기에 할수 없다.

소녀들은 모른다.

이 언데드들이, 그녀들의 성장을 재촉하기 위해서 신관들의 금주에의해 만들어진 것을.

앞으로 몇번이고, 이 비밀의 의식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그리고 성장한 소녀들은, 신탁을 받는다.
가혹한 미래를.

아아 신이시여.
바라옵건데, 소녀들과 인류의 미래에, 행복이 함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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