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입니다. 야키니쿠는 레어보다도 미디움이 좋습니다. 어릴적엔 웰던이외에는 있을수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만, 나이와 함께 기호나 생각하는법은 변해가는것 같습니다.
◇
"자, 야키니쿠"
"야채도 담아왔어"
아리사와 히카루가 요리가 담긴 접시를 내게 건내줬다.
눈앞의 야키니쿠대회회장에서는 루루나 요리대회 출장자들이 경쟁하듯, 고기나 야채를 구워서 참가자에게 대접하고있다.
"아~직도 고민중이야?"
"무슨이야긴데?"
내 좌우에 앉으면서 아리사와 히카루가 말을 나눈다.
"포치랑 타마사이에서 고기를 먹고있는 로리아이가 있잖아?"
"응, 굉장히 즐겁게 떠들고있는 아이말이지"
"그래 걔, 저 아이 말인데 80살인거야"
"흐~응, 그래서?"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듯이 히카루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흐~응이라니, 70살이상 젊어졌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반응약한거아냐?"
"왜냐면, 레벨 50넘은 성녀라면, 거국적으로 연명에 힘쓴다해도 이상할거없잖아.저 스킬 구성이라면, 아마도 기원마법도 쓸수있을것같고"
기원마법은 이른바 어떠한 소원도 이룰수있는 마법으로 쓸수있는자는 극히 적다.
히카루에의하면, 과거에는 사망자의 소생에 성공한 예마저 있다는듯하다.
하지만, 기원마법의 기도를 신이 이루어줄지 어쩔지의 기준은 유동적으로, 기도하는 성직자와 이루어주는 신의 조합이나 상황마다 변하는것같다.
같은 소원을 계속빌거나 이기적인 소원을 빌거나하는건 이뤄지기 어렵다는모양이다.
"힘쓴다니......'회춘 약' 이라던지?"
"응, 그거. 세리비라에선 거의 안나오는데, 사가제국의 '피빠는 미궁'에서는 혈옥을 노리는 모험자들이 매월 몇개나 얻고있으니까, 그다지 레어도 아니고말이지"
그래서인지 유통되고있지않은듯한 기분이든다.
그렇게 히카루에게 물어봤더니 "1개에 몇살정도밖에 젊어지지않으니까. 사가제국의 귀족들이 싹쓸이하는게아닐까?" 라고 답해왔다.
히카루가 예전 '회춘약'을 남획하던 무렵에, 명문귀족들의 신하들과 자주 부딫혔다는듯하다.
그러고보니, 파리온신국의 자자리스 법황은 150살인데 젊은모습이었지.
그는 '회춘약'이나 '기원마법'으로 젊음을 유지하고있던걸까?
"그래서 저 로리아이가 젊어진것과, 사토가 앙뉘한건 무슨 관계가있는거야?"
"그건......."
히카루의 질문에 답하려하는 아리사를 멈추고, 스스로 히카루에게 이야기한다.
"수명으로 죽었어야할 인간을 되살려버렸어."
"흐~응? 죽기전이었지? 건국기 무렵엔 보통 '회춘약'으로 연명했었는데?"
히카루의 감각으로는, 병든자를 마법약(포션)으로 회복시키는것과 별차이없는것같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가 아니다.
"본인이 수명을 받아들이고있었는데, 그걸 거스르고 내 멋대로 되살려버렸거든."
정확히는 죽기직전이었지만, 내가 무녀장의 의지를 왜곡한건 틀림없다.
"그래도, 말이지"
히카루가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어느샌가, 자책감에 머리를 숙이고있었던것같다.
"본인은 즐거운것같다고?"
아리사가 내 머리를 평평한 가슴에 밀어붙이며, 회장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에는, 포치나 타마와 함께 털긴소 통구이를향해 달려가고있는 로리무녀장의 즐거워하는 모습이있었다.
"잠깐, 아리사. 내가 호감도를 올리고있었는데 가로채지말아줘"
"흐흐~응, 그건런 빠른사람이 이기는걸로 정해져있잖아!"
호감도라니......
"그리고 사토는 수명을 신성시하고있는것같아 보이지만, 그건, 지구의 가치관아니야?"
"......무슨소리야?"
신성시는 하고있지않다고 생각하는데......
"지구라면 수명은 절대야. 죽지않는 사람같은건 없고, 클론인간이나 의식을 컴퓨터에 복사해서 살아간다던지하는건, SF계 창작안에서나 있는거잖아."
히카루의 말에 긍정한다.
생물이 수명으로 죽는건 당연하잖아.
"하지만, 이세계(이쪽)은 틀린거야. 죽음이 정해지지않은 임모탈이나 영원에 가까운 시간을 사는 엘프는 특별하다쳐도, 많은 요정족이 몇천년이고 살아가고, 보통 인족이라도 회춘약을 먹어가면 몇백년이고 살수있는걸."
......전제가 다르니까, 가치관도 지구와는 다르다.
그게 히카루가 말하고싶은 말인것같다.
"거기다말이지, 지구의 연명은 본인의 의지를 무시하고 주변의 이기심으로 고통을 더준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이번은 다르잖아"
"그렇네. 늙은채로, 단지 수명만 늘리는건 거부할 노인이 많을것같지만, 젊고 건강한 몸으로 돌아간다고하면 거부할 사람은 별로 없을거야"
"있다면 종교상의 이유같은게 아니려나?"
"아~, 헌혈거부라던지 이래저래있었지 참."
테니온신전의 교의는 어떻게되어있을까?
"주인님~?"
"제일 맛있는 고기를 가져온거에요!"
타마와 포치가 큰접시위에 흘러넘칠것같이 스테이크를 가져다주었다.
로리무녀장도 함께다.
"사토씨, 몸이안좋아?"
타박타박 걸어온 무녀장이, 내 무릎위로 기어올라와 얼굴을 바라본다.
"리리가 수명이 다해 죽는걸 방해한게아닌지 고민하고있는거야"
"......방해?"
아리사의 말에 로리무녀장이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그 때 말한거말이지? 너무하네......"
로리무녀장이 뺨을 부풀리며, 이쪽을 째려본다.
역시, 내가 한일은 위선을 강요했던거였나.......
"내 부끄러운 말을 모두한테 이야기해버리다니!"
"......에?"
무슨일이지?
"좀, 상황에 취해버렸었어. 호의를 가진 상대의 품에 안긴채 숨을 거둔다니, 소녀심을 자극하게되잖아?"
.......무녀장씨?
"알것같아!"
"아~, 그건 당연하지"
아리사랑 히카루도 동의하고있을때가 아니지.
"......원망하고있지 않으시나요?"
"어머? 그날도 감사하다고 말했었는데?"
분명히 '고마워, 나나시씨' 라고 말했던것같은 기분은 든다.
"그때했던말에 거짓은 없어. 그리고 지금은 더 감사하고있어."
로리무녀장이 내 무릎위에 앉아서, 태양을 향해 손을 뻗는다."
"젊은거라는건 멋지네. 손도 발도 자유롭게 움직이고, 관절도 아프지않아. 달려도 숨차지않는데다, 넘어져도 바로 일어날수있어. 정말 좋아하는 고기요리까지, 다시 먹을수있게됐어. 거기다! 음식맛이 이렇게 풍부했다니, 완전 잊고있었던거야"
태양에 지지않는 로리무녀장의 미소가 눈부시다.
나를 위로하려는 기분도있겠지만, 그 미소에 거짓은 없는것같다.
"지금, 굉장히 행복하다구? 그러니까, 그런식으로 미소를 흐리지말아줘?"
조금전까지 울적했던 기분이, 그녀의 미소로 씻겨나가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역시나 성녀님이다.
"근데말야, 주인님이랑 리리는 어디서 알게된거야?"
아리사가 남편의 바람을 조사하는 아내같은 말투로 따져든다..
"테니온신전의 성역이려나?"
로리무녀장이 조금 고민하더니, 세라를 '소생의 비보'로 되살려냈을때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아리사에게는 전에 이야기했었고, 히카루는 입장상 '소생의 비보'의 존재를 알고있을테니까 문제없겠지.
그리고, 타마와 포치는 비어버린 접시를 보충하러 가서, 여기엔없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만난건 3번뿐이네"
무녀장씨와의 교류는 손에 꼽을 정도지만, 그녀와 함께 차분히 보낸 시간은 편안했다.
그녀의 죽음 직전에, 그렇게 흐트러졌던건, 그 편안한 시간을 잃고싶지않았던건지, 그녀의 죽음에 동료들의 죽음을 겹쳐봤던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때, 내 마음속에 있던 생각은 '이 사람을 여기서 죽게하면 안된다' 라는 알수없는 초조감이었다.
내게는 '예지' 나 '예언' 스킬이 없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초조감에 따라 그녀의 수명을 부정한것은 틀리지않았다고 생각한다.
"자, 복잡한 이야기는 끝내기로하죠. 사토씨, 모두가있는곳으로가서 야키니쿠대회를 즐깁시다!"
"예, 그렇네요"
로리무녀장을 안아올려서, 아리사와 히카루와 함께 회장으로 향했다.
오늘하루도 즐기자.
◇
".......모여주신 여러분. 여러분의 배웅을받아, 성녀 유 테니온 무녀장은 테니온신의 곁으로 승천하셨습니다."
야키니쿠대회 몇일뒤, 공도의 귀족거리에있는 테니온신전의 대성당에서는 무녀장의 장례식이 진행되고있다.
"자신의 장례식이라니 이상한 기분이네"
"무녀.......리리님, 누가 듣고있을지도 모르니까."
나와 세라사이에서, 로리무녀장......리리가 다리를 건들거리면서 의식을 지켜보고있다.
"유 테니온의 이름과 칭호는 이제부터, 부무녀장 세유나가 이어받아, 새로운 무녀장에 취임하겠습니다."
제일먼저 박수를 보내는 리리를 보고, 네유나여사가 부끄러운듯 미소짓는다.
리리를 젊어지게했던 그날.......
처음엔 신의 기적에의해 리리가 젊어진것을 발표하는 흐름이었는데, 무녀장은 사망했다고 발표하고, 이미 인수인계를 끝낸 부무녀장 네유나여사에게 뒤를 맡기기로했다.
젊어지는 기적을 노리고 대륙안의 노인들이 모여들 가능성이 높다, 라는게 그 이유다.
로리무녀장쪽은 무녀견습 리리 로써, 테니온신전을 서포트하기로 했다는모양이다.
리리가 용사의 종자를 하고있을 무렵의 지인 ......검사 브루메 쥬레바그 여사나 미궁도시의 세벨케아양......에게는, 차차 이야기하겠다고해서 연락을 취하진않았다.
◇
"나나랑 나나의 마시타~!"
"나나놀자!"
나나와 장난치던 강치인족 아이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녀들의 옷은, 에치고야상회 방적공장의 제복이다.
물론, 정규직원이아닌 심부름꾼으로서 고용되어있다.
"어머, 귀여워라."
"귀여워? 무녀도 귀여워"
나나에게 홀드당한 강치인족 아이를 리리가 사랑스럽다는듯 바라본다.
외견연령이 같아서, 괜히 미소짓게된다.
"마스터, 점심휴식에 어울리는 궁극의 도시락을 소망합니다."
"도시락은 준비하지않았으니까, 노점에서 사먹기로할까?"
"마시타, 과메기맛있어"
"마시타, 문어꼬치맛있어"
강치인족 아이들의 리퀘스트에따라, 과메기나 문어꼬치를 팔고있는 가게로 향했다.
"입에 맞으시나요?"
"그래, 어릴 무렵엔 자주 먹었었어"
양손으로 과메기꼬치와 문어꼬치를 든 리리가, 조금 자랑하고있다.
동심으로 돌아가 즐기고있는거겠지.
"아줌마, 뭔가 먹게해줘~"
"너, 또 식사때를 놓친거야? 절임이라도 괜찮으면 먹어라"
"와~, 고마워~. 아줌마, 사랑해!"
인파안에서, 기시감이 느껴지는 대화가 들려온다.
"최근바쁜것같네"
"응, 할수없이 창녀를하던 아이들이 모두 방직공장으로 가버렸으니까, 손님이 많아서 허리가 다 아파."
"소개장도 없이 고용해주다니, 에치고야상회도 배짱좋네"
"아하하, 처음엔 새로운 사기일거라고, 모두 이야기했었어"
"너는 가지않을거니?"
"창녀로 살아갈수있는동안에는 가지않을거야. 후원해주는 손님도 많고말이지"
"그러니, 그럼 힘내렴"
"응, 그러니까, 절임 좀 더 주세요!"
전에 크하노우 절임을 가르쳐줬던 아줌마와 창녀누나의 조합이었다.
여전히 잘 지내고있는것같다.
말을 걸까 생각해봤지만, 아이를 데리고있어서 참았다.
강치인족 아이들을 방직공장에 보낸뒤에, 모두와 합류해서, 음악당에서 가희 시릴토아의 노래를 즐겼다.
예정보다 조금 체류기간이 길어졌지만, 서둘러야할 여행도 아니고, 괜찮겠지.
공도 사람들에게 배웅받으며, 우리들의 비공정은 날아올랐다.
다음 목적지는, 드워프 자치령.
보르에할트시의 드할노인을 만나러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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