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연재판] 데스마치에서 시작되는 이세계 광상곡 12-28장

12-28 신


사토입니다. 픽션 세계의 주인공들은, 어떻게 절대 이길수없어보이는 적에게 맞서는걸까요?
도망쳐야할때는 도망쳐서, 권토중래를 꾀하는쪽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상이 맞다면 뭔데?"
"강적이야."

달을 4분할 할것같은 검은 선을 올려다보면서, 아리사의 질문에 가능한 가볍게 답해주었다.
적이라고 판단하는것은 경솔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저건 공존할수 없는 것'이라고 무언가가 속삭인다.

겨우 시가왕국의 권내에 들어온건지, 검은선 옆에 AR표시가 나타났다.

......UNKNOWN.

그것은 예전 개머리마왕과 사막에서 싸웠을 때 나타났던, 유녀의 모습을 한 수수께끼의 존재와 같은 표시다.

폭 10미터, 높이 9킬로, 사람의 그림자인가하고 생각했지만 이상하게 얇고 길다......
좀 두껍게 느껴지지만, 그것은 검은선이 빛을 흡수하고있어 그렇게 보이는 거겠지.
느긋하게 내려온 그것이, 왕도 상공 100미터정도에서 체공하고있다.

"뭐야저거? 머리카락?"
"하지만, 굉장한 마력이 느껴지네"

3개의 검은 선을 올려다본 아리사의 중얼거림에 미토가 답한다.

......머리카락?

듣고보니, 확실히 그렇게 보이지않는것도 아니다.

......신의 머리카락?

뭘까, 지금까지 느껴본적 없는 이 분노는.
이게 아저씨개그를 들은 사무직여성들의 기분인걸까.

......하지만, 공포는 사라졌다.

잘 생각해보면, 신은 죽일수 있는다는건 실증되어있다.
거기다, 어느신의 일부인지는 모르겠지만, 저게 신의 본체는 아닐터이다.

고작해야, 부분소환된 신의 일부같은건, 신검으로 소멸시켜주겠다.

"주인님, 드물게 화내고있는거아냐?"
"......화난거 아니야?"

아리사녀석, 꽤 날카롭다.
황금투구 틈새로 잘도 알아챘네.

"잠깐, 처리하고올게."
"엥? 위험한 녀석이라고 하지않았어?"
"이게 있으니까 어떻게든 해볼게."

나는 칼집에 들어있는 채의 신검을 차고, 황금의 투구안에서 밖에선 보이지않을 미소를 지었다.

"주인님, 함께하겠습니다."
"포치도, 같이 가는 거에요."
"마스터, 수반을 희망합니다."

리자, 포치, 나나가 동행하겠다고 해왔지만, 그걸 받아들여줄수는 없다.
예전, '불사의 왕' 젠에게서 나타난 '신의 파편'을 성검으로 공격했을때도, 파괴는 커녕 간섭하는 것조차 할수없었다.
리자가 가진 용창이라면, 어느정도 통할지도 모르지만, 확률낮은 도박이다.

"안돼. 미안하지만 데려갈수없어. 상대가 너무 나쁘다."

내가 타이르듯 말하자, 3명은 솔직히 받아들여주었다.

망토를 꾹꾹 잡아당기는 쪽을 보자 새파란 얼굴을 한 미아와, 울것같은 얼굴을 한 타마의 모습이 보였다.

"안돼, 저건안돼는거야. 절대, 인거야."
"돌아가자~?"

불안해하는 둘을 떼어내는건 불쌍하지만, 저게 움직이기 시작하면 왕도가 궤멸될것같은 예감이 든다.
나는 둘을 부드럽게 떼어내 리자에게 맡긴다.

"모두는 여기에 있어. 여기서부터는 내 일이다."

내가 이동하면, 이 아이들의 방어력이 내려가지만, 장비를 교환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
나는 나나에게 물러날 때의 판단을 맡기고, 아리사와 리자에게 퇴각시에는 망설이지말라고 말해두었다.



3개의 검은선을 향해, 왕성에서 홍련의 화염의 날아왔다.
상급마법인지 금주인지 모르겠지만, 그 화염은 검은 선에 명중하자마자 증발하듯 사라져버렸다.
검은선중 하나의 끝부분이 빙글하고 말리듯 모습을 바꿔......

나는 섬구로 검은선과 왕성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아슬아슬하게 칭호를 '신죽이기'로 바꿀수있었다.

......채찍같이 검은선이 왕성을 내리치듯 덮여오는 것을 몸 앞으로 내민 신검으로 받아내었다.

신검에 닿은 검은선이, 어두운색 불꽃을 내며 둘로 갈라졌다.
날아간 불꽃이 희미하게 사라져갈 때에, 그 불꽃의 원래의 색이 보였다. 그것은 짙은, 굉장히 짙은 보라색이었다는걸 알수있었다.

......크, 무겁다.

나는 섬구로 관성에 저항했지만, 그래도 순식간에 왕성에 격돌하기 직전까지 밀려와버렸다.

눈아래 왕성에는, 세라나 무노남작령의 사람들이 있다. 국왕이나 재상도, 못본척할수없을정도로는 교류하고있다.
바보같은 공격을 한 궁정마도사 시가33지팡이들은 자업자득이지만, 다른 사람들마저 못본척할 생각은 없다.

잘린 검은선이 일단, 왕성에서 거리를 두었다.
둘로 나뉜 부분의 검은선도, 잘렸을 뿐 헤엄치는듯한 궤도로 검은선의 본체쪽으로 돌아가고있다.

나는 천구로 왕성에서 멀어져, 상공의 검은선에 접근해간다.
스토리지에서 꺼낸 성검 듀란달의 마력을 뽑아내, 그 마력을 신검에 넣는다.
마력을 넣을때마다 칠흑의 칼날이 조금씩 늘어난다.
성검의 마력을 모두 쏟아부었을때에는 칼날의 길이가 10미터를 넘고있었다.

이걸로 준비완료까지, 앞으로 한걸음.

마력을 일정량까지 쏟아넣자, 나는 그 말을 알수있었다.
신검에서, 그 말이 전해져온다.

나는 최후의 말을 입에 담았다......

"신검이여. '멸망'을"

그것은 말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달밤에 진정한 어둠이 찾아왔다.

신검에 닿는 빛이 사라진다.

......밤하늘에 정적이 찾아왔다.

신검에 닿는 공기가 사라진다.

......그리고, 신검에 닿은 검은선이 증발하듯 안개가되어 벗겨져, 칠흑의 신검의 칼날에 빨려들어가듯 사라져간다.

나는 섬구로 검은선을 거슬러 올라가, 순식간에 9킬로 끝까지 없애버렸다.

남은건 2체.



"뭐야, 생각한 것보다 간단하잖아......"

검은선의 너무 약한 모습에 맥이빠져, 그런 혼잣말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하지만, 눈아래 보이는 광경에, 나는 들뜬 마음은 냉수가 뿌려지듯 식어간다.

눈아래 작게 보이는 왕성의 한편이 깨끗하게 사라져있다.
다행히도, 왕성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본누각은 무사한것같지만, 혹시 신검의 '성구'를 사용한 장소가 본누각 근처였다면, 되돌릴수없는 일이 되어버릴뻔했다.

......반성, 반성.

깊이 반성하는건 나중으로 돌리고, 지금은 사태의 대처를 우선하자.

AR표시로 알수있는 멸망의 범위는 대략 수백미터 미만이다.
검은선을 지상에 피해가 나지않는 높은 상공으로 끌어올려서 처리하는게 좋겠다.

검은선을 사거리가 긴 '광선' 으로 공격한뒤, 나를 덮쳐올때 '멸망' 상태의 신검으로 없애버린다.
조금전부터 공기가 없어서 괴롭지만, 체력게이지나 스테미너게이지를 보는한, 1시간이나 2시간은 괜찮겠지. 아무리 나지만 치트한 몸이다.

2개째의 검은선이 사라지자, 검은선의 주체성이랄까, 스켈레톤같이 지성이 없는건지가 신경쓰였다.
MMO같은데 나오는 논액티브몬스터같이, 다른 검은선이 공격받아도 자기가 공격받지않는한, 반응이 없다.

척후의 신령소환이 실패한탓인건지, 원래 검은선에는 별다른 역할이 있는건지, 너무 수수께끼다.

이런식으로 생각에 빠진 건, 단 몇초뿐이었지만, 그 몇초가 문제가 된것같다.......



동북동의 머나먼 저편에서, 아침해가 떠오르는듯한 하얀빛이 생겨났다.
그 하얀빛이 모여, 한줄기의 하얀 빛으로 묶여 마지막 검은선을 둘로 갈라놓았다.
빛은 검은선을 양단한뒤에도 기세를 잃지않고 직진해, 왕도의 저편에있는 곡창지대를 하나의 재와 균열로 바꾸어놓았다.

빛이 뿜어져나온곳은 동북동에 있는 영봉, 후지산산맥의 방향이다.

내 섬구와 필적한 속도로, 날아온것은 백금의 화살촉......전장 180미터를 넘는 거대한 천룡이었다.

......역시, 텐쨩의 텐은 천룡(텐류)의 천(텐) 이었나.

왕조야마토전설에 나오는 천룡이 저거겠지.
천룡은 '모든것을 꿰뚫는' 다고 알려진 이빨로 검은선을 씹어발긴다, 이빨못지않게 뿔이나 손톱으로 검은선을 잘라내간다.

나는 관찰하면서, 천룡이 처음에 '용의 숨결(드래곤 브레스)' 로 양단한 위쪽 검은선을 신검으로 없애고 내려간다.

짧아진 검은선이, 천룡에게 찢기면서도 그 몸에 감기고있다.
거기다, 일부는 천룡과 동화했다고해야할까, 백금의 비늘이 검게 물들어가고있다.

지상1킬로정도의 장소에서, 신검의 마력을 한번에 빨아들여 성검 듀란달로 옮긴다.
일정이하의 마력이 되면 성검의 성구처럼, 신검의 '멸망'도 해제되는듯, 원래의 신검으로 돌아갔다.

왕도 상공에서 빠직빠직하고 판자가 쪼개지는 소리가 울린다.
천룡쪽에서다.

"KUROOOUUUUNN!"

검은선에 침식되고있는 천룡이 비명을 지른다.
용어를 알고있는 나에게도 의미를 이해할수없으니까, 비명이 틀림없겠지.

괴로워하며 땅으로 떨어지려하는 천룡의 꼬리를 잡아, 큰수레바퀴처럼 공중에 원을 그리며 왕도 바깥으로 내던졌다.
나도 너무한 취급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이건 필요한 조치다.
이런 거체가 왕도에 낙하하면, 얼마만큼 희생이 나올지 모른다.

왕도의 곡창지대를 항무지로 바꾸며, 천룡이 깊은 골을 만들어간다.
농가의 여러분 죄송합니다. 영창을 할수있게되면, 원래대로 되돌려드릴테니 지금은 용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천룡이 먹다 버린 검은선의 파편을, 맵으로 마킹하고 신검으로 차례차례 없애간다.
이런걸 남겨두었다가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기때문이다.

그중에 하나가, 운나쁘게 머리를 내민 두더지마물에 닿아버렸다.

......다음 순간.

빙글하고 두더지의 몸이 뒤집혀, 마핵을 노출시킨 상태로 슬라임처럼 부정형이 되서 움직이기시작했다.
주변의 잔해나 마물의 시체를 취해 거대화해간다.

레벨 20이었을 두더지가, 거대화를 마치자 레벨 50까지 상승했다.
어째, 이 도핑이 검은선을 소환한 척후의 목적이었던것같다.

나는 '유도기절탄(리모트 스턴)'으로 두더지슬라임을 공중으로 쳐올리고, 아래에서 '집광(콘덴스)' 와 '광선(레이저)' 콤보마법을 때려박아 놈의 마법방벽과 몸을 조각냈다.
검은선의 본체이외는 보통공격도 통하는것같다.

나는 공중에서 떨어지는 마핵을 바라보았다.
검은선이 노출된 마핵에 감겨있었다.

나는 땅에서 뛰어오르며, 떨어지고있는 마핵채로 검은선을 신검으로 잘라 소멸시켰다.



왕도 밖에서 작은 산을 무너뜨리며 날뛰고있는 천룡이 있는곳으로 섬구로 향했다.
어째 제 정신을 잃은듯, 작은 산을 무너뜨린 뒤 가까운 마을쪽으로 향하려하고있다.

섬구로 천룡이 뒹구는 방향을 앞질러가서, 녀석의 튼튼한 비늘을 차서 멈춘다.

"GYURORORORONN"

큰일났다. 체력게이지가 2할정도 줄어들어버렸다.
천룡은 의외로 약한건가?

제 정신을 잃은듯이 초점이 맞지않는 눈동자를 내쪽으로 향하고, '용의 숨결(드래곤 브레스)'를 쏘는것을 섬구로 피한다.
그대로 얼굴을 움직여 브레스의 화선을 옮겨오기에, 섬구로 녀석의 측면으로 이동해, 따귀를 날려 브레스를 하늘을 향하게해서 피해가 나지않도록했다.

AR표시에는 천룡의 상태가 '혼돈' '침식: 마신' 이 되어있다.

......그 검은선의 정체는 '마신'의 일부였던건가!

UNKNOWN이었던 검은선도, 천룡에 침식하는걸로 정체가 밝혀진것같다.

천룡에 침식한 검은선은 27군데. 그중, 대량의 검은선이 감겨있는곳이 머리와 꼬리, 역린의 3군데다.

......그렇다면.

난폭한 짓이 되겠지만, 용서해줘.
나는 신검을 한손에 쥐고 천룡에게 육박한다.

제 정신을 잃은 천룡의 꼬리가 음속을 넘은 속도로 덮쳐온다.
천룡의 비늘은 성검조차 튕겨낸다고, 왕조야마토 그림책에 써있었다.
그 비늘은, 그 '황금돼지왕'의 마검조차 막았다고한다.

하지만, 신검의 앞에서는 종이쪼가리나 마찬가지다.
천룡의 꼬리를 자르고, 꼬리에 감겨있던 검은선을 소멸시킨다.

나는 천룡의 등위을 달리며, 그 몸채로 도려내 검은선을 없애간다.
조금 난폭하지만, 느긋하게 있다가 전신을 침식당하면 큰일이다. 그거야말로 마왕이상으로 피해가 나와버릴거다.
레이디의 모습이라면 모르겠지만, 드래곤 모습이라면 죄악감도 적다.
거기다, 천룡의 체력이라면 충분히 버틸거다.

나는 마음을 굳게먹고, 천룡에게서 검은선을 제거해간다.
용의 피에 젖어가면서, 약 10초뒤에는 거의 모든 검은선을 제거할수있었다.

......남은건 역린과 머리부분뿐.

여기는 몸채로 도려내는건 할수 없다.
검은선을 잡아서 떼어낼수밖에 없겠지. 하지만, 맨손으로 만지면 나까지 침식되버릴것같다.
나는 신검을 들고있지않은쪽 손의 표면에 마력갑옷을 만든다.

그리고, 그대로 잡으려하다 다시 생각했다.

......상대는 일부이기는 하지만 신이다. 부주의한 행동은 파멸로 이어질거라 생각한다.

나는 스스로의 우쭐함을 제지하고, 마력갑옷을 변질시킨다.

마검의 구성소재를 바꾸어 성검을 만들수있다면.
그리고, 마인에 성인과같은 아종이 있다면.

신의 힘도 똑같이, 재현할수있는게 아닐까.

나는 신검의 힘을 빌려, 마력갑옷을 신기로 물들여간다.
붉었던 마력갑옷의 빛이, 점점 신검과같이 칠흑으로 색을 바꾸어간다.

......이건 마치 검은선과 같은 색.

쓸데없는 일은 생각하지마라 사토.
지금은......

나는 신기를 담은 손으로 천룡의 머리에 달린 바보털같은 검은선을 잡아 떼어냈다.
순간 커다란 천룡의 비명이 들렸지만, 지금은 신경써줄때가 아니다.

뽑아낸 검은선을, 반대쪽 손으로 들고있던 신검으로 소멸시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천룡의 역린에 얽혀있는 검은선을 떼어낼때, 실수로 역린까지 뜯어버렸다.
그게 꽤 아팠던지, 천룡이 크게 비명을 지르고 기절했다.
역린에서 떼어낸 검은것을, 신검으로 소멸시키면서 속으로 천룡에게 사과해두었다.

>'마신의 부산물' 을 쓰러뜨렸다.
>'마신의 부산물' 을 쓰러뜨렸다.
>'마신의 부산물' 을 쓰러뜨렸다.

>스킬 ' ' 를 얻었다.

>칭호 '신도' 를 얻었다.
>칭호 '금기를 범한 자' 를 얻었다.
>칭호 '고문왕' 을 얻었다.
>칭호 '기학자' 를 얻었다.
>칭호 '천룡의 천적' 을 얻었다.

조금 본의가 아닌 칭호가 있지만, 이제와서 시스템을 관장하는 누군가에게 딴죽을 넣기도힘들다.

상급마족을 난획한 탓인지, '마신의 부산물'을 쓰러뜨린 탓인지, 나는 레벨 312가 되었다.
이름없는 스킬획득표시는 버그인건지, 스킬일람에도 보이지않는다.

정신적 피로에 정신을 잃을것같지만, 나는 비장의 상급회복약이나 치료마법을 구사해 천룡의 창처를 고친다.
절단한 꼬리는 예상대로 이어졌지만, 떼어낸 역린이나 전투중에 부러진 이빨이나, 뿔, 손톱은 원래대로 돌아가지않았다.
마력을 한계까지 충전해 상급회복약을 뿌렸더니 손톱이 자라났으니까, 이빨이나 뿔도 열심히하면 다시 나겠지.

피곤한 탓인지, 어째 생각하는게 될대로 되라같다.
이렇게까지 피로를 느끼는건 이세계에 오고 처음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조금 전부터 왼손에 감각이 없다.

나는 왼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황금갑옷의 장갑을 벗는다.
장갑아래서 나타난 왼손을 보고, 나는 말을 잃었다.

그 손은 사람의 피부색을 잃고, 칠흑으로 물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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