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연재판] 데스마치에서 시작되는 이세계 광상곡 12-19장

12-19 시가8검의 모임


사토입니다. 대사건의 시작은 조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눈치 챘을 때에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사태가 되어있는 일이 많은 기분이 듭니다.
그렇다 해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사태라는 것도 좀처럼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도회에서 돌아온 뒤에, 아리사에게 카리나양의 이야기를 조금 들었다.
아리사가 강하게 격려한 것이 효과가 있는지, 귀신 같은 기백이 들어간 상태로 댄스에 전념하고 있다는듯하다.

"뭐라고 말한 거야?"
"흐흥~, 듣고 싶어? 하지만, 안 가르쳐주지~롱. 그건 여자의 비.밀.이.야."

아리사가 얼굴 앞에서 칫칫칫하고 손가락을 흔든 뒤, 깜빡 하고 윙크를 날려온다.
조금 울컥하게 만드는 태도지만, 아리사덕분에 카리나양이 무도회에 적극적으로 된 것 같고, 뺨쭈욱늘리기형은 용서해주자.

"댄스는 맡겨줘~?"
"주인님에게도, 포치의 특훈의 성과를 보여주고 싶은 거예요"
"응, 출래"

연소조가 반짝반짝한 미소로 댄스의 상대를 청해왔지만, 지금은 상대해줄수없다.

"미안해, 이제부터 리자와 나가보지 않으면 안되"

쓸쓸해하는 아이들에게 조금 죄악감이 들었지만, 내일은 저녁때까지 한가하니까 몇 번이고 상대해주기로 약속했다.
아리사가, '그거 약속을 안 지키는 아버지들 같은 대사네' 라는 쓸데없는 발언을 했기에, 이번에야말로, 뺨쭈욱늘리기형에 처했다.

약속은 지킨다. 절대로!

"...주인님, 준비가 되었습니다."
"응, 그런 의상도 잘 어울리네."

드물게도 스커트차림이 된 리자를 칭찬하고, 귀부인처럼 에스코트해서 쥬레바그씨의 저택으로 향하는 마차에 올랐다.



"무인이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니 무슨 일인가!"

쥬레바그씨의 하인에게 안내 받아간 저택의 최상층에 있는 회장에서, 갑자기 본적 없는 중년검사에게 질책 받았다.

...누구, 이 사람?

"이거 실례. 처음 뵙겠습니다. 무노남작의 가신인 사토 펜드래곤 기사라고 합니다."
"흥, 자네가 실력으로 출세했다는 하찮은 귀족인가, 그런 꼬락서니로는 시가8검에 뽑히는 일 따위 없다는 걸 알아라!"

아니아니 화내고있는건 알겠으니까, 적어도 인사 정도는 나누자구요.
나는 다시금 혼자서 격분하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

레벨42인 레벨 높은 검사다. 연령도 42세로 둘이 같은 것은 우연일까.
그도 시가8검의 후보라고 생각되지만, 소속이 파리온신전이고 출신도 파리온신국 으로 되어있다.
어째 신전에서의 추천인듯, 성기사나 미스릴탐색자는 아닌듯하다.

그것에 맞추듯 칭호가 '신전기사'로 되어있....지만, AR표시에만 보이는 숨겨진 칭호로 '살인귀' '암살자' 같은 뒤숭숭한 칭호가 나란히 있다.
분명 그의 어딘가 병든 것같이 뾰족한 분위기에는 어울리는 칭호다.

그 칭호에 맞추듯 그가 가진 마검은 '흡정' 이나 '탈력' 같은 불길한 추가효과가 있었다.
너무도 수상한 정보와 출신지에서 조금 경계했지만, 마왕신봉자인 '자유의 빛' 관계자는 아닌듯하다.

내가 그의 정보를 확인하고 있는 사이에도 불만을 말하고 있었던 것 같지만, 옆에 있던 리자가 폭발하기 전에 도움이 들어왔다.

"지존경, 내가 초대한 손님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것은 그만둬주게나."
"흥, 그런 무른 말을 하니까, 아인 따위에게 진거다."

끼어들어온 것은 주인역의 쥬레바그씨다.
하지만, 지존이라는 중년남자는 화살촉을 나에게서 쥬레바그씨에게로 옮겨 도발하듯 물고 늘어진다.

......미친개 같은 녀석이다.

사십대니까, 좀더 진정해 줬으면 좋겠다.
이쪽의 세계에는 불혹 이라는 단어가 없는 걸까.

"우롱하는겐가, 꼬마"

쥬레바그씨의 목소리에 노기가 깃든다.
이 장소에 있는 건 혈기왕성한 사람이 많은 건지 말리려하지않고, 일의 진행을 두근두근대는 표정으로 지켜보는 사람들뿐이다.

......이 뇌근육녀석들.

자, 분위기가 불온하게 되어버렸기에 지원에 들어가자.

이 둘이 싸우게되서, 오미소를 먹지못하게되는것은 참아줬으면 좋겠다. 이 집의 요리인은 고기요리에 관해서는 왕도제일이라는 평판이니까, 이런 기회를 날리고싶지않다.
여기서 한층 더 기술을 get해서 우리아이들에게도 먹여줄거다.

"흥, 무인이라면 말보다 먼저..."

말과 함께 발도하려한 중년남자의 앞으로 축지로 접근해, 뽑으려는 칼자루를 손바닥으로 누른다.
이 둘에게 시선이 모여있었으니까, 내 축지는 들키지 않았을거다. 거센순동같은걸로 해석하겠지.

중년남자가 아랑곳없이 뽑으려했지만, 근력(STR)의 압도적 차로 눌렀다.

"여기는 환담의 장입니다. 여흥은 배를 채운뒤에라도 문제 없겠죠?"

중년남자가 필사적으로 발도하려 얼굴에 홍조를 띄울정도로 힘을 주지만, 칼자루는 꿈쩍도 않는다.

"......그렇구, 만...."

발도를 포기한듯한 표정을한 중년남자가 힘을 뺀다.
위기감지가 울릴것도 없이, 중년남자가 몸 뒤에서 단검을 뽑으려하는것은 반대측의 팔꿈치로 눌러 멈춘다.
아무래도 그건 너무 적나라하잖아.

"...그래서 시험은 합격입니까?"

크으윽 하고 으르렁대는 중년남자에게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일부러 '시험' 이라는 결착점을 준비해주었는데, 중년남자가 내 발을 차온다. 그 발끝에는 숨겨진 나이프가 빛나고있다.

다소예상외였지만, 처음보는 마물상대라면 자주있는 불의의 습격이기에, 어려움없이 중년남자의 발끝을 밟아 막았다.
봐주긴했지만, 발바닥에서 둔탁한 감촉이 전해져 온다. 그의 발등뼈에 금이 갔을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탐색자는 전신이 무기입니다. 아시겠나요?"

그의 발을 밟고있는 장소에 천천히 힘을 주면서, 미소지어 보였다.
물론, '무표정(포커페이스)' 스킬의 도움을받아 눈에 감정이 실리지않도록 조절했다.

"흥, 아까의 말은 철회하겠다. 만찬뒤에 정정당당히 승부를하자."
"그거 재밌겠네요."

언질은 주지않는다.
식사가 끝나면, 이 전투광의 상대는 다른 후보나 쥬레바그씨에게 맡기고 도망치자.


작은 분쟁이 있었지만, 이정도의 소동으로 만찬이 중지되는 일은 없는듯하다.
쥬레바그씨가 속 깊은 인물이라 다행이다.

회장에 도착한것은 우리들이 최후였다는듯하다.
시가8검의 5명과 새로운 시가8검후보인 성기사단의 3명과 미스릴탐색자 제릴, 그리고 아까의 중년남자가 만찬회장에 모여있다.

왜인지, 전원무장하고있다.
일단, 쥬레바그씨에게 정말로 만찬인지 확인해보았지만, 문제없다는듯하다. 무투대회같은게 아니라 안심했다.
시가8검선발대회같은 흐름이 되는게 아닐까 조마조마했다구.

만찬의 자리에 앉자, 우리들 이외에는 전원 갑옷차림이라 미묘하게 이상하게 웃기다.
그것참, '무표정(포커페이스)' 스킬이 없었다면 위험했다.

그리고, 만찬의 좌석은 쥬레바그씨가 배려해준듯, 아까의 중년남자는 우리들에게서 먼 위치가 되어있다.

오르되브르부터 시작할거라고 생각했던 만찬은 처음부터 고기요리가 운반되어왔다.
아무래도, 각부위가 차례대로 조리되어 나오는 방식같다.

"맛있습니다. 조금 부드러움이 지나친듯한 기분도 듭니다만, 이 향기와 맛은 다른고기와는 색다르네요."

리자가 점잖은 목소리로 감상을 말한다.
그 꼬리가 의자와 등 사이에서 기쁜듯이 파닥파닥 움직이는게 눈에 선하다.

"고기도 그렇지만, 이 소스가 절품입니다. 쥬레바그경은 좋은 요리인을 가지고 계시군요."

맞은편 자리에서는 제릴이 주인역의 쥬레바그경에게 소감을 말하고있다.

한편, 다른 사람들은 '맛있다' 정도뿐이 말하지않고, 묵묵히 먹는데 열중하고있다.
여기에 있는건 반정도는 태어날때부터 귀족이지만, 그래도 어용목장 소고기의 맛은 특별한거겠지.

나도 오미소를 사용한 메뉴에 입맛을 다신다.
구운 정도도 절묘하지만, 밑간으로 사용한 양념의 분석이 어렵다. 숨김맛으로 사용한 소재의 마지막 하나가 아무리생각해도 모르겠다. 꽤나 난제다.

하지만, 그럼 멋진 만찬에 물을 뿌리듯 위기감지가 움직였다.
중년남자부터인가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비스듬한 위쪽이다. 이 방은 저택의 최상층이니까, 지붕 위려나?

그것과 때를 맞춰서, 레이더에 빠른 움직임으로 접근하는 광점이 비춘다.
광점의 이동속도로봐서는 10초정도면 접촉이다. 접근하고있는 궤도와 속도로 판단할 때, 상대는 비행하고있음이 틀림없다.

광점을 선택해 상세정보창을 연다.

접근하고있는것은 비행형의 마물이 5마리. 어느쪽도 종마지만, 타고있는것은 '자유의 빛'에 소속된 구성원인듯하다.

광점의 움직임과 위기감지의 반응으로볼때, 이 저택을 노리고있는듯하다.
조금 하는 짓이 억지지만, 그들의 계획에 방해되는 시가8검이나 후보들을 말살하러 온건가?
아니면, '자유의 빛' 활동거점이 파리온신국으로, 아까의 중년남자가 뭔가 원한을 샀고, 거기에 말려든것일지도 모르겠다. 여러모로 적을 만들듯한 타입이니까.

그건 어찌되었든, 탑승원도 마물도 레벨 20 근처라, 5마리로 습격해와도 여기있는 사람들이라면 초살이겠지.

......접촉까지 앞으로 5초.

"무언가 온다!"

내가 소리를 내기전에, 시가8검의 헤임씨가 절박한 목소리를 낸다.
그도 위기감지스킬이 있는거겠지.

경고를 듣고, 전사들이 자신의 무기를 손에 쥔다.
무기가 없는 리자가 조금전까지 식사에 사용하던 은제나이프를 한손에 쥐고 일어섰다. 

하지만, 왕도의 방공체제는 어찌되어있는걸까.
성벽의 마물침입방해기능이 멈춰있는건가?

......접촉까지 앞으로 0초.

어레? 오지않아?
레이더에 비친 광점의 움직임을 쫓자, 이 저택을 날아 지나쳐 상공을 선회하는듯한 움직임을 하고있다.

휴웅휴웅하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아차, 폭격인가.
설마 판타지 세계에서, 공중폭격당할거라곤 생각못했다.

"리자, 바로위. 마인포, 최대"
"승낙"

나의 지령에 리자가 지체없이 행동한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있는건지, 주위의 상태가 매우 천천히 보인다.

자신의 무기를 손에 쥐고 천장 너머를 경계하는 쥬레바그씨에 카타나를 쓰는 바웬씨.
아까 경고한 헤임씨와 큰낫을 사용하는 류오나여사는, 발코니로 나가는 문을 차서 열고있는 참이다.
공도에서 제3왕자와 함께 있던 노성기사 레이라스는 방패를 팔에 고정하는 작업을 하고있다.

과연, 시가8검은 행동이 빠르다.
성기사의 3명은 아직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듯, 주위를 둘러보며 자리에서 일어서는 참이다.

한편 긴급사태에 익숙한 탐색자 제릴은, 차분한 모습으로 허리의 파우치에서 꺼낸 마법약을 먹고있다. 저건 가속약과 신체강화약이다. 비싼 약이지만, 목숨쪽이 더 중요한거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년남자는, 조금 상태가 이상하다.
발도하고있는것은 알겠지만, 왜인지 그 시선이 방안을 방황하고있다.

마치 자신을 노리는 자객이 방안에 있는듯한 태도다.

천장 너머에서 중량있는 것이 충돌하는 소리가, 그 사고를 방해한다.
종마가 던진 바위탄이 천장을 뚫고 들어오는것과, 리자의 손에서 빨간 광탄이 나간것은 거의 동시였다.
마인포가 바위탄을 천장과 함께 날려버렸다.
은제나이프를 사용한 탓에 집속이 약했던 마인포가 빛을 흩뜨려, 방안을 붉게 물들인다.

......이렇게, 연말에 왕도를 덮친 기나긴 밤이 시작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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