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연재판] 데스마치에서 시작되는 이세계 광상곡 12-15장

12-15 왕립연구소의 부주의


사토입니다. 일본에서도 불법투기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만, 이세계에서도 역시 문제인 것 같습니다. 개중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불법투기도 있는듯하기에...



"그, 그렇다는 건, 마인약의 처분을 출입업자에게 맡겼다는 건가!"

재상의 부하가 왕립연구소 소장에게 호통을 치고 있다.
나도 그 옆에서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다.

다음날 아침, 왕립연구소를 사찰하러 온 재상의 부하들 사이에 끼어들어, 나는 쿠로의 모습으로 일의 경위를 지켜보고 있다.

"아, 아니. 저희들에게 처분하라고 맡겨진 것은 유효기간이 지난 전의고양약 이였을 것입니다. 설마, 마인약같은 위험약을 외부업자에게 맡긴다니..."

흐르는 땀을 닦는 소장은 정말로 마인약인지 몰랐다는 분위기다.
한편, 그의 등뒤에 서있는 비서 같은 여성의 안색이 퍼렇다. 나는 재상의 부하의 주의를 비서 쪽으로 유도했다.

"거기 여자, 뭔가 알고 있는듯하구나. 솔직히 말하면, 반역죄까지는 가지 않도록 재상님께 잘 말해주마"
"......바, 반역?! 그, 그런, 말도 안되"

창백한 안색으로 바닥에 무릎을 꿇는 비서.
재상의 부하로 데려온 심의관으로부터의 심문으로, 소장과 비서에게서 사정을 듣는데 성공했다.

어이없게도, 비서의 실수로 '전의고양약' 과 '마인약' 의 처분절차 서류가 섞였다는 듯하다.
원래대로라면 산을 섞어 성분을 파괴한 뒤에 하수도에 흘려 보냈어야 하는 것 같지만, '전의고양약'으로 착각되었기 때문에 물만 섞어 하수도에 버려졌다는 듯하다.

"...하, 하지만, 하수도에 흘려보냈다고하지만, 마물을 변화시킬 정도의 섭취량이 되는 일은 없습니다. '마인약'을 먹어도, 마물화 증상이 나오려면 수십 번 섭취가 필요합니다. 이번의 마물소동은 다른 원인이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만..."
"헛소리를. ...... 끌고 가라"

소장이 그렇게 강변했지만, 재상의 부하는 쌀쌀맞게 말을 자르고, 재상부의 위병들에게 명령해 두 사람을 연행해갔다. 저쪽의 심문전문가에게 맡기려는 듯하다.

재상의 부하가 데리고 온 하급관리에게 실제 처분소를 시찰하도록 명령하고 있었기에, 나도 거기에 편승하기로헀다.



"쓰레기의 처분법입니까? 높으신 관리님들이나 귀족님이 신경쓰실정도는 아닌데요"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라"

하급관리가 누더기를 입은 하인을 추궁한다.
그 남자는 연구소원이 아닌, 실험동물의 처분이나 오물처리를 하기 위한 번화가의 빈민가에서 데려온 남자들이다.

우리들은 하인에게 안내 받아, 투기장소로 안내 받았다.

그곳은 밋밋한 콘크리트 같은 질감의 원통형 방이었다.
방의 중앙에는, 바닥에 직경 5미터정도의 동그란 구멍이 있고, 그대로 수직 10미터정도 아래의 수면까지 이어져있다.

"너무 접근하면 위험합니다. 전에도 약을 처분하던 때에 신입이 떨어져서 슬라임의 밥이 되었었으니......"

...슬라임?
가까운 지하도에는 있지만, 이 아래에는 없는것같은데.

"얼레? 손님인가? 쓰레기 버려도 될까?"
"관리님, 괜찮습니까?"
"나중에 해......"
"잠깐, 그냥버리게해라"

하급관리의 말을 막고, 나중에 들어온 남자에게 쓰레기를 버리게 한다.

...... 예의 마물해부후의 사체인가.

응? 쥐형마물의 시체에 뒷다리가 없다. 등의 고기나 가슴 고기도 샘플채취라기엔 크게 도려낸듯한 기분이 든다.

시체썩는냄새에 얼굴을 찌푸린 하급관리를 슬쩍 보며, 사체의 투기를 지켜본다.
마물의 피가 수면에 떨어지자, 근처의 지하도에 있던 슬라임들이 모여든다.

"자, 잠깐 나으리!"

초조한듯한 하인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나는 수면으로 뛰어내렸다. 수면아슬아슬한곳에서 천구를 발동한다, 사체나 슬라임에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했다.

조명용 빛 가루로 수면을 비춘다.

슬라임의 표면에 마물의 사체에 있던 빨간 새끼줄모양 무늬는 없었다. 그대신, 검은 벌레가 붙어있다. 이곳의 슬라임은 시체고기만 먹이로 삼는듯하다.

샘플용으로 몇 마리인가의 슬라임에서, 조직샘플을 시험관에 채취한다.
이걸 연구소에서 조사시켜, 마인약의 성분이나 영향이 남아있는지 알아보게 하면 되겠지.

여기를 나가기 전에, 아까의 일을 하인에게 확인한다.
물어보아도 시치미 떼거나 모르는척할 것 같아, 하급관리가 먼저 지상에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물어보았다.

"미궁도시에서도 마물고기를 평소 먹고있기때문에 별다른말은 안하겠지만, 상하면 독소가 발생하는 종류도 많다. 전염병의 원인이 되는일이있으니까, 주의하도록"
"예이, 알고 있습니다"

역시, 실험동물의 사체에서 고기를 채취해 부정유출시키고있었군.
......몇 년 전에 빈민가에 전염병이 유행했다는 것 같은데, 이 녀석들이 들여온 고기가 병원균의 발신지가 되었던 건 아니겠지.
방역같은것의 매뉴얼을 만드는 쪽이 좋을지도.

"상하기 시작한 고기는 근처의 쥐나 들개에게 먹여보고 먹고 있습니다. 그 녀석들이 죽는 경우에는 정수시설 앞 연못에 버리면 슬라임들이 처리해주니까요"

왕도의 가장자리에 있는 정수시설 쪽 슬라임도 조사해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네.

맞다. 고기를 가지고나갈수있다면, 처분을 부탁 받은 약물도 가지고나갈수있을거다.
맵의 검색으로 왕도안에 마인약이 존재하지않는것은 확인한 뒤이지만, 혹시 모르니, 보험을 들어둘까.

"처분하기 곤란한 약품이 있다면 사들이겠다......"

나는 작은 목소리로 남자에게 그렇게 말하고, 번화가에 몇인가 있는 재상의 부하인 첩보기관원이 경영하는 술집을 가르쳐두었다.
이것으로 유출약품을 회수하기 쉽게 될 것이다. 다음은 재상들에게 맡겨두었다.

아는 번화가의 공장을 경유해 정수장으로 향했다. 스토리지에 있는 마물의 사체를 던져서 모여든 슬라임의 조직을 채취한다.
이뒤의 분석작업은 왕립연구소의 직원에게 떠넘겨야지.
담쟁이덩굴저택의 시설을 사용하면 조사할수있을거라 생각하지만, 전부 떠안는 건 귀찮으니까.



살짝 정보를 정리해보자.

결국, 알게 된 일은......

하나, 마인약분말은 적절한 처리가 되지않은채 하수도에 버려졌다.

하나, 슬라임을 매개로 지하도의 생물에 만연해있을 가능성이 있다.

하나, 마인약분말은 '전의고양약' 으로 착각되었다.

이 약은 마약과 비슷한 특징이 있기 때문에, 번화가로 부정유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하나, 빈민가의 사람이 마인약을 섭취했을지도 모른다.

하나, 왕도안에 마인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정도인가?
아니, 또 하나 있다.

하나, 마물소동의 원인과 마인약은 관계없을지도 모른다.

마물발생의 원인을 알수있을지도라고 생각했었지만, 수수께끼가 깊어져버렸다.
형편좋게 명탐정이 나타나서, 사건을 파바밧하고 해결해주지않으려나.

괴도가 있으니까, 명탐정도 있으면 좋을텐데.



"늦사와요!"
"실례, 조금 일이 있어서"

카리나양이 특훈하고있는 영빈관의 홀에 들어가자, 카리나양에게 질책을 받았다.
이 방에 있는것은, 카리나양과 메이드들, 거기에 댄스교사, 거기에 우리아이들이다.
아리사는 니나씨의 일을 돕고있어, 여기에 없다.

"카리나님, 집중해주세요"
"연습이라면 사토와 하겠사와요. 당신은 거기서 보며 지도해주시와요"

카리나양이 교사에게 그렇게 말하고, 이쪽으로 손을 뻗는다.
조금 뺨이 붉어져있지만, 어딘가 부루퉁한 얼굴이다.

뭐, 늦게오기도했고, 춤상대정도는 괜찮겠지.
카리나양의 연습이 끝나면, 우리아이들과도 춤추자.

"그럼, 상대해드리겠습니다"

나는 카리나양의 손을 잡고 교실정도 넓이의 홀의 중앙으로 향한다.
미아가 치는 무도곡에 맞춰, 카리나양을 리드한다.

카리나양과 춤을 추면 가슴팍이 행복해서 의식이 날아갈것같지만,  소수나 원주율의 도움을받아 넘어갔다.

여전히 직선적이고 날카로운 남자같은 춤이다.
하지만, 제대로 노력하고있었는지, 전에 추었을때보다는 확실히 향상되어있다.

"열심히했군요. 전보다 잘하게되었네요"
"......다, 당연하와요! 성기사단의 연습구경도 참고있으니까. 실전에서도, 사, 사토에게 춤춰달라 할거와요!"

......으~음, 실전은 무리가 아니려나.

왕국회의전날밤의 무도회는, 자작이상의 상급귀족이 모이는 무도회와, 남작이하의 하급귀족이 모이는 무도회로 나뉜다.

그런 규정이 있는건 아니지만, 암묵의 양해로 너무 직위가 동떨어진 귀족이 참가하지않게 되어있는듯하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만, 상급귀족측은 공작, 후작, 백작, 자작이 대상이지만, 남작, 준남작까지는 참가하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 기사가 참가하는것은 금지다.
하급귀족측은, 기사, 준남작, 남작이 대상이지만, 자작근처도 참가하는 일이있다. 이쪽에 백작이상의 귀족이 참가하는 일은 없다.

당연하지만, 카리나양은 백작취급되고있는 영주 무노남작의 에스코트로 상급귀족들의 무도회에 출석하기에, 같이 춤추는것은 무리다.
약혼자라던지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그것이야말로 카리나양과 약혼선언 하게 되기에 사양하고싶다.

"저는 상급귀족 무도회에 출석할수없으니까..."
"안되와요!"

힐때문에 조금 높아진 눈높이에서, 아이같은 불안한 목소리로 말을 끊어온다.

......안된다고 말해도 곤란한데.

"실례합니다. 카리나님, 손님이 오셨습니다"

거기에 피나가 와서 손님이 왔다고 이야기했다. 참으로 좋은 타이밍이다.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계시기에, 기사님도 함께 와주세요"
"손님? 아버님에게가 아니라?"
"네, 세라님과 토르마 시멘님의 두분입니다."

오늘 저녁쯔음 비공정으로 올거라는 이야기였는데, 꽤나 빨리 도착했네.
분명 두사람의 푸른 광점이 영빈관 응접실에서 빛나고있다.

나는 문제를 미루고, 두 사람이 기다리는 응접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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