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연재판] 데스마치에서 시작되는 이세계 광상곡 11-16장

11-16.지하제국의 전쟁


 사톱니다. 지하제국이라하면 지저인을 이미지해버립니다만, 이집트를 무대로한 서양 영화의 영향인가, 최근엔 언데드도 위화감이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동굴을 빠져나가자 그곳은 전장이었다.

「막 시작된 것 같네」

 데굴데굴하고 소리를 내는 무한궤도가, 두줄기의 홈을 새기며 강철의 차체를 전진시킨다.
 진지내의 언덕과 나란히 선 네대의 전차가 진행을 멈추고, 포탑을 선회시켰다.
 한순간 공백보다 늦게, 흑연이 포신의 끝에있는 포구와 머즐 브레이크에서 뿜어져나온다.
 ――무연화약이잖아.

 포구에서 쏘아진 네줄기의 포탄이 전장위를 날고, 처음의 참호를 막 넘어선 강철의 골렘에게 박힌다.
 포탄은 골렘의 두꺼운 장갑을 찢어내고, 그 뒤의 지면을 파내어 흙먼지를 일으킨다.
 일격으로 파괴당한 골렘의 몸이, 주위에 흩어졌다.

「오, 시체가 늘 하던 대사가 온다」
「대사?」

 내 물음에 겹치듯이, 확성기로 증폭된 큰 목소리가 지하동공에 울려퍼진다.

『뒤져버려라아! 판타지이이이이이이이이!』

 ――야 야.

『또 그거냐! 가끔은 자신의 말로 승리의 함성을 질러라!』

 모습이 보이지 않는 대전상대가 합성음성같은 목소리로 질타하였다.
 이쪽은 아마, 「아이언 스토커」쪽이겠지.

 잘 보니 전장에, 빨강과 하양으로 칠해진 가는 철탑이 만들어져있고, 그 위쪽 부분에 스피커같은 것이 달려있다.
 방금의 음성은 거기서 나온것이겠지.

 맵으로 확인해보니, 방어측이「킹 머미」인 듯 하다.
 방어측엔 방금 본 4대의 전차외에, 4대의 장갑차와 56체의 스켈레톤이 배치되어있다.
 공격측은 강철의 골렘이 7마리에 머드 솔저가 56마리 정도 있는 듯 하다.
 어느쪽도 장비는 검이나 방패가 아니라, 총검이 달린 소총을 장비하고있다.

 방금 파괴당한 골렘을 넣으면, 제대로 64대 64로 싸우고있는 듯 하다.
 전쟁이라기보다 워 게임 같다.





 세메리에게 안내받아 관전탑이라는 장소에서 전투를 봤는데, 처음에 느낀 인상대로, 진짜 전쟁이라기보다는 전쟁 놀이 혹은 병기의 운용실험같이 보였다.

 전투는 매복만에 전념하던 전차측이, 우세인 채로 승리를 장식하였다.

 한번만, 골렘에게 접근당해 전차 두대를 파괴당하였지만, 일회용인 바주카를 가진 복병이 골렘의 다리를 파괴하여, 움직이지 못하게 된 상태를 원거리에서의 집중포화로 섬멸하였다.

 이 전투만을 보면 현대병기의 승리이지만, 곰렘들의 움직이기 확연하게 늦었다.

 진조의 대구획의 입구를 지키고있던 골렘과 같은 외견인데, 출력이 부족이라도 있는 듯이「느긋」한 움직임이었다.
 만약, 그 문지기 골렘이 있으면 한마리로 모든 전차에게 이겼을 것이다.
 뭔가의 제약이랄까, 규칙같은게 있을지도모른다.

「좋아, 시체쪽으로 가자」

 기세좋게 탑에서 뛰어내린 세메리의 뒤를 이어, 나도 아래로 내려간다.
 현대병기같은 것을 본 탓인가, 새삼스럽게 밧줄없이 높이 50미터에서 뛰어내리는 것에 위화감을 느꼈다.





 전장의 저편에 있던 것은, 연구소같은 백아의 건물이다.
 2미터정도의 펜스위엔 철조망이 쳐져있고, 아리사식으로 말하자면「판타지감이 없어지는」듯한 구조였다.
 세메리는 얼굴을 보여주는 것 만으로 들어갈 수 있는건가, 문을 지키고있던 미이라에게 인사를 하자 막을것없이 건물내에 들어갈 수 있었다.
 건물의 재질은 멀리선 대리석인가 했지만, 다가와보니 콘크리트제라고 알 수 있었다.

 마중을 나왔던 스켈레톤에게 안내받아, 건물 안을 나아간다.
 스켈레톤이 메이드복을 입고있었던 것은, 보지 못한걸로 해두기로했다.

 안내받은 곳은, 형광등같은 빛에 비춰지는 25평정도의 넓은 방이다.
 중앙에 커다란 테이블이 있고, 방금의 전장을 재현한 디오라마위에, 미니어처 전차나 골렘이 놓여져있다.

 그 테이블의 건너편에, 뭔가 설전을 펼치고있는 미이라와 전신갑옷이있었다.
 AR표시로, 이 둘이 시체,「킹 머미」인 테츠오와, 갑옷,「아이언 스토커」인 타케루라고 알 수 있다.

「으음, 세메리인가. 반과 싸우는데 전차라도 내놓으라고 말하러온건가?」
「그런 쓸모없는 지방의 덩어리를, 한시간정도 만지게해준다면 반과 싸울 수 있는 강화외장을 설계해줄텐데?」
「ㅇ, 이 변태 할아범들! 전차같은 멋없는 것을 가져가서 반님에게 미움받으면, 어떻게 책임져줄거냐!」

 시체와 갑옷의 성희롱 발언에, 얼굴을붉히고 팔을 들어올리는 세메리에게서 도망치는 둘.
 기분탓이 아니라 즐거운 듯 하다. 하지만, 초등학생같이 놀리네.

 마음껏 성희롱 발언으로 세메리를 괴롭힌 후에, 드디어 내 존재에 눈치챈 둘이 누군지를 물었다.

「그런데, 그쪽의 형씨는 누구냐?」
「세메리의 이거냐?」

 갑옷이 손가락으로 천한 사인을 해서, 세메리에게 맞아 투구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역시 내용물은 텅 비어있는건가.

「처음뵙겠습니다. 쿠로라고합니다. 반공과 같은고향――『일본인』이라고말하면 전해질런지요?」
「으음? 용사가 아닌데 흑발의『일본인』이라고?」
「그 나이에 빨리도 영원한 몸을 가지고싶어진건가? 30년정도는 더 인생을 즐기고 난 다음에 해라」
「그렇다, 나같이 기계의 몸이 되어선 안되지. 이런 금속갑주의 몸으론, 세메리의 가슴을 만지며 즐기지도 못한다구?」
「내 가슴은 반님거야!」

 인사를 하는 것 만으로 시끄러운 녀석들이다.

 그런데, 반도 그렇고 라스트보스가 될 것 같은 인재인데, 악의가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시체는, 노라이프 킹 젠에게 만나지 않았더라면 마물이라고 착각해서 퇴치해버릴 것 같다.
 ――뭐, 성격이 급한 녀석이나 적을 만들기 쉬운 녀석이라면, 장수하기 전에 죽어버리거나 마왕화해서 용사에게 쓰러져버리는 것이겠지.

「그래서, 용건은 뭐지? 정말로 영원의 몸을 가지고싶은건가?」
「아뇨, 세메리에게 하층의 명소를 안내해달라 부탁하니, 이곳이 가장 재밌다고 안내받았아요」
「하아? 관광이라고?」
「우효효효, 그런 이유로 이 지옥의 가마 밑바닥까지 온 별난놈은 처음이군」

 용건을 물어와서 솔직하게 대답하니, 큰 웃음을 사버렸다.

「뭐, 됐다. 요 천년정도는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싶다던가, 잃어버린 지식을 가지고싶다던가, 어두칙칙한 소망을 가진 녀석 투성이였으니까」
「그리고 우리들을 마왕이라고 착각하여 토벌하러 왔다가 되려 당한『용사』라던지」

 표정을 하나도 읽을 수 없지만, 완전 질렸다는 기색이 전해져온다.

 우선 환영해주는 듯 하여서, 선물 대신에 저장소의 한켠에 썩고있던 화약식의 대포나 머스켓총같은것을 선물하였다.
 아이템박스에서 대포를 꺼낼 수 있을까 걱정이었지만, 꺼내는 순간만 입구가 변형하여 꺼낼 수 있었다.

「오오, 레어이군」
「이쪽은 내가 푸르 제국에 있었을적에 설계하였던 대포다. 마법을 흡수하는 슬라임이 대번식하여서 말이지, 그걸 퇴치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지」

 갑옷씨는 푸르 제국의 기사(엔지니어)였던건가.
 분명 멧돼지 왕에게 멸망당한 제국이었을거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선물은 호평이어서, 그 답례로 봉쇄공간에 만들어진 박물관을 견학할 수 있게되었다.





 기둥도 없이 공중에 떠있는 황금으로 장식된 문을, 시체가 지나간다.
 전이문인것인가, 시체의 광점이 맵이나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마커 일람으로 조사하니, 현재위치가「UNKNOWN」이라 표시되었다.
 실험삼아「클레어보이언스」로 보려고하였지만, 진조의 성을 엿보려고하였을 때 처럼 효과가 발휘되지 않았다.

 갑옷이나 세메리의 뒤를 이어서, 황금의 문을 지나간다.
 맵을 확인해보니「맵이 존재하지 않는 에리어입니다」라고 표시되었다.
 전에 한번 본적이 있다――그런가, 젠의 그림자 속에 갇혔을때와 같나.

 안은 어디까지고 이어질 것 같은 광대한 하얀 세계다.
 그곳에 등간격으로, 높이 50미터정도의 직방체의 건물이 세워져있다.

「이건 공간마법으로 만든 장소인가요?」
「아니, 여긴 유이카의 유니크 스킬로 만들어받은 공간이다. 여기에선 신들에게 엿보일 걱정도 없으니까」

 신이라니 구름위에서 하계를 엿보는것이 일같은 이미지가있다.
 어이쿠, 그 전에 확인하고싶은게.

「그런데, 유이카라는 분도 전생자인가요?」
「아아, 그래. 단 우리들과 달리 인족이 아닌『고블린』으로 태어나서 말이지. 꽤 심한 경험을 한 탓에, 타인을 무서워하여 자신의 영역에 숨어서 틀어박혀있지」

 고블린인가. 데미가 달리지 않은 고블린은 처음이다.
 그런데, 여자아이가 고블린으로 전생이라니........ 너무 불쌍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다. 남자일지도 모르겠지만.

「유이카는 얌전하지만 좋은 아이라구? 내 사랑의 상담이라던가도 받아주니까」

 세메리가 말을 더해왔다. 이녀석은 백치미있으니까, 분명 거절당해도 팍팍 밀고들어가서 사이좋게 된거겠지.
 다음에, 반과 싸우는 용으로 마검이라도 선물해주자.

「어이, 모처럼 박물관에 데려와줬으니까, 제대로 견학하지 않겠냐!」
「효효효, 그건 너무 은혜를 떠넘기는 것 같지않나. 보여주고싶어서 안달이난 주제에」

 사이좋게 싸우기시작한 둘은 방치하고, 박물관의 물건들을 견학한다.
 어디에서 본것같은 권총이나 소총, 서브머신건이나 박격포에 수류탄――병기 투성이잖아.

 이어서 데려가진 건물엔, 단엽이나 복엽의 왕복 전투기나 전차가 장식되어있었다. 지상에서 본 전차와 달리, 감정하는 한으론 세메리여도 고전할 것 같은 전투력이 있는 듯 하였다.

 200미터급의 전함의 앞에서, 시체가 즐거운 듯이 해설하는 것을 들으면서, 왠지모르게 창밖에 발견한 것에 흥미가 끌렸다.

「저건혹시 철도인가요?」
「오우, 그렇다. 내가 신에게 쫓기게 된 원흉이지」

 시체는 3천년정도 전에, 소국의 왕자로서 전생하였다고 한다. 가지고있는 유니크 스킬과 군사지식을 사용하여 대륙에 대제국을 쌓아올린 것 같은데――

「제국의 정보와 유통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전파탑과 철도망을 만들었는데..... 그게 신의 역린에 닿은 듯 하여서 말이지」

 곡창지대를 메뚜기 때에게 먹히거나, 천벌이 내리거나, 지진이나 화산분화같은것의 천재지변이 바겐세일이라도 한듯이 덮쳐왔다고한다.

 ――망겜인것도 정도가있다.

 그런 상태여도 10년정도는 나라를 존속시켰다고하는데, 신탁에 의해 원흉이 시체가 만든 기술이라고 전해졌기에, 제국은 분열하여 그 자신도 암살당해버렸다고한다.
 무엇보다도, 암살자가 오는것은 상정해두었다는 듯 하여,「킹 머미」가 되기 위한 의식을 준비하고있었다고한다.

「이 몸이되어도, 집요하게 신의 사도가 쫓아왔다만, 미궁의 안쪽에 은거하는 것을 조건으로 멈추게 했다」

 그걸 듣고 갑옷이 씹어 죽일듯이 웃었다.

「이녀석은 전 인류를 인질로 잡았다구? 핵병기를 산더미처럼 만들어서,『인류가 멸망되는꼴을 보고싶지 않으면 노리지마라』라고」

 농담처럼 들리지만, 시체가 기분나쁜듯이 콧방귀를 뀌는 것 만으로 부정하지 않았으므로 사실이겠지.
 신을 협박한다니, 너무 말도안된다. 역시 1대만에 제국을 쌓아올린 남자다.

 그의 이야기론, 신들이 재료가되는 방사성물질을 모두 납으로 바꾸는 기적을 사용하였다고하여, 지상 부근에선 채굴불가능하게 되었다고한다.
 그의 유니크 스킬「금속창조」여도 우라늄이나 플루트늄은 만들 수 없다고하여서, 핵병기는 잔존해있지 않는다고 한다.
 다행이다, 판타지 세계에서의 핵겨울이라니 너무 싫다.

 마법도구로 원자로라던가를 만들어보고싶었는데 무리인 듯 하다.
 수소는 있으니까 중수소로 만들어 핵융합을 시킬 수 있을 것 같은데, 만들면 나도 신에게 쫓길 지도모른다.

 예상외로, 개머리 마왕의 이야기의 뒷받침이 생겨버렸다.
 역시, 크게 문명을 진전시키려하면 방해가 들어오는 듯 하다.

 식재료 유통의 향상을 위해서, 돌 레일의 철도를 만들려고 연구를 하였으므로 위험했다.
 시체가 원하는 마법금속 각종의 댓가로, 몇갠가의 설계도나 학술서를 받고, 그의박물관을 뒤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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